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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 퍼포먼스 그리고 '남성'의 무게
'성재기' 마포대교 투신 둘러싼 다섯 가지 논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3/07/29 [12:20]
지난 26일 오후 3시 23분경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에 대한 수색이 28일 오후 사실상 종료된 가운데 그의 투신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언론매체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는가 하면 이는 SNS상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일고 있는 논란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자살이었느냐 퍼포먼스 이었느냐 ▲남성연대를 이끌던 성재기 대표는 왜 이런 돌출행동을 했느냐 ▲현장에 있던 네 사람은 자살방조죄로 처벌 될 것인가 ▲돌발적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 1억 원의 의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 마포대교에서 투신이 있기 약 1시간 30분 전의 성재기 대표    © 추광규


# 자살 이었나! 퍼포먼스 이었나!
 
성재기 대표 투신을 둘러싼 가장 큰 의혹 가운데 하나는 자살이었는가 아니면 퍼포먼스였느냐다. 결론적으로 먼저 밝힌다면 이날 투신은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 스스로가 제안하고 실천에 옮긴 '퍼포먼스'였다.
 
기자는 성재기 대표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하기 약 8분전 까지도 함께 있었다. 성 대표의 인터뷰 요청에 따라 26일 오후 12시 15분경부터 그가 여의도에 있는 남성연대 사무실을 떠나던 오후 15시 12분경 까지 함께 있었던 것.
 
또 이 과정에서 그의 일거수일투족과 함께 그가 왜 한강다리에서의 투신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치는지에 대해 언론사 가운데는 유일하게 3시간여 가깝게 진솔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살이었는지 아니면 퍼포먼스였는지를 따져 보자.
 
첫째, 남성연대는 이날 퍼포먼스와 관련 모 스포츠음료 회사에 행사 물품 후원을 요청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즉 투신 2시간여전인 이날 13시 20분경 남성연대는 기능성 음료를 판매하는 회사에 전화해 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통화 내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만약 자살을 하겠다고 했다면 그리고 위험성을 느꼈다면 성재기 대표는 스포츠음료 회사에 후원을 요청하라고 했을 수 있었을까? 합리적 관점에서 맞지 않다.
 
둘째, 기자가 머물렀던 26일 오후 12시 15분경부터 투신을 위해 사무실을 떠나던 오후 15시 13분경 까지 남성연대 사무실은 쾌활한 분위기 이었다는 것. 물론 행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실제 이날 13시 40분경 일간베스트에 성 대표 투신을 코믹하게 묘사한 웹툰이 올라오자 이를 본 남성연대 회원들은 폭소를 터트렸다. 성 대표 또한 이 웹툰을 보고 웃음을 멈추지 못했었다.
 
이 뿐 아니다. 성 대표는 기자가 찍은 인터뷰 사진에 대해 웃는 모습이라고 진지한 모습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다시 찍어 달라고 요청했었다. 또 그는 왼쪽 방향에서 포착하는 얼굴 보다는 오른쪽에서 포착하는 얼굴이미지가 더 낳게 나온다고 포즈를 새롭게 취하기도 했었다.

표창원 전 교수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성 대표가 자신 스스로 사망가능성 알고 있었을 것’라는 취지의 주장에 반론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자살을 하겠다는 또는 사망가능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 그토록 쾌활할 수 있었을까? 표 전 교수의 주장에 반해 그런 정황이 아니었다는 그 정확한 반증이 아닐까? 
 
 
▲ 성 대표는 웃는 모습이 나오면 안된다고 다시 촬영을 부탁했다. 이 모습이 그가 마지막으로 웃는 모습이 아니기만을 빌뿐이다.  마포대교에서 투신하기 약 1시간 20분 전 쯤의 모습이다.     © 추광규    


# 현장에 있던 네 사람 형사 처벌 받을까?
 

성재기 대표가 투신 한 후 소방당국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자 마포경찰서는 현장에 있던 남성연대 회원등 네 사람에게 자살방조죄 적용을 할 것인지에 대해 법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대부분의 언론은 성 대표의 투신과 관련 '자살 방조'라는데 무게를 싣고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남성연대 회원과 함께 KBS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이 과연 사실과 부합할까? 만약 책임이 있다면 그에 따르는 합당한 비난을 받아야만 할 테다. 하지만 기자가 파악한 사실에 비추어 그 같은 비난은 적절치 않다.

투신 1시간 30분여 전 쯤 남성연대 회원과 수상구조 자격증을 가진 자원봉사자 그리고 성재기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마지막으로 이루어진 회의 자리에서, 수상구조 자격증을 갖고 있는 신 모 씨가 안전을 위해 성 대표가 뛰어 내린 후 자신도 같이 뛰어 내려 안전을 도모하겠다고 하자 성 대표는 '진정성이 없다'며 단호히 거부했기 때문.

