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신뢰의 순례’- 떼제, 동아시아 젊은이 모임

카리나 선교사 | 기사입력 2013/11/14 [06:16]

‘화해와 신뢰의 순례’- 떼제, 동아시아 젊은이 모임

카리나 선교사 | 입력 : 2013/11/14 [06:16]
10월 초, 대전에서 3박 4일 동안 ‘화해와 신뢰의 순례’라는 주제로 열린 동아시아 청년 떼제모임에 참여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대만에서 온 많은 기독교 청년(카톨릭 포함)들은 많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찬양하고, 생각과 신앙을 나누며 하나의 공동체가 되었다. 순간순간이 감동이었다.  
 
 
 

하루하루를 정신 없이 살아가는 한국생활 속에서 떼제모임은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 준 오아시스 같았다. 얼마 전, 선교보고와 휴가를 위해 잠시나마 독일에 머물며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바쁘게 살아가는지, 긴 시간 동안 힘들게 일하며 살아가는지 느낄 수 있었다. 또 나 자신도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이런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감염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일하던 생태본부의 간사님이 다른 부서로 옮긴 이후 부터는 일을 할 때 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힘이 든다. 또 요즘은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물론 계속해서 일주일에 몇 번씩 회의와 강의, 대화나 토론에 참여하며 열심히 듣고 배우고 있다. 3개 국어로 보고서를 쓰고, 여러 자료를 번역하고 좋은 사람들과 수다도 떤다. 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시민단체 사람들과도 만나고 광주를 비롯해 많은 지역의 사람들과도 친해졌다.
 
대전에서도 역시 첫 날을 보내고 나니, 사람들이 나의 얼굴을 알아보았고, 두번째 날부터 통역부탁이 들어왔다. 또다시 많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 그리고 재미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내가 젊은 동아시아 그리스도인들과 가볍게 수다를 떠는 동안에도 대양주에서는 쓰레기 섬들이 계속해서 커지고, 우림들이 파괴되며, 북극의 빙하가 녹고, 비옥한땅이 메말라 가고, 사막화가 촉진되고 있었다.
 
떼제모임 중, 신한열 수사님이 아침 성경교육 때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이곳에 도망 온 게 아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난 슬펐다. 사실 난 여러 고민들 때문에 도망치는 마음으로 떼제모임에 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4일 동안 여유를 찾고 깊게 생각하며 기도하는 동안 슬픔을 이겨내고, 많은 도전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모았다. 우리는 매일 맞닥뜨리게 되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모으러 여기에 온 것이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사랑의 얼굴을 주셔서 사람이 된 신이시다. 그리고 성령은 우리가 도전을 이길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이시다. 그 분은 우리 안에 깊은 곳에 계신다. 우리는 성령님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깊은 곳으로 돌아가야 된다.”
 
이 말씀처럼 나는 4일 동안 날마다 화해와 신뢰의 순례의 길을 걸었다. 매일 좀 더 깊은 침묵 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 나 자신에게 집중했고, 하나님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나를 선택하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출처: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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