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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 만드는법 ....
자기 길을 찾게 해주니 집중해서 공부하고 그 결과....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1/12/24 [08:01]
서울 양천구의 한 작은 사설학원. 작은 강의실에서는 강연이 한창이었다. 강사의 복장은 무척이나 자유스러웠다. 회색 스웨터에 허름한 청바지를 걸쳤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목에는 두툼한 목도리를 둘렀다. 그의 앞에는 40여 명의 초중등 학생과 학부모가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 20일 강연중인 김용택 시인     ©편집부
바로 '섬진강 시인'으로도 불리는 김용택 시인이었다. 김 시인의 시 '봄날은 간다'는 지난 19일 방송된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주인공 이서연(수애 분)이 읊는 바람에 그의 이름과 시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꽃도 잎도 다 졌니라 실가지 끝마다 하얗게 서리꽃은 피었다마는 내 몸은 시방 시리고 춥다 겁나게 춥다 내 생에 봄날은 다 갔니라"
 
바로 김용택 시인의 '봄날은 간다' 중 서리 편이었다. 또 그의 작품은 중고교 교과서에 다수 실려 있기도 한다.
 
63세 시인이 이날 말한, 수재로 만든 비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찾게 만들어 줬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 것이다.
 
자신의 딸도 스스로 어렵게 찾은 길이었기에 재미를 붙여 그 일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매달리니까 성적이 올라갔고, 성적이 올라가니까 머리까지 점점 좋아지더라는 것. 또한 부모의 신뢰와 사랑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는 것. 따뜻한 부모의 사랑 속에서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니 아이가 스스로 갈 길을 찾아서 쑥쑥 크더라는 것이다.
 
이날 강연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김용택 시인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이를 김 시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강연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1시간 남짓 강의가 이루어진 후 학생들이 돌아가고 난 후에는 약 1시간 30여분 동안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의 주요한 일문일답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시인은 어떻게 되었나.
"나는 38년 동안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학교에 교사로 부임한 후 얼마 안 되어 학교로 월부 책장사가 책을 팔러 왔기에 그때 처음으로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사서 보게 되었다. 그 월부 책장사는 내가 책을 다 읽을 만하면 오곤 해서 계속해서 헤르만헤세 등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까 너무나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꽉 차곤 했다.
 
머리가 무거웠다. 어떻게 하면 머릿속에 담겨 있는 생각을 털어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일기를 쓰게 되었다. 생각이 머리에 가득 하다 싶으면 그걸 일기로 쓰곤 했는데, 그러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졌다.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그렇게 13년간을 하다 보니 어느날 보니 일기장에는 시를 쓰고 있었다. 그 시를 보여주고 싶어도 주변에 사람이 없었다. 고민하다가 쓴 글을 한 출판사로 보냈더니 얼마 후 연락이 와서는 발표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해서 시인이 되었다."
 
-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콩 너는 죽었다'는 시는 어떤 계기로 썼나.
"'콩 너는 죽었다'는 가을 어느날 집에 있는데, 어머님이 콩을 타작하고 계셨다. 그런데 그 수많은 콩 가운데 한 톨이 또르륵 굴러가더니 쥐 구멍 속으로 쏘옥 빠져들어 가버렸다. 콩을 털고 계시던 어머님이 그걸 보시더니 '콩 너는 죽었다'고 말하시는 거였다. 나는 어머니가 말한 것을 받아썼을 뿐이다. 내 시의 상당 부분이 어머님이 말하시는 거를 그대로 받아 적은 게 많다."
 
- 공부는 어떻게 해야 잘 하게 되는 건가요
"글쓰기를 잘 해야 한다. 글쓰기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다. 프랑스는 대학입시가 400개의 문항을 주고 작문을 하는 것이고,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대학 입학시험인 SAT가 곧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38년 교직생활 중 초등학교 2학년 학생만 26년간을 가르쳤다. 나는 이 아이들로부터 정직과 진실을 배웠다. 내가 아이들을 알아주니까 아이들이 나를 알아주더라. 나는 학과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과 소통했다. 그 방법은 단순했다. 자세히 보는 것을 가르치는 거였다. 아이들이 학교를 마치고 놀만 한 곳이 없으니 학교에서 놀곤 했는데 이 아이들에게 말했다.
 