즉 주위의 만류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 어떻게 자신의 진정성을 호소할 수 있겠느냐‘는 결연한 의지에 더 이상 만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성 대표는 투신 3시간 전부터 사무실을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몸을 가볍게 풀고 있는 등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한편, 현장에 있던 네 사람의 형사 처분 유무와 관련 조용주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에 법리적 의견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조 변호사는 "자살관여죄에는 자살교사와 자살방조가 있다."면서, "자살교사란 자살의 의사가 없는 자에게 자살의 결의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며, 자살방조란 자살행위를 용이하게 하여 주는 것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자살할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이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 자살방조죄가 성립한다."고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그러나 성재기 씨가 자살이 목적이 아니라 남성연대에 대한 지지와 관심을 요구하기 위하여 행한 행위라고 생각하고 설마 성재기 씨가 자살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하였다면 자살방조의 고의가 없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조 변호사는 계속해서 "이런 경우 미필적 고의도 생각할 수 있지만 기자와 카메라맨은 성재기 씨의 요구에 의하여 아니면 연락에 의하여 홍보를 하기 위하여 왔고 자살을 할 정황에 대하여 인식을 할 수 있었다는 사정이 없었다면 이들에게 자살방조죄를 묻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고 법리적 견해를 밝혔다. 

 

▲ 남성연대 여의도 사무실내 성재기 대표 방 앞에서 써 있는 글귀     © 추광규

 

# 투신 성재기 왜 강물을 빠져 나오지 못했을까?  

 
성재기 대표는 다소 엇갈리기는 하나 15시 13분경 여의도 남성연대 사무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콜택시를 타고 마포대교로 이동했다. 도착한 시간은 15시 21분경으로 추정된다. 현장에 도착한 성 대표는 곧 바로 난간을 넘어가 바깥쪽에서 붙잡고 서 있었다.
 
성 대표가 이처럼 난간을 넘어가 서 있는 상태에서 마포대교 남단 쪽에 있던 경찰과 소방대원이 성 대표를 발견하고 뛰어오자 '감사합니다'는 말을 남기고 15시 23분경 난간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여기서 안타까움이 진한 것은 당초 남성연대가 안전을 위해 배치키로 했던 각 요원들이 채 제 자리를 잡기전 성 대표가 붙잡고 있던 난간에서 서둘러 손을 떼고 뛰어 내렸다는 점이다.  
 
물에 떨어진 후 증언은 두 가지로 갈린다. 성 대표가 투신하기는 했지만 물에 떠오르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증언과 함께, 투신 직후 물에 떠 오른 후 머리가 들락날락 하면서 물살에 휘말려 하류 쪽으로 떠내려갔다는 증언이 바로 그것.
 
이와 관련 인명구조전문가라고 주장하는 아이디 '땅콩'은 26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해상이나 한강 저수지 등지에서 수중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수면하강 훈련은 20~30미터 내외에서 수십 번도 넘게 훈련 받음, 인명구조 수상안전강사 스킨스쿠버 등등 민간자격증과 특수부대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이디 땅콩은 이어 사고의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 추락사 ▲쇼크에 의한 익사 ▲유속에 의한 익사 등으로 구분했다.
 
첫째 추락사의 경우 "수심이 깊지 못해 투신시 지면에 충동해 사망"하는 경우인데 "수면이 5미터가 안 나올 때 투신 하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경험에 따르면 "10미터 다이빙 풀이 5미터 수심인데 3미터 정도 들어간다."며 자신의 경험을 밝혔다.
 
이와 관련 "성재기가 뛴 곳은 마포대교인데, 수심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분간이 안 간다. 상당히 수변과 가까운 상황이라 말이야. 만약 5미터 정도의 수심이 확보가 안됐다면 추락사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디 땅콩은 "다만 아무리 높아도 수압 때문에 5미터 밑으로는 안내려가 즉 5미터만 확보돼도 이 경우는 해당이 없다."고 분석했다.
 
성 대표가 투신하기전 미리 현장에 나가있던 남성연대 회원이 파악한 마포대교 수위는 4M이었다.

둘째 쇼크에 의한 익사의 경우, 아이디 땅콩은 "수면과 닿을시 충격을 받아 쇼크해서 수중으로 잠수할 때 정신을 못 차리고 허우적거리다가 익사하는 경우"라면서, "가장 확률이 높은데 이게 가장 무서운 게 뭐냐면 아주 조금만 헤엄칠 줄 알아도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는 능력이 되는데 쇼크를 받으면 어디가 위고 밑인지 분간이 안 돼 그래서 허우적거리는 케이스"라면서 "난 안타깝지만 이게 확률이 제일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셋째 유속에 의한 익사의 경우, 아이디 땅콩은 "한강의 유속 때문에 수면위로 간신히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흘러가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되지 못했을 경우"라면서, "본인은 수면위에 떠올랐지만 구조대가 발견을 못하고 계속 떠내려가는 경우"라고 분석했다.
 
