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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오년 권력에 취했다 구치소 가는..
법전 찾기 : 책속에 길이 있다? 법률에 서류양식이 있다!
 
엄경천 변호사   기사입력  2012/07/17 [05:50]
“엄 변호사, 소장 양식 좀 보내줘”
 
알고 지내는 변호사들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가사소송 관련하여 소장과 심판청구서를 비롯한 각종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견본을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혼소송은 변호사들이 쉽게 생각하는 소송이다. 그런데, 견본을 보여달라고 한다. 서류양식을 보여 달라고 한다. 뭔가 모순되는 것 같다. 가사소송과 관련하여 변호사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는 서울가정법원 한숙희 부장판사는 법전을 찾아볼 것을 늘 강조하고 있다.
 
법전에서 법률과 시행령, 시행규칙, 대법원 규칙 등을 찾아보면, 법률요건과 신청서에 기재할 내용이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다. 법률가라면 최소한 관련 법령을 찾아보고 실무례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법 적용을 위한 해석으로서의 법 발견
 
입법자가 법을 제정할 때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일일이 법률 속에 담을 수는 없다. 개별적 구체적인 사건을 염두에 두면서도 법률은 일반적 추상적인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고, 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석이 필요하다.
 
법에 대한 해석은 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은 물론 법률가와 일반국민도 할 수 있다. 소관 행정부처에서 법을 집행하기 위하여 유권해석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하여 법률 해석에 대한 권한은 개별 법관에게 맡겨져 있다. 그렇지만 법을 해석하는 권한이 법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가 기관의 하나인 헌법재판소도 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할 권한이 있다.
 
변호사의 법 발견 의무와 이에 대한 취급
 
새로운 사회 현상에 대하여 법 해석, 법 발견을 포기하는 경우를 현실적으로 접할 수 있다. 구체적 사건에서 변호사가 스스로 법 발견을 포기하기도 한다. 변호사가 법 발견 의무를 다하여 구체적인 해석론을 전개하여 의견을 개진하였을 때 드물기는 하지만 재판부로부터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변호사는 재판장으로부터 “피고 대리인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바로 면박을 듣기도 한다. 일반조항이나 법의 연원으로서 조리를 근거로 법 발견에 이른 것도 아닌데 위와 같은 면박을 받는 상황이라면 변호사의 법 발견 노력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짐작할 수 있다. 경력 변호사가 이런 상황일진데, 변호사 초년생으로서는 법 발견 의무라는 것은 사치에 가깝지 않을까?
 
법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국가기관 사이의 권한 다툼
 
최근 법원과 헌법재판소가 권한을 놓고 대립하고 있고, 퇴임 대법관도 퇴임사를 통하여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통합을 전제로 한 주장을 펼치기도 했고, 법 발견 내지 법 해석에 관한 권한을 법원에만 귀속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검찰과 법원 사이에서 누가 주도권을 가질 것인가에 대하여 기싸움을 한다는 느낌이 든다.
 
특별검사가 얼마나 무력한지 많은 법률가와 일반인이 느꼈을 것이다. 개별 사건마다 특별검사를 둘 것이 아니라 상설특별검사라고 할 수 있는 (가칭)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두는 것이 특별수사기관으로서 위상에 걸맞을 것이다.
 
법원이 뜨거운 감자를 헌법재판소에 넘김으로써 구체적 사건에 관한 분쟁해결기관으로서 순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로 수사권을 조정할 것이 아니라 검찰과 특별검사로서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두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검찰의 정치화를 벗어나 검찰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편이 될 것이다.
 
법원이 국가 지배체제의 한 축에서 기본권 보장기관으로서 위상이 높아진 것도 헌법재판소의 존재와 법률 등에 위헌결정이 한 몫 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경쟁기관이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법원이 사법부 자제 또는 통치행위라는 이유로 재판을 사실상 거부한 반면 헌법재판소는 스스로 존재가치를 드러내기 위하여 법원이 뱉어버린 뜨거운 감자를 과감하게 물었다. 그 결과 국민의 기본권은 획기적으로 신장되었다.
 
권한의 분산, 견제와 균형을 통한 기본권의 경쟁적 보호 
 
▲ 엄경천 변호사    
국가기관간 견제와 균형, 개별 법률가와 법률가 단체에 의한 국가기관에 대한 견제가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개별 국가기관으로서도 본연의 순수한 기능에 충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법의 위기, 법치주의의 위기는 다른 국가기관의 존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다.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거나 견제가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권력이 권력 스스로의 자제 의하여 통제되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권력의 분산과 시스템화만이 권력의 남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고, 사법의 위기와 법치주의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법원과 헌법재판소, 검찰과 (가칭)고위공직자비로조사처가 기본권을 경쟁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한층 더 성숙할 것이다. 개별 법률가들도 법 발견의무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권불십년이라고 했다. 아니 요즘은 권불오년이라 해야 할 것 같다. 권력에 취했다가 구치소로 가는 사람들을 한 두 번 본 게 아니다.

 


엄경천 변호사는 가사전문 변호사로 법무법인 가족 소속이다.

법무법인 가족은 가족법, 청소년 및 출입국 전문 로펌으로 이혼과 상속 등 가사사건과 가정보호 사건, 소년보호 사건, 국적 및 출입국 사건에 관하여 전문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가족 : 02-347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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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7/17 [05:50]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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