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검거하는 숨은 공로자 '우뭇가사리'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한천' DNA 분석 핵심원료…식유섬유 다량함유

송봉근교수 | 기사입력 2012/09/14 [05:11]

범인 검거하는 숨은 공로자 '우뭇가사리'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한천' DNA 분석 핵심원료…식유섬유 다량함유

송봉근교수 | 입력 : 2012/09/14 [05:11]
요즘 범죄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DNA를 찾는 방법이다. 즉 범인이 남긴 혈액이나 타액 또는 피부나 머리카락 등에서 DNA를 추출하여 실제 범인의 것과 맞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런 방법은 거의 정확성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예전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어서 놓치던 범인도 요즘은 침 한 방울 만 남겨져 있어도 범인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기법으로 몇 십 년 전에 발생한 사건의 범인을 잡기도 한다. 또 앞으로 이런 DNA를 확인하는 수사 기법은 날로 발전하고 정확해져서 많은 범인을 잡고 나아가서 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DNA를 확인하는데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는 방법 중의 하나가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체의 일부에서 DNA를 생물학적 기법으로 추출한 다음 겔에 넣고 전기영동을 하는 방법이다.

전기영동을 하게 되면 서서히 DNA가 아래로 이동하게 되는데 크기가 큰 DNA는 얼마 이동하지 못하게 되고 크기가 작은 DNA는 이동하는 거리가 많아지게 된다. DNA는 종류에 따라 크기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이처럼 이동한 거리를 확인하여 DNA의 크기를 알게 되면 실제 범인의 것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DNA가 크기에 따라 이동하는 거리가 다르게 되는 것은 바로 DNA를 올려놓은 겔의 구조가 촘촘한 그물처럼 되어 있어서 DNA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빠져나가서 멀리 이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겔을 만드는 원료가 바로 한천이다.

▲ 한천은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87% 정도가 섬유질이다. 반면 칼로리는 거의 없다. 흡수성은 보통 부피의 250배 가까이나 된다.   
한천은 보통 바닷가에 자라고 있는 홍조류의 하나인 우뭇가사리를 건조시켜 만든다.
 
우뭇가사리는 매우 오래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한 원시 생물이기도 하다. 이 우뭇가사리를 솥에 넣고 삶아서 거르거나 주머니에 넣고 짜내어 냉각시켜 만든 것이 바로 한천 또는 우무이다.

우무 또는 한천을 요즘 같은 계절에는 콩 물에 넣어 얼음을 띄워 먹게 되면 입맛도 돋우고 더위도 가시게 하는 좋은 식품이 된다.
 
뿐만 아니라 영양갱을 만드는데 사용하기도 하고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는 다양한 간식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또 서양에서도 푸딩이나 수프를 만드는데 요긴하게 사용되는 재료가 된다. 한천은 보통 섭씨 85도가 되면 녹아서 액체가 되고 32-40도가 되면 굳어져서 고체가 된다.

대부분의 생물들을 배양하는 조건은 보통 37도인데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도 고체가 되는 한천은 앞서 말한 대로 DNA를 분리하는데 사용할 뿐만 아니라 세균을 자라게 하는 매우 좋은 배지로 활용하게 된다. 그래서 한천은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빠질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한천은 다당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87% 정도가 섬유질이다. 반면 칼로리는 거의 없다. 흡수성은 보통 부피의 250배 가까이나 된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섭취한 음식에 남아있는 수분이나 당분 그리고 콜레스테롤을 쉽게 흡수한다. 여기에 몸 안에 들어가게 되면 부피가 세 배 정도 커지게 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본에서는 한 때 한천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칼로리도 거의 없으면서 쉽게 포만감을 주는데다가 수분을 흡수하여 배설하면서 장의 활동을 증진시켜 변비를 예방 치료하는 효능마저 가지고 있어서 체중 조절에 매우 용이한 식품이기 때문이다.

다량의 식이 섬유를 가지고 있는 한천은 장의 활동을 돕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흡수 배설시키기 때문에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어서 혈관계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도 좋다. 아울러 혈압을 내리는 효능도 발휘한다.

한의학적으로 바닷가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대부분 성질이 차다. 찬 성질은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열기 또는 화기를 잠재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일상적으로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아니면 스트레스가 가중 되거나 몸을 움직이지 않아 비만해져도 우리 몸의 화기는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열기를 내리는 음식이나 약이 이러한 사람에게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성질이 찬 약재는 이런 열기를 내릴 뿐만 아니라 소변이나 대변도 잘 나오도록 하기 때문에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효과도 가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바닷가 홍조에서 만들어진 한천은 이런 화기를 없애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이제까지 말한 효능만을 보아도 한천은 매우 좋은 건강식품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번 여름 열기가 식기 전에 콩 물에 한천 썰어 넣고 얼음 띄워 마셔야겠다.


브레이크뉴스 전북판에도 실렸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