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얼음사나이' 예술로 표현...

유럽 7개국 작가들 ‘얼음사나이’展, 아라리오 갤러리 3 /25 까지

아트데일리 | 기사입력 2012/02/08 [05:15]

무라카미 하루키 '얼음사나이' 예술로 표현...

유럽 7개국 작가들 ‘얼음사나이’展, 아라리오 갤러리 3 /25 까지

아트데일리 | 입력 : 2012/02/08 [05:15]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천안시 신부동)은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출신 작가들의 작품 30여점을 선보이는 EORUM SANANI (얼음 사나이)전을 지난 2월2일 개막, 오는 3월25일까지 개최중이다.

전시 제목 ‘EORUM SANAI (얼음 사나이)’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Murakami Haruki)의 단편 소설 ‘얼음 사나이’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전시기획자는 설명했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얼음 사나이는 소설이 끝날 때까지 이름도 연고도 없이 말 그대로 얼음 사나이로만 불린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말하자면 존재하고 있는 지금 현재 그 곳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는 사람이다. 하루키는 이러한 존재가 현실 속 여자와 만나 생활해 나가는 과정을 상대방 여자의 시점에서 특유의 시각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표현하였다.”고 전하며 “이번 전시는 소설 ‘얼음 사나이’의 주인공인 얼음 사나이를 빌어 현대 미술이 갖는 낭만성을 조명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의 주요 정서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등지에서 태어나 활동하고 있는 이들 작가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정연한 느낌이 전반에 흐른다. 이번 전시는 비디오, 페인팅,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유럽적 감성을 발산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문의 041-551-5100)

▲ Helmut Stallaerts_Giocare Su, 2009, 캔버스에 유채, 206x301cm     © 아트데일리


<전시설명>

네덜란드 작가 휘도 판 데어 베르베(Guido van der Werve), 아이슬란드에 활동하고 있는 세그두르 구디욘손(Sigurður Guðjonsson)의 비디오에서 보이는 눈덮힌 벌판, 드넓은 빙하가 보여주는 광활한 자연의 모습은 그 앞에 홀로 선 인간과 대비되어 더욱 깊이를 알 수 없는 경외감을 갖게 한다.

이들 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마치 신 앞에서 소명을 기다리는 구도자로, 혹은 자연과 경쟁하는 상대편 선수로, 한편으로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무마시키는 환상적인 존재로 표현된다.

소설 속 얼음 사나이에게 현재의 모든 것들은 미래와 연결되지 못하고 현재로만 남는다. 그에게 현재란 마치 점과 같아서, 지금 이 순간이라고 지시하는 동시에 과거가 되어버린다. 정지된 시간이 기약없이 맴돈다는 아이러니한 표현이 비디오에서는 가능하다. 발판 없이 선 간호사가 울리는 종소리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세그두르 구디욘손의 비디오, 영화의 한 장면을 잘라내어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여러 장의 드로잉으로 옮기고, 그것을 다시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마리아 노딘(Maria Nordin)의 비디오 등이 그것이다.

얼음 사나이는 사랑하는 여자와의 관계 속에서만 언급될 뿐이다. 그는 과거와 미래가 없이 현재 속에서만 존재하며, 그런 찰나의 존재이기에 아름답다. 현재만 존재하는 사랑은 그 때문에 결과는 이미 비극적이다. 모든 것과 단절하고 고립된 얼음 사나이와 여자의 관계는 마치 처음부터 예정된 것처럼 시작하자마자 끝으로, 태어나자마자 죽음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평범한 여자는 얼음 사나이와의 관계 속에서 그와의 사랑의 완성이 스스로의 파괴, 스스로의 소멸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로써 소설은 결국 두 사람의 텅 빈 부재의 상태로 끝을 맺는다.
 
인간의 아름답고 완벽한 신체를 완전무결하고 이상적인 상태에 대한 메타포로 사용한 크리스티안 폰투스 안데르손(Christian-Pontus Andersson)의 극사실 조각, 바우하우스, 러시아 구축주의에 영향을 받은 스위스 작가 마이 투 페레(Mai-Thu Perret)가 표현하는 기하학적인 구조가 돋보이는 설치와 조각작품은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이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등을 함의한다.

가장 영향력 있는 유럽 현대미술상 중 하나인 네덜란드의 프리드롬(Prix de Rome)에 2010년 지명된 휘도 판 데어 베르베, 아이슬란드 현대미술의 대표작가인 세그두르 구디욘손,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센날레 특별전에 참여한 마이 투 페레 등을 포함하여 이번 전시에 참여한 10명의 작가들은 모두 유럽을 중심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다. /아리리오 갤러리 천안


▲ Christian Pontus Andersson_The Gatekeeper Rested His Eyes, and Unathorized Person Snuck In_2011, 화이버글라스, 유채, 박제 백조     © 아트데일리
▲ Mai Thu Perret_Mercuria, 2009 (2012 재제작), 네온, 195x135cm     © 아트데일리
▲ Sara Vide Ericson_I only want what I can_t have (I only need what I don_t want) I_2011_캔버스에 유채_160x130cm     © 아트데일리
▲ Sigurður Guðjonsson_Deathbed_2006_HDV transferred to Blu-ray or DVD with sound 20:00     © 아트데일리
▲ Ulla von Brandenburg_Chorspiel, 2010, black & white HD & DVD Blu-ray with sound, 10:35     © 아트데일리


<참여작가>

보 크리스티안 라르손 (Bo Christian Larsson, b. 1976, 스웨덴)
크리스티안 폰투스 안데르손 (Christian-Pontus Andersson, b. 1977, 스웨덴)
휘도 판 데어 베르베 (Guido van der Werve, b. 1977, 네덜란드)
헬무트 스탈러츠 (Helmut Stallaerts, b. 1982, 벨기에)
마이 투 페레 (Mai-Thu Perret, b. 1976, 스위스)
마리아 노딘 (Maria Nordin, b. 1980, 스웨덴)
사라 비데 에릭손 (Sara-Vide Ericson, b. 1983, 스웨덴)
세그두르 구디욘손 (Sigurður Guðjonsson, b. 1976, 아이슬란드)
울라 폰 브란덴부르크 (Ulla von Brandenburg, b. 1974, 독일)
비베커 슬링스타드 (Vibeke Slyngstad, b. 1968,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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