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투사 고 성재기 선생님을 추모하며!

허정수 | 기사입력 2014/07/27 [06:41]

인권투사 고 성재기 선생님을 추모하며!

허정수 | 입력 : 2014/07/27 [06:41]

[편집부 주] 이 글은 '성재기 선생을 추모하는 대한민국 고등학생 허정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독자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원문 그대로를 <신문고발언대>에 싣습니다. 한편 故성재기 1주기 추모제가 26일 오후 5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여의도 한강서울색공원에서 열렸습니다.

 

 

▲지난해 7월 26일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하기 1시간여 전의 남성연대 고 성재기 대표. 고 성 대표가 웃는 모습으로 찍은 마지막 사진이다.  © 추광규 기자

 

 

인권투사 고 성재기 선생님의 일주기를 두달여 앞두고!

 

성재기 선생님 영전에 고합니다. 어느덧 성재기 선생님께서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신 지도 1년이 다되어 가옵니다. 선생님, 선생님! 다시한번 목놓아 부르옵니다. 선생님은 가셨는데 이제 무슨 말씀 하오리까. 우리들은 다만 통곡할 뿐입니다. 울고 다시 울고 눈물밖에 아무 할 말도 없습니다.

 

이제 누가 있어 선생님이 남긴 커다란 족적을 따르리이까. 선생을 따를 수는 있어도 선생처럼 모든 것을 헌신하지는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알기에 뜨거운 눈물, 두 뺨에 흘러내리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다만 통곡할 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것 밖에는 없습니다. 울고 울고 또 다시 울음 뿐입니다.

 

아! 남자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누누이 반복해서 강조하셨듯 남자도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하나의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너무나도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습니다. 남자들의 인권과 기본권은 무시되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남자들도 엄연히 아픔과 고통과 서러움과 슬픔을 느끼는 하나의 인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성재기 선생님을 이 땅에 내려보내실 적에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남자들을 구원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선생님은 50년 평생 청춘도 명예도 부귀영화도 다 버리고 오직 일편단심 불쌍하고 소외된 자들의 그늘진 곳을 향하여 살으셨습니다.

 

훌륭한 대학교수 아내의 남편이자 잘 나가는 대구시내의 중견기업인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선생은 불쌍하고 오갈데 없는 남자들을 구제하느라 기꺼이 내려놓으셨습니다. 굴지의 투자상담 사무실도, 대구 시내에서 잘나간다는 나이트클럽도 모두 그만두시고 당신은 의지할 데 없고 오갈데 없는 남자들을 구제하는데 당신의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셨던 것입니다.

 

남자도 약자의 처지에 몰릴 수 있다는 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간단하게 외면해 왔습니다. 여자와 약자, 서민과 노동자들의 권리는 외쳤어도 역시 같은 피와 살을 가진 남자들의 권리에는 다들 무관심했고 냉담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IMF의 여파로 사회가 흉흉할 무렵, 선생은 혈혈단신으로 남자도 인간이라며 남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나서셨습니다. 이 모든 것은 돈과 명예를 바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들 선생님을 돈키호테로 보았고, 아무도 선생의 진가를 이해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가부장제가 사라지고 있고, 과거의 가부장들과는 달리 지금의 젊은 남성들은 약자의 처지에 몰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남자라는 이유로 과거의 가부장들과 싸잡아서 같은 인간들로 몰고가고 매도하는 것이 아닙니까. 이럴 때 선생님은 기나긴 가뭄 끝의 한줄기 빗방울과도 같았던 것입니다.

 

일부 정치인, 지식인들은 인기를 얻으려고 헛된 가부장제의 유령, 가부장제의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그 허수아비, 유령에게 돌팔매질을 합니다. 그리하여 가정 내에서는 돈벌이 기계, 일하는 기계 쯤으로 취급당하는 무수한 남편들, 아버지들의 고통 쯤은 가뿐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가부장제는 사라졌고 지금의 아버지들, 젊은 남성들은 가부장제의 수혜자가 아님을 성재기 선생님 홀로 분연히 지적하고 나서셨던 것입니다.

 

성재기 선생님! 선생님은 군 가산점 부활을 비롯하여 군 복무를 마치고 나온 남자들의 경력단절을 보상할 근본적인 대안, 방법을 요구하였습니다. 일부 편파적인 세력에 의해 군 가산점만 주장한 것으로 몰렸지만, 성재기 선생께서는 군필자들에 대한 학비 지원과 학비 할인 감면, 군필자 장학금 지원 등의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군필자들에 대한 복지시설 무료이용, 군필자들에 대한 교통비 할인 및 면제 등의 무수한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성재기 선생께서는 군복무로 경력단절 손실을 보는 남성들에 대한 다양한 보상방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중 단지 군 가산점 주장 한가지만 크게 부각되었을 뿐입니다.

