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가르며 연습에 임하는 아이들이 참 예쁘다!

시흥시 국민체육센터 장애인선수부, 국가대표 선수로의 '꿈' 키워

김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2/08/10 [05:00]

물살을 가르며 연습에 임하는 아이들이 참 예쁘다!

시흥시 국민체육센터 장애인선수부, 국가대표 선수로의 '꿈' 키워

김영주 기자 | 입력 : 2012/08/10 [05:00]
물살가르는 팔과 다리의 동작이 거침없다. 사진을 찍는 내내 그 역동적인 나래에 물살이 튕겨왔다. 지적장애 및 자폐의 장애를 딛고 각종 전국 대회에서 수상을 휩쓸고 있는 시흥국민체육센터 장애인 수영선수부(코치 주경인)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창단을 한 이래 메달이 '주르륵' 쏟아질 정도로 그 기량이 날로 늘고 있다.

장애인 수영선수부에는 김승진(월포초), 이은영(미추홀),민동준(대안학교), 노현녕(연성중), 이상철(응곡중) 등 5명의 학생이 소속되어 있다. 대부분은 재활을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가, 코치 등의 눈에 띄어 재능을 발견했다.

▲상철이. ©컬쳐인

실제로 동준이는 시흥시 청소년수련관에서 4년전 부터 수영을 배워왔다. 그러다 코치의 권유로 장애우 청소년 수영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지난해 5월1일 열린 제3회 랠리배 전국 장애인수영대회(평형 50M 2위), 5월18일 열린 제1회 경기도 장애인 체육대회(평영 100M 1위, 평영 50M 2위), 5월26일 열린 제5회 전국 장애학생 체육대회(평영 100M 2위)에서 연달아 수상을 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동준의 엄마인 송명숙씨는 이때부터 시흥시시설관리공단에 장애인 선수부를 만들어 줄 것을 수차례 시흥시에 건의했으나, 체육진흥기금을 통한 후원이외에는 도와줄 수 있는 법적근거가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실력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선수부 아이들. ©컬쳐인

그러나 6개월간의 끈질긴 노력끝에 다행히 시흥시 청소년수련관의 주경인 코치가 시흥시 국민체육센터로 자리를 옮기면서 지난해 11월 장애인 선수부를 창단했다. 당시 창단멤버를 모집한 결과 테스트를 통해 승진, 은영, 현녕, 상철이가 합류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월.수.금요일은 오후3시-4시까지, 화.목요일은 오후3시-4시와 오후7시-8시 연습을 하고 있다.

올해의 성적도 기대이상이다.

5월1일-5일까지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제6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은영이는 계영200M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5월15일-16일 평택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2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에서 승진이는 자유형50M 2위. 접영50M 2위를 수상했으며, 은영이는 자유형50M 2위.평영 50M 2위를, 동준이는 평형 100M 2위, 현녕이는 접영 50M 3위를 기록했다. 비록 상철이는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수영을 시작한 지 1년이 안된 점을 고려하면 모두 훌륭한 선수이다. 전국 600명의 참여자 중 월등한 실력을 갖고 있다.

이런 실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어서, 장애인 선수부를 통한 삶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장애인 선수부 이상철. ©컬쳐인
승진이 엄마인 김혜화씨는 "수영한 지 4년이 되었는데 장애인 선수부 활동을 하면서 승진이 성격이 활발해지고 모든 일에 적극성을 띄고 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동준이 엄마인 송명숙씨는 "물놀이를 체험하는 정도로 3년정도 했는데, 어느 날 코치께서 평영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는 말에 대회에 참가했는데 수상을 이뤄내 감격했다"며 "이후 여러차례 각 기관에 눈물로 호소하여 장애인 선수부를 만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은영이의 엄마인 임인숙씨도 "코치, 학생, 학부모가 서로 삼박자가 잘 맞아 어려운 가운데 잘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21일 오후3시 시흥시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앞에서 만난 엄마들과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눴다. 상철이 엄마는 직장맘이어서 이날 만나지 못했다.

취재를 하는내내 밝은 미소로 브이를 표시하는 상철이는 인터넷을 통한 검색을 잘한다. 이미 컬쳐인시흥을 잘 알고 있다는 상철이는 언론보도가 언제나오는지, 매우 궁금해했다.


▲장애인 선수부 이은영. ©컬쳐인

은영이 엄마인 임인숙씨는 취미로 시작한 수영에 아이의 소질을 알게돼 지금은 올인하고 있다.

"1년2개월 정도의 시일안에 이뤄낸 성과여서 은영이가 성취감을 많이 느껴요.

계속적인 장애인 선수부의 관리를 통해 전국체전에서의 수상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시흥시는 50M레인이 없어 지난 5월1일 열린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겁을 먹은 은영이가 몸이 경직돼 꽤 고생했습니다.

최근 부천에 새로생긴 오정레포츠는 50M레인이 있는 만큼 선수부 학생들이 경기의 감을 익힐 수 있도록 매주 한 번 정도는 그곳에 가서 훈련을 받았으면 합니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장애인 선수부 민동준. ©컬쳐인

동준이 엄마인 송명숙씨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선수부 아이들의 기량이 날로 늘고 있어 기분이 좋아요. 다른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장애인 선수부가 안정화되었으면 합니다.

동준이의 삶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선수부를 만들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는 장애인 실업팀이 창단되었으면 합니다. 장애인들의 가장 큰 꿈은 직업을 갖는 것이에요. 재능을 갖고 있는 이 아이들의 길을 찾아주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대회에 나가서 수상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참가하는 것 자체가 의미이죠. 학교에서 수영을 잘 하는 아이로 알려지면서 자존감이 높아져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봅니다"




▲장애인선수부 김승진. ©컬쳐인
승진이 엄마인 김혜화씨는 "코치가 추가되어서 개인레슨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승진이는 시흥에 오기전 1년6개월 동안 개인레슨을 받아 그 실력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장애인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한 명의 코치가 다 섯 명의 아이들을 지도하기에는 턱없이 어려운 현실이죠. 그렇다보니 자세가 늘지 않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현재 주경인 코치님 혼자서 매우 고생하고 계시죠. 장애인 선수부 전담도 아닌데, 여러 일 가운데 신경과 배려를 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하고 말했다.


이들 부모들은 장애인 선수부에 대해 '고마움과 만족감'을 나타냈다. 더불어 '아쉬운 점'도 풀어냈다.






▲ 코치의 지도아래 연습하는 장애인 선수부. ©컬쳐인

"비록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전혀 장애를 느끼지 못해요. 노력과 훈련으로 이뤄낸 성과이죠. 다만 시흥시의 지원이 미비한 것은 아쉽기도 합니다. 남양주시와 안양시 등의 경우는 츄리닝, 신발, 가방 등의 지원과 현수막 등을 통한 아낌없는 격려를 하지만, 우리는 부모들이 일만원 정도의 바람막이 잠바 정도를 구입해 대회에 내보내 조금 민망하기도 합니다.

5명의 선수의 기량을 인정받은 만큼 보다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지도가 아쉽습니다. 한 명의 코치가 다 섯 명의 아이들을 지도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코치의 인원증가와 50M레인이 없는 시흥시 수영장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인근 수영장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라고.

▲화이팅을 외치는 장애인선수부. ©컬쳐인

주경인 코치는 "장애인 선수부 아이들은 운동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습니다. 실력이 증가하는 이유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 실업팀이 창단되는 것입니다. 장애우가 장애우를 가르치는 것, 그 희망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물살을 가르며, 연습에 임하는 아이들이 참 예쁘다.
 
 
<컬쳐인시흥>에도 실렸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