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빚진 10만원 갚으려다 ..'폭설 속 살신모정'

1978년 발생 '고 박정열 여사 사건'.. 딸은 살리고, 본인은 사망

이서현 기자 | 기사입력 2012/03/10 [05:38]

친정에 빚진 10만원 갚으려다 ..'폭설 속 살신모정'

1978년 발생 '고 박정열 여사 사건'.. 딸은 살리고, 본인은 사망

이서현 기자 | 입력 : 2012/03/10 [05:38]
지난 1978년 운명을 달리한 고 박정열 여사 추모제가 오는 12일(월)오전 11시 내면 자운2리 위령탑 앞에서 홍천군 여성단체협의회(회장 박계순)의 주관으로 열린다. 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1978년 발생한 '박정열 여사 사건'과 관련, 그의 살신 모정의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하기 위해 사건발생 6개월여만인 같은해 10월 위령탑을 세우고 지난 2004년부터 고인의 사망일인 3월 12일을 추념일로 정하고 해마다 추념식을 실시하여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는 중이다.
 
▲사건발생 당시 신문기사 스크랩     © 편집부
10만원 빚 갚기 위해 친정집 찾았다가...
 
고 박정열여사 사건이란 당시 38세이던 박 여사가 1978년 3월 12일 오전 9시 반경 홍천군 내면 불발령을 넘어서 친정집을 찾아 가던중 깊이 1m나 되는 눈속에 동사한 시체로 발견되고 딸 최인숙양(당시 6세)은 엄마가 벗어준 스웨터와 코트에 싸여 품에 안긴채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건이다.  
 
두 모녀는 제주도를 떠나 3월 9일 친정집에 진빚 10만원을 갚기 위해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 친척집을 경유 11일 오전 11시경 불발령을 넘어 홍천군 자운리 친정동생 박종엽(35세)를 찾아가다 변을 당했었다.
 
당시 박 여사의 시체는 홍천군 자운2리 최길수(26세)씨에 의해 발견됐었다. 경찰은 시체로 발견된 박 씨는 내의 차림 이었던데 반해 딸은 엄마의 쉐터와 외투를 두툼하게 입고 있던 상황으로 미루어, 박 여사가 눈길에서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위기가 닥치자 살신성인의 모정을 발휘 자기 옷을 벗어 딸을 감싼 후 자기는 희생된 것으로 추정했었다. 목숨을 건진 최양은 손발에 약간의 동상을 입었을 뿐이었다.
 
박 여사는 홍천군 내면 자운리에서 출생하여 17살 때 같은 마을의 최종민씨와 결혼하여 친정마을에서 살다 친정집에서 장사 밑천으로 10만원을 빌린 후 1974년 제주도로 이사를 갔었다.
 
제주도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이들 부부는 어느정도 기반을 잡자 부인 박 씨가 4년전 빌렸돈 돈을 갚겠다며 사건발생 사흘전인 9일 제주도를 나선 후 봉평면 홍정리 친척집에서 사흘밤을 머문후 자운리 친정집을 찾기 위해 사건당일 출발 했었던것.
 
한편 오는 13일 추모제에는 박계순 홍천군여성단체협의회장, 김환기 부군수, 최창례 내면장, 군의원을 비롯한 관내 여성단체 및 기관 단체장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박계순 홍천군여성단체협의회장은 “자신을 희생하며 딸을 살려낸 고귀한 정신은 후세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홍천군여성단체협의회는 故 박정열 여사의 고귀한 정신을 이어받아 후대에 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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