'너의 나무를 정해라' 즉 밖에 있는 아무 나무나 자신의 나무를 정하라고 먼저 말을 했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이 아이들이 자신의 나무를 정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과제로 내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 수업 끝난 후 아이들에게 나무를 정해보라고 하니 그냥 까먹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일주일 동안 계속하니까 어느날 한 학생이 '선생님 저 나무 정했어요'라고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다시 질문을 했다. '그 나무가 어떻게 서 있어?' 이 질문에 그 아이는 다시 침묵했다.
 
자신의 나무를 정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 다음날 또 물어보았다. '그 나무가 어떻게 하고 서 있어?' 아이는 말했다. '제 나무는 느티나무인데요, 그 밑에서는 할아버지들이 놀고 있었고요. 개울 건너편 들판에는 사람들이 모내기를 하고 있었어요'라고 말을 했다.
 
그러면 이 아이는 나무를 하나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서써 할아버지-시냇물-들판-모내기를 연상하게 된다. 즉 나무 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걸 써보니 창의 창조가 된 것이고, 하나를 자세히 보게 됨으로써 열을 알게 된 것이다. 바로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는 옛말이 그대로 실천 된 것이다.  
 
이처럼 보는 순간,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냥 보기만 해서는 아무 소용없고 자세히 보아야만 한다. 공부란 하나로 열 개를 알게 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세히 보는 게 그 시작이다. 자세히 보니까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니 본 것은 내 것이 되게 되는 것이다."
 
- 자세히 보고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하게 되나요?
"우리 딸은 자기가 좋아하는 게 미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미술에 매달리면서 다른 공부도 서서히 잘하는 거였다. 머리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부모들이 아이의 머리가 나쁘다고 탓할 게 아니라 아이가 재미있게 몰두 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끔 해줘야만 한다는 것이다. 아빠나 엄마가 좋아 하는 게 아닌, 아이 스스로가 좋아서 미치는 그 무언가를 찾아서 그걸 계속해서 개발해 나가게 뒷받침 해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또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게 된다. 지금까지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강연을 하다 보니 우리 사회는 너무나 문화적, 감성적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남에 있는 중학교 학생과 시골에 있는 대학교 학생과의 문화적 감성이 비슷하다.
 
며칠 전 저는 분당에 있는 모 중학교 1학년생 100명을 놓고 강의한 적 있는데 얘들이 너무 말을 잘 알아들었다. 눈이 반짝반짝 했다. 말을 받아들이는 훈련이 되어 있는 거다. 하지만 같은 날 경기도 모 중학교 3학년생들 강의를 갔는데, 여기에서는 너무나 소란스러워 10분 만에 강의를 포기했다. 아이들이 남의 얘기를 전혀 안 들었다. 가슴이 아팠다. 받아들이는 감성을 키워주지 못한 것인데, 이는 곧 가난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이날 강연에는 40여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했다.      ©추광규

 
"아이들에게 예술적 감성을 키워줘야 한다"
 
- 학부모 입장에서 내 아이는 어떻게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예를 들어 안철수 현상을 바라보다 보면 그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안철수 현상, 전혀 상상 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정치인도 아닌 안철수가 시장에 나온다고 하니 정치권이 요동을 쳤고 95%의 지지율을 갖는 그가 5%의 지지율을 갖는 박원순에게 양보하니 그 지지율은 고스란히 박원순 지지와 당선까지 이어졌다.
 
