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퍼레이드 반대집회 사회자 양심고백
"세월호 이용하고 하나님 이름 들먹인 기독교단체..."

페이스북 양심고백 "그곳에 열린 세월호 추모콘서트에 세월호는 없었다"

이계덕 | 기사입력 2014/06/18 [11:28]

퀴어퍼레이드 반대집회 사회자 양심고백
"세월호 이용하고 하나님 이름 들먹인 기독교단체..."

페이스북 양심고백 "그곳에 열린 세월호 추모콘서트에 세월호는 없었다"

이계덕 | 입력 : 2014/06/18 [11:28]
▲     © 이계덕
 
 
[신문고] 이계덕 기자 = 지난 7일 신촌 연세로에서 개된 '퀴어문화축제'에 반대하기 위해 '세월호 추모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개된 행사에 사회를 봤다고 주장하는 청년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심선언'에 가까운 사과문을 게시했다.
 
당시 사회를 봤다고 주장하는 A씨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죄의 글' 이라며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오늘 지금까지도 썻다가 지웠다가를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르겠지만..조심스럽게 글을 올린다"며 "6월 7일 토요일 오후에 제가 태그 되었던 글을 보신 분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됩니다만 '세월호 참사 추모 공연'의 탈을 쓴 비상식적인 기독교 단체의 반동성애 모임에 잠시나마 전체 사회로 참여했던 것이,세월호 참사의 피해자 유가족분들에게 너무 부끄럽고 자책감이 계속 들어서 이렇게 사죄의 글을 쓰게 됐다"고 적었다.
 
A씨는 "저는 모태신앙으로 27년째 진보적이지도 보수적이지도 않은 평범하게 기독교를 신앙하고 있는 청년이며, 사실 보수교회와 진보교회의 기준도 모른다"며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격하게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제가 알고, 믿는 기독교적 교리와 신앙적 가치관을 놓고 보았을 때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 쪽에 가까운 청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세월호 추모공연에 사회를 맡게된 경위는 근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문화사역을 주로 하시는 목사님께서 전날 섭외를 요청했고, 저에게 사회를 맡아줄수 있겠냐고 물어 참여했다"며 "혼자 생각하기에는 그저 거리 한쪽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연세로를 완전히 막아버릴 정도로 사람이 동원되어  고의적으로 퀴어축제의 카퍼레이드를 막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 그날 퀴어축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적었다.
 
또 "제가 그 날의 공연이 '세월호 추모 공연'이 아니라고 느낀 이유를 간략히 정리해보자면 공연을 주하신 분과 대화하면서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는 이야기는 전혀 들을수 없었다"며 "합법적으로 퀴어축제를 막기 위해서 '세월호 추모 공연' 타이틀을 대의명분으로 걸어놓은 것 뿐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의 유가족들 혹은 그 사건을 통해서 힘들었을 국민적 아픔에 동참하거나 위로하기 위해서 모인 자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처음 사회를 시작하기 전부터 스스로 '내가 이것을 꼭 해야 하나?' 이런 의문들이 계속해서 들었지만, 사회를 보며 세월호 추모 공연에만 집중해야겠다"며, "또 내가 맡기로 약속을 했으니 끝까지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사회를 결국 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심의 가책이 없는 비상식적인 신앙인들"이라며 "거기 모이신분들은 대부분 미리 다 동원된 분들이었고, 공연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인도에서 기다리고 계시다가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시간(토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10시까지)이 되자마자 통솔하시는 분에 통솔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거리를 점거했다"며, "앞서 통솔하시는 분은 앞에서 '우리가 동성애 카퍼레이드를 막아야 한다! 그리고 여러분은 동네 주민과 지나가던 행인이라고 말씀하시면 됩니다!'라는 자세한 지침까지 내려주시는걸 보았다"며 "무엇이 켕기셔서 지나가던 행인과 동네주민이라고 코스프레를 하셔야 하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동원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좀 곤란한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주 측이 사회를 맡은 저에게 요구하는 사항들이 비상식적이었다"며, "세월호 추모 공연이 진행 중임에도 올라가서 5시부터 카퍼레이드가 진행되니 절대 움직이시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으며, 가장 가관이었던 것은 저에게 저쪽(퀴어축제)에 기세에서 밀리면 안 되니 축구 응원할 때 외치는 대~한~민~국을 외쳐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자리라면 묵념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응원구호라니..충격적이었다"며 "주하신 목사님에게 찾아가서 우리가 응원구호가 아닌 다 함께 묵념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떠냐고 2회 제안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묵념도 좋지만 구호를 외치자. 그렇지만 종교적 구호 혹은 다른 구호를 외치면 시위법에 위반될 수 있으니 대한민국을 꼭 외쳐달라고만 하셨다"며 "이미 그 자리는 세월호 추모는 온데간데없고 오직 퀴어축제의 카퍼레이드를 막을 계획만 가득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 구호는 외치기로 결정이 됐고 저는 올라가기 전까지 계속해서 고민했다"며 "미친 척하고 해야하는지..아니면 여기서 그만해야하는지.."라고 말했다. 또 "아까 공연전부터 통솔하시던(통솔인지 선동인지)분께서 갑자기 어디서 뭘 듣고 오셨는지 엄청 흥분하신 상태로 저 대신해서 갑자기 무대위로 올라가시면서 자신을 신촌 동성애 반대청년 연대 대표라더니 사람들에게 '저들(퀴어축제)이 지금 우리(세월호추모공연)가 연세로를 막고 있으니 루트를 변경해서 이대 쪽으로 가기로 했다 우리가 지금 가서 저들을 막아야 한다 모두 일어나라'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잠시 술렁이더니 대부분의 사람이 일어나서 그분을 따라서 퀴어축제의 카퍼레이드를 막으러 갔다"며 "그 모습을 보고 저는 충격을 받았고, 세월호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이곳에 온 사람들은 없구나 라는 생각에 더 이상 공연을 할수 없다는 생각을 들어 관계자 데스크에 찾아가 더 이상은 세월호를 가지고 이용하는 공연에는 계속 참여할 수 없음을 밝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가던 중 눈을 감고 진심으로 하나님께 회개기도를 드렸다"며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사건을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그런 자리에 잠시나마 참여했다는 것이 신앙의 양심상 너무도 괴로웠고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 고통 받았던 분들에게 너무도 죄송스러웠다"고 설명했다.
 
또 "SNS를 통해서 소식을 계속 접했지만, 세월호 추모 공연은 온데간데 사라져버리고 동성애자들의 카퍼레이드와 그것을 막는 기독교인들의 다툼의 소식들만 전해 들리고 그렇게 세월호 참사 추모 공연은 끝나버렸다"며 "대체 무엇을 위한 공연이었는지..무엇을 위한 모임이였는지 마지막에 다 드러났다. 동성애를 품자고 하는 입장이던, 동성애 반대를 하던 입장이던 그런것들을 떠나서 사람으로서 이용해도 될 것과 안될 것들 구분을 할 수 있는 상식이 부재한 기독교 단체들 '동성애 반대'를 위해 '세월호를 이용'한 분들 같은 기독교인으로써 쪽팔린다"고 전했다.
 
A씨는 "반대를 하고 싶으시면 깔끔하게 반대집회를 여세요"라며 "혹시나 공연을 주했던 측에게 전달이된다면 정식으로 사과하라. 다시는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이며 사람들에게 상처 입히고 목적 달성을 위한 목표로 삼지 않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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