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개의 메주가 열매처럼 주렁주렁'

[사람사람사람]정성수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 단장

김영주 컬쳐인시흥 | 기사입력 2012/01/25 [05:44]

'2100개의 메주가 열매처럼 주렁주렁'

[사람사람사람]정성수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 단장

김영주 컬쳐인시흥 | 입력 : 2012/01/25 [05:44]
▲  정성수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 단장.     ©컬쳐인   
시흥에 진하고 깊은 냄새가 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단장 정성수)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들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옥구공원 뒷편 나지대에 공공일자리창출사업의 일환으로 공공근로 및 지역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4천평 부지에 콩을 재배해온 정성수 단장.

그는 여름내내 콩을 재배하여 현재는 메주를 만들고 있다. 그 수가 무려 21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 만들어진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은 일자리창출과 볼거리제공 이외에 정통장류를 계승발전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그렇다보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학습은 당연스럽게 진행되었다. 콩수확과 메주만들기 체험학습은 300여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또한 메주를 만들때 필요한 장독대, 예전에는 장독대가 집안 곳곳에 자리잡았지만 최근 아파트문화가 이뤄지면서 장독대를 놓기란 어려운일이 되어버렸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도 없거니와 장독대 가격도 비싸졌다.
 
그렇다보니 메주를 담궈내는 것은 혼자서 하기 어려운 문화가 되었던 것. 햇빛, 공기, 맑은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버린 셈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은 메주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수확한 콩으로 지난 11월9일부터 현재까지 2100개의 메주를 만들어냈다. 현재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 군자지구 현장사무소에 임시방편으로 거처를 마련하여 메주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곧 다 만들면 하중동에 위치한 생명농업기술센터 옆 부지로 옮길 계획이다. 이곳에 장독대를 갖다놓은 후 정월장에 장담그기를 할 생각이다. 양력으로는 2월에 해당한다. 2100여개의 분량에 맞게 125개의 장독대가 생명농업기술센터 인근에 들어서면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날씨좋은 날, 장독대 뚜껑을 열어놓고 닿는 일들이 1년간 반복되어 진하게 익으면, 판매도 고려하고 있다.


▲ 메주가 주렁주렁.     ©컬쳐인


이렇게 매년 메주를 담그는 일, 첫 시도가 어려웠을텐데 이 중심에 시흥시청에서 지역경제과를 오랜동안 맡아온 정성수 단장이 노하우를 발휘했다. 정성수 단장은 퇴직이후 지역경제과와 중앙도서관에서의 근무경험을 살려 2010년부터 '신천도서관 희망씨' 일원으로 봉사활동을 통해 서포터즈 역할을 해오던 중 지난해 5월부터는 시흥장독대문화사업단의 중책을 맡아 이끌어오고 있다.

"장독대문화사업은 시흥에서 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사지을 땅이 많은 것이 우선 큰 혜택이죠. 사업단에서는 메주의 전통방식을 고집합니다. 친환경적인 콩 재배를 위해 지난 여름내내 콩의 풀을 일일이 뽑아내느라 일원들이 매우 고생했습니다.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때는 메주의 규격을 고민하여 우리의 실정에 맞게 알맞은 사이즈로 해놓았습니다. 천연숯, 붉은 고추, 대추 등을 넣어 장을 만들어 계속하여 묵은 장을 만들 계획입니다"

6월 콩파종, 10월 콩수확, 11월 메주만들기 등의 활동에 공공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참여한 사람들은 "재미나고 유익한 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흥시장독대문화사업단은 경기도에서 수여하는 공공일자리창출사업에 우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유휴지를 생산적으로 이용하고,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을 것"이라는 정성수 단장은 시흥시에서 좋은 정책을 결정한 것 같다고 건넸다.


▲ 메주.     ©컬쳐인

 
▲  125개의 장독대는 생명농업기술센터 옆으로 이전돼 장담그기가 진행될 계획이다.     ©컬쳐인    

 
 
 
▲군자지구 현장사무소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메주.     ©컬쳐인     



실제로 시흥시는 사업추진에 있어 정성수 단장을 사업추진의 적임자로 생각한 것도 적중했다. 사업단이 위치한 군자지구는 교통불편과 주변 음식점이 없는 열악한 현실. 때문에 시흥시청에 집결하여 군자지구로 이동하는 일을 정성수 단장이 도맡았다.
 
여기에 식사또한 도시락으로 해결해야만 했다. 공공근로 특성상 사람이 매번 바뀌고, 친환경재배 특성상 일손이 많이가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차분하면서도 사람을 잘 아우르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잘 발휘돼 일원들은 서로 가깝게 지냈다.

앞으로는 2013년경 된장을 판매하기위해서는 식품제조판매업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설요건이 필요하다. 이를 갖춘 후 시흥형 사회적기업으로의 발판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들을 무리없이 소화해내는 정성수 단장은 무보수로 기꺼이 그 역할맡으니 개그코너로 인기있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란 말이 번뜩 떠오른다.

더불어 2월부터는 메주 익어가는 냄새, 느낄 수 있겠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