아이디 땅콩은 이와 관련 "성재기가 조금이라도 수영을 할 줄 안다면 겁먹지 말고 침착하게 입수한 다음에 수면위로 올라와서 구조를 요청하면 돼, 내가 알기로 마포대교에서 멀지 않은 서강대교에 바로 구조대가 있거든. 출동하면 1분 내외로 도착하니 괜찮았을 텐데 근데 쇼크를 먹어버리면 솔직히 살아나오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아이디 땅콩은 마지막으로 "수영 좀 하는 사람이면 제일 먼저 겁을 별로 안 먹거든 때문에 쇼크를 덜 받고 여기서 살아나올 확률이 가장 높아진다. 근데 쇼크를 받고 수중으로 4미터 이상으로 들어가게 되면 답이 없다."고 분석했다. 
 
 

▲ 남성연대 사무실에 있는 냉장고 내부 모습. 기본적인 식자재가 거의 대부분 들어 있었다. 실제 성 대표와 상근 직원들은 식사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 추광규

 

# 남성연대 재정난이 퍼포먼스를 펼치게 된 직접적인 동기?

성재기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남성인권 신장을 꾀하는 시민단체를 이끌어 왔다. 그가 남성연대를 만든 건 5년여 남짓. 비영리 시민단체로 서울시에 등록한 것은 지난 5월경 이었다. 

재정난과 관련 성 대표는 “5년여 동안 남성연대를 이끌면서 2억 2천여만 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1억 원은 상징적인 의미”라고 강조한바 있다.

‘1억 원을 빌려 달라’고 호소한 것에 대해 “돈 얘기가 아니면 노이즈가 안 된다.”면서, “제가 만일 어제 트윗을 날리면서 '군가산점' '아청법' '성매매특별법'을 들어 달라고 했다면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만큼이나 일어났겠느냐. 돈 얘기가 들어가니까. 어려우니까 봐달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십시일반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고 답한바 있다.

남성연대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유급 봉사자들이 6명이고 각종 경비들을 합한다면 한 달 운영비로 천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면서, “후원금이 2백만 원 정도 들어오고 있다. 예전에는 더 많이 나갔지만 지금은 그래도 낫은 상황”이라고 강조한 뒤 “어제 트위터 등을 통해 1억 원을 앞에 내걸고 투신하겠다고 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이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었다.
 
# 성재기 대표는 왜 투신이라는 위험한 퍼포먼스를 했을까? 


성재기 대표는 한강 투신이라는 위험한 퍼포먼스를 굳이 펼치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이 지난 5년간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고군분투 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낙심하면서도 퍼포먼스 후 남성연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췄다. 
 
성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피아가 구분되지 않는다. 이번 퍼포먼스를 통해 '종자돈이 아니라 종자되는 사람들'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남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퍼포먼스는 1억 원어치의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성 대표는 계속해서 "이번 퍼포먼스가 끝나면 백 명 중에 열 명이라도 남성연대의 활동의 진정성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준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면서 "열 명중 한 두 사람이라도, '당신 말이 맞다. 진정한 남녀평등을 위해 모든 남녀가 평등하게 같이 실천합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밝혔었다.
 
점심을 함께 하는 가운데 진행된 인터뷰를 포함해 약 1시간 30분 정도가 경과한 투신 약 50분 전인 14시 40분경 현재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후회한다."면서, "어제 트위터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은 정말 부끄러운 짓이었다.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겠다. 이미 공언한 내용이기에 실천에 옮기지 않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결국 성 대표는 이날 퍼포먼스에 대해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루 전 자신이 트위터등을 통해 공언한 것에 대해 실행에 옮겨야만 한다는 압박감을 심하게 받고 있었다는 것.
 
또한 허술한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내린 후 살아 나왔을 때 실제 행한 자신의 진정성을 믿고 남성연대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1억 원어치의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었다.
 
결론이다. '인현우'라는 한 네티즌은 지난 27일 이글루스에 올린 '성재기에 대한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성 대표를 발견한 소방대원과 경찰관이 자신을 향해 뛰어 오자 저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준비 없이 뛰어내려야 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인현우는 이어 그 이유로 "남성연대 대표로서 어엿한 남자로서 자신을 증명해야 했고 한강다리에서 뛰어 내린다는 자신의 말을 증명해야 했다. 거기에 타협이란 있을 수 없었다. '남성'이라는 이름의 무게가 그를 한강으로 떨어트렸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분석에 기자 개인적으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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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7/29 [12:20]  최종편집: ⓒ 신문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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