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클레오파트라 즐겨 먹었던 '석류' 재발견!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여성에는 애인같은 존재…늘 널 설레이게

송봉근교수 | 기사입력 2013/03/02 [08:54]

양귀비-클레오파트라 즐겨 먹었던 '석류' 재발견!

[송봉근 교수의 한방클리닉] 여성에는 애인같은 존재…늘 널 설레이게

송봉근교수 | 입력 : 2013/03/02 [08:54]
율곡 이이. 조선시대 가장 덕망이 높은 학자 중의 한 분으로 천 원 권 화폐에도 초상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으로부터 오늘날까지 칭송 받는 인물이다. 위인들은 어릴 적부터 비범한 면이 보이기 마련이다. 율곡 또한 불과 세 살 때에 시를 짓는데 천재성을 보였다고 한다.

외할아버지가 석류 하나를 보여 주면서 느낌을 물었을 때 율곡은 석류껍질 안에 붉은 구슬이 부서졌구나(石榴皮裏碎紅珠)라는 시를 지어 사람을 놀라게 하였다. 조기 교육이 한창인 오늘날에도 겨우 세 살이면 글씨를 깨치기도 어려운 나이인데 조기교육도 없었던 시절 율곡은 시를 짓기 까지 하였던 것을 보면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석류는 껍질 안에 붉은 보석과도 같은 구슬 모양의 씨앗이 알알이 담겨 있는 열매이다. 이 석류는 원래 이라크나 이란 및 파키스탄 지역을 포함하는 서아시아와 인도 서북부 지역이 원산지이다.

중국에는 한나라 무제 때 장건이 실크로드 개척에 나섰다가 귀국할 때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8세기경 고려 초기에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으로 추정한다.

석류는 역사적으로 구약성경의 출애굽기에서부터 호머의 서사시나 코란 등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귀중하게 여겨져 온 과일이기도 하다. 이집트 피라미드의 벽화에도 그려져 있기도 하고, 붉은 과실 안에 촘촘히 보석처럼 박혀 있는 씨앗 때문에 부귀와 야망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 기원전 1500년에 저술된 한 파피루스에 의하면 이집트인은 석류를 촌충이나 다른 감염 질환에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기원전 1500년에 저술된 한 파피루스에 의하면 이집트인은 석류를 촌충이나 다른 감염 질환에 사용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경에서도 올리브나무와 포도 및 무화과와 더불어 풍요와 번영을 의미하는 신성한 과일로 상징되었고, 일부 학자들은 에덴동산에서 언급된 선악과가 바로 석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리스에서는 새 집을 사서 이사하면 석류를 선물로 들고 간다고 한다. 석류가 바로 풍요와 다산과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시 중국에서도 석류 과일 안에 작은 보석 같은 씨앗이 가득 들어있는 모양에서 임신과 다산의 의미로 여겨져 왔고,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귀중한 한약재로 사용되었다.

동의보감을 보면 석류가 성질은 따뜻하며 맛은 달고 시면서 독은 없는데, 입안이 마르는 증상을 낫게 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먹게 되면 폐를 손상시킨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 주로 약용으로는 맛이 신 것을 사용하는데 또 과도하게 섭취하면 치아를 손상시킨다고 말한다.

아울러 석류 열매의 껍질은 정액이 저절로 배설되는 증상을 치료하고 장이 약한 것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어서 심한 설사를 다스린다. 석류의 꽃은 심장에 열이 있어서 피를 토하거나 코피가 나는 증상에 효과가 좋다. 특히 이 경우 흰 꽃잎이 더 효과가 낫다고 한다. 또한 석류나무의 껍질은 회충이나 촌충과 같은 기생충 감염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석류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성분은 구충작용을 나타내고 항균 효능도 가지고 있다.

