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출근준비 시간에 나는 봉사활동에..."

봉사활동은 당연한 것이고 책임있는 행동이고 습관이자 일상

여현주 컬쳐인시흥 | 기사입력 2011/12/04 [05:39]

"다른 사람들은 출근준비 시간에 나는 봉사활동에..."

봉사활동은 당연한 것이고 책임있는 행동이고 습관이자 일상

여현주 컬쳐인시흥 | 입력 : 2011/12/04 [05:39]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어려운 이웃에 대한 봉사의 손길이 관심을 끈다. 추운 날씨 탓에 평소보다 더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 탓일 게다. 날씨가 점점 추워져서 몸도 마음도 오그라들기 쉬운 늦가을 그리고 겨울. 그래도 나보다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고운 마음을 가진 봉사자들이 있어 추운 겨울도 훈훈하게 보낼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계절, 날씨와 상관없이 1년 365일 봉사활동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늘 드러나지는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나보다 다른 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 11월29일 ‘2011년 시흥시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이해 언제나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이상기 대한적십자사 경기시흥지구협의회 회장
 
날씨가 추워질수록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불우 이웃들의 모습. 나보다 어려운 이웃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코끝이 찡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하지만 그런 마음도 화면에 비칠 때만 있을 뿐 방송이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 자원봉사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상기 회장'     © 컬쳐인   
‘다들 그렇게 살고 있어. 바쁘다보니 어쩔 수 없지’란 핑계로 늘 마음만 있을 뿐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돌보는 건 1년에 딱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아주 특별한 일.
 
그런데 이상기 대한적십자사 경기시흥지구협의회 회장은 1년 365일 8천760시간 가운데 무려 1천 시간 이상, 11월까지 1만7,218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으로 살아왔단다.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활동을 하길래 이럴 수 있는건지 궁금해질 수 밖에. 

“저에게 봉사는 일상이예요. 일종의 직업인 셈이죠.”

대개 주부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차리고 남편 출근, 아이들 등교를 시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기 회장의 하루 시작은 여느 주부들과는 조금 다른데.

“눈 뜨면 봉사활동 하러 나갈 준비를 해요.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 출근을 하죠? 전 봉사활동 하러 출근한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성당에 다니면서 봉사활동을 접했지만 지금처럼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아이가 세 살이 되던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종교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봉사활동을 접하게 되었고 이곳 시흥시에서는 1999년 무렵부터 활동을 시작했다는데. 주로 독거어르신들의 목욕봉사를 담당했단다.

“처음엔 이렇게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습관이 된다고 할까요? 이젠 습관이 아닌 봉사에 중독이 된 것 같아요.”

그가 하는 봉사활동은 무척 다양하다. 시흥시 곳곳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에게 절실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독거어르신들에게는 목욕이나 청소 등의 봉사를, 먹거리가 절실한 가정에는 쌀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하수구, 전기 고장까지도 그녀의 손길이 닫는다. 그렇기에 하루 평균 5통 이상은 도움이 필요한 전화가 와서 하루 종일 봉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 11월29일 시흥시청 민원실 로비에서 진행된 명예의전당 제막식.     © 컬쳐인


“가끔은 집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그런데 집에 있으면 이곳 저곳에서 도와달라고 전화가 와요.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어요? 당연히 나가야죠~”

하루 종일 봉사활동을 하고 해가 저물어서야 집에 들어가는 이상기 회장. 집에 도착하면 온몸이 뻐근해져서 무척 힘들지만 마음만은 뿌듯해진다는데. 특히 자신 뿐 아니라 남편, 아이들 모두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서 더욱 열심히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가족은 봉사활동 가족이예요. 남편도 아이도 모두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거든요.”

자신의 활동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시간날 때마다 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려고 하는 가족들 덕분에 힘들어도 더욱 크게 웃을 수 있다고 한다. 처음 종교로 인해 봉사활동을 시작해서 남편, 아이들에게까지 미친 봉사활동이 이후에는 시흥시 전체에 퍼지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덧붙인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젊은층의 봉사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예요. 물론 봉사활동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젊은 패기와 열정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20대, 30대 봉사자들이 많아져서 더욱 활기가 넘쳤으면 좋겠어요.”


▲ 대한적십자사 봉사단원들과 기쁨을 함께하는 모습.     © 컬쳐인


가끔 찾아오는 젊은 봉사자들도 끝까지 책임지면서 활동하기보다는 순간으로 그치는 봉사활동이 주를 이룬단다. 봉사활동 역시 책임감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책임지고 끝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 안타깝다는 이상기 회장.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 습관을 들이면 자라서도 나보다 다른 이들을 먼저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해요.”

봉사활동은 당연한 것이고 책임 있는 행동이고 습관이자 일상이라고 이상기 회장은 거듭 말한다. 이상기 회장처럼 하루종일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는 없겠지만 올겨울 최소한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한 번이라도 돌아볼 줄 아는 마음과 자세 그리고 실천이 뒤따르는 생활을 해 보는 건 어떨까. 그 한 번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는 큰 기쁨을, 자신에게는 큰 보람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한편 시흥시종합자원봉사센터는 11월29일 시흥시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 및 축하한마당 에서 '자원봉사자 명예의전당' 제막식을 가졌다. 시흥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되어 있는 봉사자 중 누적 봉사 실적이 1만 시간 이상인 자원봉사자의 공적이 기록되어 시청 1층에 전시되는 것.
 
명예의전당 첫 전시자는 11월 현재 17,218시간을 기록한 이상기 봉사자다. 이상기 봉사자는  2000년 첫 활동을 시작한 이래 독거어르신 식사대접, 재난재해구호 활동, 해외자원봉사 등 자원봉사 전 영역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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