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대통령 박근혜 유행어 '통일은 大朴(?)'

[6.15본부 칼럼]두 가지 뜻 담고 있는 ‘통일은 대박’.

이 종 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기사입력 2014/01/26 [07:23]

불통 대통령 박근혜 유행어 '통일은 大朴(?)'

[6.15본부 칼럼]두 가지 뜻 담고 있는 ‘통일은 대박’.

이 종 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입력 : 2014/01/26 [07:23]
2014년은 대통령이 유행어를 남기면서 시작하고 있다. 임기 1년이 채 되기 전에 불통(不通), 공약파기로 심각하게 민심(民心)이 돌아서는 가운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표현을 한 것에 이어 얼마 전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통일은 동북아시아 주변국가에도 대박”이라며 강조했다.

 

 

이 말은 남북관계가 지난 이명박 정부 이래로 막혀있던 것이 풀리려는 징조일까? 안타깝게도 지금 상황은 그와는 반대일 듯싶다.
 
작년 말 일부 언론에 남북전쟁을 상상케 하는 불길한 보도가 나왔다. 2013년 12월 23일자 조선일보에는 국정원장 남재준이 원장공관의 간부 송년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한 점도 거리낌 없이 다 같이 죽자.”며 각오를 밝혔다.
 
참석자의 전언은 “조국 통일 달성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국가 보안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조국통일을 위한 ‘구체적 플랜’도 논의 했다. 오는 2015년에는 자유 대한민국 체제로 조국이 통일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에 이어 12월 25일자 리차드 아미티지 전 미국방부장관의 “북한 문제가 풀리기 위해서는 내부 반란이든, 외부 개입이든, 어떤 방식을 통해서라도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냥 한 사람의 거침없는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현직 국정원장이라는 무게와 책임에 웃고 넘어가기에는 심각하게 걱정되는 발언이다. 남재준은 국방부장관이 아니다. 군인도 아니다. 그런데 전쟁통일 의심의 발언을 할 수 있는가? 북한 내부의 혼란을 부추기는 것도 전쟁에 준하는 것이다.

또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4년 1~3월에 북한의 도발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있다고 작년 12월부터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나오는 “통일은 대박”이라는 표현은 정상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염두해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박근혜 임기 내에 통일이 가능하다는 등 국가를 위기로 몰고 갈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비정상이라고 보인다.
 
마치 경제적 효과를 염두해 둔 듯한 표현인 ‘대박’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실제 북쪽에 있는 광산물의 효용가치나 석유 매장에 대한 추측과 함께 보이지 않는 자원에 대한 가치는 실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통일의 미래를 굳이 그리지 않더라도 남북교류협력으로 신뢰를 쌓고 관계가 좋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득이 되는 면이 많다. 실제로 통일까지 가는데 드는 분담비용보다 통일 이후의 통일이득이 훨씬 더 크다는 통계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경제적 효용가치면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가치로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불안감과 긴장,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제도와 법이 인권과 존중을 제한하고 가로막는 인간으로서의 안정을 회복하는데 통일이 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 이런 면에서 진행되는 평화로운 ‘통일’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대박’일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이은 2014년 1~3월 전쟁위기설은 60여 년 간 전쟁을 겪어보지 않아 오히려 ‘전쟁위기’에 무감각해진 우리 국민들에게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키 리졸브, 독수리훈련 등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전후로 고조될 위기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올해 초 북한은 지난 16일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을 중단하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제안'을 우리측에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오는 1월 30일부터 음력 설명절을 계기로 서로를 자극하고 비방 중상하는 모든 행위부터 전면중지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자.’, ‘남한 당국자들 자신부터 입건사를 잘하고 언론매체들을 관계개선 분위기 조성에로 이끌어 조선반도 전역에 화합과 단합의 열풍이 일게 하여야 한다.’, ‘상대방에 대한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중지하는 실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서해 5개 섬의 ‘열점지역’을 포함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를 전면중지할 것을 강조한다.
 
이 제안의 실현을 위하여 우리는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것을 ‘위장공세’, ‘심리선전’이라며 결론적으로 거부하였다. 그러나 진정으로 평화적인 “통일은 대박”을 꿈꾼다면 상호 신뢰회복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어느 지나쳐도 문제가 되지 않다.
 
최소한 어느 한 쪽이라도 “잘 해보자”라고 한다면 잘 해보겠다고 응답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의심하고, 경계하고, 전쟁훈련하고, 이런 가운데 평화와 통일은 없다. 국민의 이익과 안전을 생각한다면 우리도 이에 걸맞는 대답을 하고, 상호 노력을 하는 것이 옳다.
 
1992년 남북의 화해와 협력으로 한미군사훈련을 중지했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올해 3월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14년 새해는 올해만이 아니라 몇 년을 두고 보더라도 중요한 때임은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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