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능력 자질 소양 소신 부족한 공직자 반드시 책임 물어 퇴출하라

빨리 빨리 ‘1등 첨단’만 외치다 안전관리 실종 ‘국제 망신’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4/04/23 [04:23]

정부, 능력 자질 소양 소신 부족한 공직자 반드시 책임 물어 퇴출하라

빨리 빨리 ‘1등 첨단’만 외치다 안전관리 실종 ‘국제 망신’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4/04/23 [04:23]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되도록 연이은 비보에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썩고 문드러져 정신나간'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행태가 실종자 가족들과 유족들의 가슴에 엄청난 대못으로 박혔다.


22일 현재 [탑승] 476명 [구조] 174명 [실종] 181명 [사망] 121명이 확인되고 181명이 아직도 생사를 모르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시신수습이 늘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 국민이 침통해 하고 있다. 여기에 또 안타까운 것은 이 사건을 전 세계가 주목하면서 한국의 안전관리의식이 선진국과는 동떨어져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 해양수산부 이주영 장관은 사고 닷새째날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사고 수습과 구조를 책임지는 주무부처 장관이 처음으로 팽목항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장관의 출현에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는 과연 무얼했느냐,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라며 격렬히 항의했다.


정부부처의 더딘 참사자 구조작업과 주무부처 장관에 대해 분노가 폭발했다. 실종자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 고2 학생들로 대책마련에 고심해야할 교육부의 수장은 '유세'와 '라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서남수 장관은 지난 18일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학생의 안산 빈소를 찾았지만 수행원이 유족들에게 "교육부 장관이십니다"라고 귓속말을 건네면서 유족들의 거센 항의에 한마디 위로의 말은 건네지도 못하고 현장을 황망히 자리를 떠야만 했다.


서 장관은 또 구조된 학생과 가족들이 치료를 받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라면을 먹다가 '부적절한 처신'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그는 슬픔에 잠긴 가족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실종된 가족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곳에서 '의전용' 의자에 앉아 라면을 먹었다고 한다.

 
여기에 안전행정부 고위 공무원의 행동은 더욱 가관이었다. 안행부 송영철 국장은 세월호 참사 현장 사망자 명단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려다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에 안행부는 3시간 만에 송 국장의 직위를 박탈하고 대기 발령했고 20일 사표를 제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 회위에서 "국민들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헌신적으로 근무하는 공무원들까지 불신하게 만드는,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했다.


앞으로 "단계 단계별로 철저하게 규명해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단순히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엄포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스마트폰과 TV 등 첨단산업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이번 여객선 침몰사고의 원인이 인재라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면서 세계 주요 언론으로부터 냉철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력은 선진국 대열에 들었으나 안전관리 의식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천연자원이 부족한 국가 사정상 먹고살 방법으로 ‘첨단산업’만을 무수히 외쳐왔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장만 이루었을 뿐만 국민에 대한 안전관리는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하다. 필리핀만 해도 한 번의 여객선사고 이후 트레일러를 선박에 실을 때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월호의 침몰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요인으로는 부실한 선원교육, 허술한 출항 전 선박점검이 함께 꼽힌다. 단단하게 결박돼 있어야 할 컨테이너 화물이 ‘쿵’소리와 함께 우르르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명벌 조차 1개를 제외하곤 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선의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든 ‘여객선안전관리지침’은 형식에 그치고 사실상 온데간데없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관리 전반에 관한 제도를 확 뜯어 고쳐야 한다.


여객선이든 화물기든 다시는 대형사고가 인재로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개선하고 비상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원들에 대해서도 비상시에 조치해야 할 해원의 임무를 정한 비상배치표를 선내의 보기 쉬운 곳에 걸어두고 선박에 있는 사람에게 소방훈련, 구명정훈련 등 비상시에 대비한 훈련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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