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논란 극복 않고서는 앞으로.....

이종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기사입력 2014/07/12 [05:14]

'종북'논란 극복 않고서는 앞으로.....

이종섭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입력 : 2014/07/12 [05:14]

[신문고뉴스] 이종섭=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에서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도 보낸다는 소식에 잠깐 언론의 열기가 뜨거웠다. 남북의 만남, 하나되는 응원의 열기보다 외모 위주의 선정적인 보도가 많이 등장했지만 9년 만에 남북의 선수단과 응원단이 함께 하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때로는 남북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언제 전쟁의 위기가 닥쳐올지 모르는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분단 60년을 넘어선 우리가 겪어야 할 운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운명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분단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상처와 장애가 일상생활에서 벌어진다는 데에 있다. 여전히 일부의 사람들에게서는 ‘종북’과 ‘빨갱이’는 유효하고 효과적인 무기이다. 나와 ‘다른’ 생각은 곧 ‘틀린’ 생각이 되어 버리고, 이 사회에 발붙일 수 없는 생각이 되어 버린다.

 

민주주의라고 얘기하면서도 ‘다른 생각’과의 소통과 공존, 토론을 통한 발전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사인 입장에서도 이것은 크게 다가온다. 수업 시간에 얘기하는 한 마디,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석, 현대적인 가치, 삶의 방식 등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와 민원, 협박을 들어본 경험이 한 두 번이라도 있는 교사라면 내 스스로의 말과 글에 대해 먼저 머리에서 검열을 하게 된다.

 

‘정치 중립적’이라는 가치는 어찌보면 역설적이게도 문학의 배경을 거세한 가르침이나 반대로 보수적인 입장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면화하게 된다.

 

사회도 다르지 않다. 일단 ‘종북’, ‘빨갱이’로 낙인찍히면 그것에서 헤어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선거에서도 여전히 많이 쓰여왔고, 심지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유족들의 주장,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종북’을 굴레는 덮어씌워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종북 굴레의 중심에 소위 ‘이석기 내란음모 조작사건’이 있다. 이 사건의 2심 판결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진보당 당원들의 강연 녹취로부터 시작한 이른바 내란음모 조작사건이다.

 

얼마 전 진보당 이석기 국회의원을 비롯한 당원들의 내란음모 여부를 판단하는 2심 재판 중에 증인으로 나선 한 역사학자는 제헌입법이 얼마나 급진이었는지, 이 사건이 왜, 어떻게 정치적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강연에 대해서도 귀에 걸어 ‘종북’이라 규정하고, 더 나아가 ‘내란’을 준비했다는 것으로 정당해산이라는 거대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 2014년의 현실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종북 논쟁은 실로 무서운 반통일·분단 이데올로기이고, 남북관계에는 북핵 문제보다 더 강력한 족쇄다.(2014.07.07. 한겨레신문 칼럼)”라고 밝히고 있다.

 

남과 북이 만나고, 역설적이게도 적대적이었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맺어진 72년 7.4남북공동성명,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2007년 10.4남북정상선언을 지켜가는 것이 종북을 넘어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우리가 잘 사는 길을 방해하는 것은 오히려 걷어치워야 한다. 언제까지 서로를 적대시하고, 우리 안에서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인식하고, 상대의 머릿속 생각마저 끄집어내서 판단하려고 하는 시대를 연장하고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떤 주장도 ‘종북’, ‘빨갱이’라는 욕을 먹지 않고 자유롭게 사회 속에서 소통되고, 건강하게 토론될 수 있을 것인가. 이렇듯 종북 논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단 한 발짝도 역사와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여기에는 넘어야 할 큰 장애물과 현실을 보여주는 징표가 있다. 바로 국가보안법과 8월 11일 선고되는 소위 ‘이석기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관한 2심 판결’이다.

 

8월부터 시작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고 ‘종북’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는 시대가 시대가 시작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무쪼록 7~9월 종북 논리를 극복하는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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