생활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도두머리 골목이 '왁자지껄' 살아숨쉬다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 만들기, 도창동 도두머리 옛길 조성사업
 
김영주 컬쳐인시흥   기사입력  2011/11/28 [07:01]
오랜만에 찾은 도창동 골목길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장독대 앞에서는 몸을 쭈그리고 앉아 친구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했다가, 빨간 자전거 를 타고 호조벌을 신나게 내달렸다가, 꽃 그네에 앉아 발을 바닥에 힘차게 차올랐다가, 갑자기 기린 등에 기댔다가...이런 저런 상상의 나래를 펴느라 정신이 없었다.


골목이 살아났다. 도창동 엘림요양원과 도창성당 앞 골목길이 알록달록 하다. 지난 13일 일명 도두머리 골목길에 전문가의 지도와 아이들의 손떼가 어우러진 벽화가 그려졌기 때문이다. 엘림요양원(원장 윤정숙)은 어르신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산책로를 꿈꿔왔다. 그러나 도창동은 이와는 반대로 공장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삭막함을 더해만 가고, 농촌의 특색을 지닌 마을도 점차 그 기력을 잃어갔다.

하여 엘림요양원은 시흥시가 추진하고 있는 시흥시 희망마을만들기 테마사업 '이야기가 있는 골목길 만들기' 사업에 '도창동 도두머리 옛길 조성사업'으로 응모하여 8백만원의 지원비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도두머리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마을 공동의 힘으로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한편 주민스스로가 우리의 생활공간을 디자인하고 개선하여 생활주변을 가꾸며 공동체의식을 회복하는데 있다.


이를위해 도두머리 마을주민 협의체를 구성하여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민자치학교'를 운영했다. 해당 지역의 거주자는 10가구. 10가구 모두 어르신으로 20여명 안팎이다. 우선 마을만들기가 무엇인지 설명을 했고, 안산의 모범 마을운영 사례를 탐방했다. 또한 우리마을을 직접 답사하며 현장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도두머리 골목길로 이름을 붙이고 벽화, 1평 화단조성, 우체통 설치 등을 계획했는데, 지난 13일 벽화를 그려냈고 앞으로 자투리 공간에 사시사철 나무를 심어 놓을 계획이다. 또 집집마다 빨간 우체통을 설치하여 이웃간의 정도 나눠볼 계획이라는데.


이같은 일들이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다.

윤정숙 엘림요양원 원장은 "지난해 엘림요양원 순수 사업으로 어르신 산책로를 추진하려다 마침, 올해 3월 시흥시의 희망마을만들기 공모를 보고 신청하여 지역의 어르신, 공장관계자, 도창교회 및 도창성당 관계자들과 함께 논의를 통해 하고 있지만 의견조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끊임없는 준비과정과 희생이 필요하다"는 그녀의 말에서 힘든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1단계사업은 당초 도창교회에서 엘림요양원까지 였지만, 본인들의 건물에 손을 대지 말라는 요청에 엘림요양원에서 도창성당까지로 사업구간이 바뀌게 되었다.

지역주민들처럼 처음에는 공장 관계자들을 찾아 사업을 설명해내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잡상인 대하듯이 "무조건 나가세요"란 말에 상처받기도 일쑤. 그렇지만 꾸준히 설득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역주민과 지역주민, 공장관계자와 지역주민과의 소통이 이뤄지는 마을, 공장 근로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삶터'를 이뤄낼 수 있는 따뜻한 마을이 되었으면 한다고.

이를위해 1단계 사업은 올해 추진하고, 앞으로 4단계를 계속하여 추진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도두머리 골목길이 호조벌까지 연결되고, 호조벌에서 관곡지(시흥연꽃테마파크)까지 연계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60여개의 공장들을 모두 찾았지만, 현재로서는 무반응이다. 2단계 사업을 위해서는 공장 앞 적치물(나무, 박스)등을 치우는 것이 관건인데 주차공간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이 사업들을 꾸준하게 추진할 지역활동가가 있었으면 한다는게 윤정숙 원장의 바람이다.

생각은 많은 듯 했다.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생태체험과 자전거체험을 할 수 있는 농촌체험활동, 그리고 갯골고랑을 중심으로 환경정화하여 쉼터로서의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했다.


벽화를 그리고 나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일단 아이들이 무조건 밖으로 나왔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그 밑에서 수다를 떨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이곳으로 마실을 왔다. "우리도 그려달라"는 문의도 잇따랗다.

물론 직접사업인 벽화만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육을 통해 어르신들과 소통이 되었다. 막연하게 지역의 어르신이었는데, 어르신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누구를 존경하는지, 더 깊이 알게 되었단다.


윤정숙 엘림요양원 원장은 "희망마을만들기가 '직접 사업' 등을 하는 것으로 많이 변질되었는데, 그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의미를 되살리고자 '직접 사업'과 '간접 사업'을 하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힘들었지만 도두머리 마을에 더 정감가고, 사람들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벽화그리기에는 부천에 소재한 디딤돌 미술학원생 6명과 수원여대 미용학과 교수 및 학생 3명, 일산의 하나인학교 6명, 그리고 디자인조이, 학부모 3인 등 20여명이 참여하였다.  
 
이날 참여자들은 "매화동의 주민들이 대부분 어르신들이어서 벽화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여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며 "의미가 있는 것은 내 지역을 떠나 넓은 의미의 이웃을 만날 수 있었고, 학생들은 봉사점수를 위한 것이 아닌 본인들의 달란트를 충분히 활용하여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1/11/28 [07:01]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