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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 화학적 거세'.. 국민 눈높이에 맞는가!
[대학생 기자의 눈]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성 앗는것은 복수일뿐
 
김보민   기사입력  2012/06/17 [05:33]
“어떤 사람이 다른 이의 눈을 멀게 하면 그의 눈알을 뽑는다. 또, 다른 이의 이빨을 부러뜨린 사람이 있다면 그의 이빨을 뽑는다.” 이것은 약 3700년 전에 행해지던 형벌의 모습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다.

이 때의 형벌은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라기보다는 복수행위에 가깝다. 지난 5월 21일, 법무부는 아동 성 범죄자에게 약물치료 명령을 내렸다. 화학적 거세라고도 한다. 이른바 ‘性에는 性’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성욕을 제거한다고 해서 성범죄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성범죄는 여타의 범죄들에 비해 복합적이다. 성범죄의 원인을 단순히 ‘생물학적 성욕’으로만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가 성 욕구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일어난다는 식의 설명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성 범죄가 ‘자연스러운 성욕의 배출’이라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범죄는 성범죄자의 왜곡된 성 인식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왜곡된 성 인식은 성장과정 등 성범죄자의 배경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것은 신체적 문제라기 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다. 화학적 거세는 성범죄에 대한 피상적 접근이다.

게다가 성범죄자의 약물을 통한 성욕 억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약물치료는 약물을 투여하는 동안에만 효과가 있다. 약물 투여가 중단되면 성범죄자의 생물학적 성욕은 다시 회복된다.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시적이다.

언제까지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된다. 화학적 거세는 약물치료에 소모되는 비용에 비해 효율적이지 못하다. 성범죄의 근본 원인인 정신부터 치료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약물치료는 정신치료로 해결되지 못했을 때에 부차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나영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린 여자아이에게 가해진 가혹한 범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몸서리쳤다. 그리고 화학적 거세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한국에서 화학적 거세가 집행된 배경에는 성 범죄자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범죄자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분노를 가라앉히고 우리가 범죄자를 처벌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감시와 처벌’에서 미셸 푸코는 형벌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형벌제도라는 것이 모든 위법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위법행위를 그 차이에 따라 나누어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서 만들어진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푸코의 말처럼, 형벌은 범죄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범죄자의 처벌에서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재발의 방지와 범죄자의 교화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화학적 거세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性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에게서 性을 앗아가는 것은 복수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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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6/17 [05:33]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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