인도의 오랜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는 오랫동안 석류를 약용으로 사용해 왔는데, 설사가 심하거나 장염을 앓거나 장에 기생충이 있는 경우에 석류 열매와 석류나무 껍질을 달여 복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석류 씨앗과 석류즙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인후를 건강하게 하는 것으로 여겼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고열량 식사로 인한 부작용으로 비만이나 당뇨 및 동맥경화증 등의 질환 발생을 염려하는 경우가 날로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아유르베다의학에서는 평소 달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어 발생하는 식사의 불균형을 석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바로잡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코피를 멎게 하고 잇몸의 출혈을 막기도 하며 피부를 탱탱하게 만들 목적으로 석류를 사용하였으며, 심지어는 처진 여성들의 가슴을 올리고 치질을 치료하는데 사용하기도 하거나, 백내장을 막기 위해서 석류즙을 눈에 넣기도 하였다.

석류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다. 석류즙 100밀리리터에는 하루 성인 섭취량의 16% 정도의 비타민 C가 들어 있다. 여기에 비타민 B와 항산화 효능이 있는 탄닌을 비롯하여 플라보노이드 등의 페놀성분 및 섬유질이 풍부하다.

미국에서는 최근 오랜 연구 끝에 석류가 혈관이 산화되어 노화되는 것을 억제하여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고 밝혀냈다. 고혈압 환자에도 석류즙을 2주 동안 마시도록 하였더니 혈압이 내려가는 효과를 보였다. 바이러스를 막는 효능도 가지고 있고 항균작용도 있어 치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최근에 석류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석류에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게 되면 여성으로서의 기능도 상실하게 된다.

폐경과 함께 갱년기가 되면 피부의 노화는 물론이고 우울증이나 불면증 및 안면홍조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경우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면 증상이 경감된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여성호르몬대체요법이라 하여 여성호르몬을 주사하는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 치료는 유방암의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점차 꺼리는 경향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런데 식물성 여성호르몬은 이와 같은 부작용은 없다. 따라서 여성폐경기 증후군의 치료에 가장 자연적인 치료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의 섭취라 하겠다.

석류는 이런 증상에 매우 효과적인 식품이 된다. 바로 석류에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많기 때문인데 특히 인체에서 만들어지는 것과 똑 같은 구조를 가진 에스트로겐이 함유되어 있다.

또 석류에는 쿠메스탄 계열의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은데 이는 콩에 들어있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에 비하여 생리 활성이 16배나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식품의약안전청에서는 석류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가장 풍부한 식물로 규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최근 석류에 대한 관심은 바로 항암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전립선 암세포를 늙은 쥐에게 주입하여 전립선암을 유발시킨 다음 석류즙을 투여한 결과 전립선암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전립선암 세포의 증식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2011년만 하더라도 미국 국립보건원에는 전립선암에 대한 효과를 검정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암에 대한 효과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고 다양한 질환에도 석류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일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나 당뇨, 및 동맥경화증과 같은 무려 32가지의 질환에 대한 석류의 효과를 판정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임상시험에는 임신기간 중에 석류즙을 복용하게 되면 태아가 두뇌 손상을 받는 비율이 적어진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산모는 임신기간 중에 임신 오저로 구토와 오심 등의 고통을 겪게 되면서 식욕을 잃게 되고 이에 따라 영양이 결핍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석류즙을 복용하게 되면 오심이나 구토의 증상은 물론이고 식욕부진도 개선되기 때문에 산모는 물론이고 태아의 건강에도 좋다. 
 
석류에는 많은 미네랄과 안토시안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여기에 비타민C도 풍부하기 때문에 석류를 많이 먹게 되면 피부의 보습작용을 돕는 효능도 있다. 흔히 세기의 미녀라 일컬어지는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던 과일이 바로 석류였던 것도 석류가 피부를 맑고 탱탱하게 만드는 효과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안토시안은 눈을 맑게 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석류를 많이 먹었을 터인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는 맑고 깨끗하고 촉촉한 피부에 맑은 눈을 가졌을 것이어서 모든 남성의 마음을 황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인도에서 석류를 피부를 탱탱하게 하고 처진 가슴을 올리고 백내장을 막기 위해서 사용한 것과 일치하는 효능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미녀는 석류를 좋아한다는 광고의 표현도 석류를 좋아하면 미녀가 된다로 바꾸어야 될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전립선암에 대한 항암효과도 있다고 하니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도 좋은 과일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브레이크뉴스> 전북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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