불과 한 달 남짓한 시간에 기존 정치의 프레임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 진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나는 그것이 융합이라는 새로운 현상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티브 잡스가 던지고 간 메시지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알맹이는 바로 이런 융합이다. 잡스는 공학과 인문학을 하나로 만들었다. 문리가 터졌다는 옛 말이 있다. '저 놈은 문리가 터졌다'라고 어른들은 표현하는데 잡스는 바로 그 문(文)-리(理)를 융합 시킨 것이다.
 
또 그는 기술과 예술을 하나로 만들었다. 컴퓨터 공학자이지만 그는 그가 만드는 제품에 예술을 집어넣었다. 바로 기술과 예술이 융합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다시 말해서 이제는 어느 것 하나만 잘해서 먹고 사는 게 아니고, 각 분야를 융합하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것으로 해석돼야 한다. 다기 다양한 것을 하나로 만들어야 세상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예술이고 그 정점에는 시가 있는 것이다.
 
농부는 물, 흙, 바람, 태양이 융합 되는 시점과 장소에 씨를 뿌린다. 바로 상생의 가치다. 인간도 인간과 같이 살아야 되고 인간은 자연과 같이 살아야만 되고 부자와 가난한자가 같이 살아야하는 것이 바로 안철수 현상에서 나타난 상생의 가치이고 융합의 가치이고 이는 곧 잡스가 남긴 교훈이라고 나는 본다."
 
- 학부모 입장에서 우리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우리 교육은 상생이 아닌 경쟁의 법칙이다. 그러한 교육의 가치를 버려야만 한다. 내 생각이 아니면 다 적이다, 죽여야 한다는 것인데 무서운 세상이다. 나하고 생각이 달라도 같이 살아야 한다. 이것이 오늘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상생의 가치 융합의 가치를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예술적 감성을 키워 주어야 하는 것이다.
 
예술적 감성은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것인데 이런 아이들은 나중에 사회에 나가게 되면 회사에서 행복한 놈이 될 것이고, 더불어 살줄 아는 놈이 될 것이고, 인간들과 함께 하는 놈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부모들이 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고,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만 한다. 
 
한달에 한 번만이라도 아침부터 잠을 잘시간까지 외출하지 않고 가족끼리 집안에서 같이 뒹굴면서 시간을 보내라. 엄마들의 평생 공부는 신문을 잘 정독만 해도 가능하다. 신문의 사설과 칼럼 특히 기획기사의 경우 세상의 모든 것이 압축되어 있다. 여기에 시간을 투자하라."
 
▲ 강연이 이루어진 서울 양천구 양천중학교 앞에 위치한 우리미래학원 입구. 입구에는 김용택 시인 방문을 환영한다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  ⓒ 추광규   

 
"지역주민과 의사소통, 새로운 교육의 지평 열겠다"
 
이날 김용택 시인의 강연이 이루어진 곳은 서울 양천구 양천 중학교 앞에 위치한 '우리 미래학원' 이라는 작은 사설학원이었다. 현재 재학생이라야 30명 남짓이다. 이처럼 작은 학원에서 의미있는 강연을 준비한 것은 '지역주민과 의사소통을 통하여 새로운 교육의 지평을 열어 가겠다'는 김실옥 이사장의 방침 때문.
 
김 이사장은 김용택 시인 초청 특강과 관련 "아이들 교육은 삶의 환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부모들의 질 높은 교양은 필요조건"이라면서 "지역주민들의 지속적 교양 증진과 올바른 교육에 대한 관심, 성찰의 장을 마련해 준다는 의도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학교 수업의 보조 역할을 하는 학원이 지역 공동체 안에서 교육 주체의 일원으로서 관심과 인정을 받게 될 때, 학원 관계자들의 책임의식도 함께 높아져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고급한 실력으로 가르침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계속해서 "이 밖에도 지역주민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학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신뢰가 형성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인근 공교육기관에 특강 프로그램 지원으로 공․사교육 기관의 신뢰 형성을 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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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2/24 [08:01]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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