 

성재기 선생님! 선생은 정녕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셨습니다. 부인의 폭력, 가족의 폭력에 신음하던 남자들, 그런 남자들을 외부에서는 못난 놈, 오죽이나 변변치 못한 놈으로 매도하였지만, 선생만이 그들의 두 손을 맞잡아주며 힘을 주셨던 것입니다.

 

오직 성재기 선생님 당신만이 그들의 퉁퉁 부은 손을 잡아주셨던 것입니다. 부인에게 매맞아서 퉁퉁 부은 얼굴로 선생님 곁에 찾아왔던 남편들, 부인의 폭력으로 온 몸이 시퍼렇게 멍들고 야윈 남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안아주고, 그들의 골절 등의 진료 비용까지 손수 대주셨습니다. 이는 성재기 선생님 당신의 사재를 투자한 것입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을 위해서 선생께서는 기꺼이 아낌없이 주신 것입니다.

 

선생께서는 부인의 외도에 눈물흘리던 남편, 부인의 부당한 이혼 요구에 괴로워하는 남편들을 위해서 직접 법률 상담과 변호사 비용도 지원하셨습니다. 자녀들 때문에 가정을 지키려고 부인의 부당한 폭력과 구타, 폭언, 그리고 부인의 외도를 억지로 참고 참아온 불쌍한 남편들을 선생께서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며, 이들의 쳐진 어깨를 부축하셨던 것입니다.

 

 

선생은 이들의 사연을 외면치 않으시고 내일처럼 손으로, 발로 뛰셨습니다. 때로는 무더운 날씨에, 때로는 비를 맞아가며, 길에서 컵라면과 빵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이들 불쌍한 남편들을 전심전력을 다해 도와주셨습니다.

 

선생은 성폭행 모함을 당한 남성들을 구하시고, 직접 변호사 선임과 소송 지원, 소송 비용까지 희사하셨습니다. 허위 성폭행 무고를 당한 남성들의 사연을 접할 때마다 선생은 내 일처럼 나서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셨습니다. 그렇게 성범죄자라는 오명을 쓰고 매장당할 뻔한 이천칠백오십 명 남자들의 인생을 구하셨습니다.

 

이천칠백오십 명 남자들의 인생만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들의 생명과 가정을 성재기 대표님께서 구하신 것입니다.

 

허위 성폭행 신고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모두들 색안경을 쓰고 쳐다볼 때, 선생께서는 내일인 양 나서서 이들의 사연을 듣고, 이들 성폭행 무고 피해자들의 죄 없음을 호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직접 변호사 선임과 소송 지원, 소송 비용까지도 기꺼이 내놓으셨습니다. 그들이 억울할지라도 그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재기 선생님! 당신이 아니었더라면 그 이천칠백오십 명의 남자들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매장당했을 것입니다.

 

남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남자다움, 남자니까 라는 것에 정면 비판하셨습니다. 남자니까, 남자다움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대체 남자가 무엇이냐, 남자의 정의가 무엇이냐, 남자다움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항의하셨습니다.

 

사람은 각자 개성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다. 그런데도 한가지 틀, 한가지 기준에 사람들을 억지로 꿰어 맞추느라 사람의 개성과 취향을 무시해왔다며 강하게 항의하셨던 것입니다. 또한, 남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임을 여러번,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오죽하면 성재기 선생님의 마지막 유언도 남자도 사람이다 이었겠습니까?

 

성재기 선생님! 당신은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 남자가 되어서, 남자가 쪼잔하게, 남자니까,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는 것은 상당히 폭력적인 발언이라 하셨습니다. 선생께서는 남자도 못할 수 있고, 남자도 아플 수 있고, 남자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남자 역시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한 사람의 인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껏 이 당연한 사실을 외면해왔습니다. 선생께서는 남자도 아픔과 고통을 느끼는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리느라 동분서주하셨습니다.

 

성재기 선생 당신은 아무도 관심갖지 않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게이, 트랜스젠더 등 남자 동성애자들에게도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셨습니다. 선생께서는 2011년 1월부터 남성의 쉼터를 열어 노숙자, 가출 남편, 매맞는 남편, 가출 청소년, 집에서 쫓겨난 청년 실직자들, 게이와 트랜스젠더 등 동성애자들에게 무료로 쉴 곳을 제공하였습니다.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던 이들 가출 남편, 가출 청년과 실직자들, 동성애자을 받아들여 이들에게 무료로 머물 곳과 숙식을 마련해주신 것입니다. 이땅에서 무시와 박해의 대상인 게이, 트랜스젠더들까지도 선생은 보듬으셨던 것입니다.

 

부인에게 매맞아서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광대뼈가 주저앉았다는 신탄진 출신의 어느 40대 가장을 보고 선생께서는 크게 충격을 받으셨다 하셨습니다. 울산 북구에서 올라왔다는 어떤 남편은 알콜중독자 부인의 구타로 온몸에 피멍이 들었지만 자식들 때문에 이혼하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부인의 폭력을 피해 도망온 이 남자, 주변에서도 여자한테 매맞는 놈이라는 멸시와 무시를 당하던 이 남자들을 보고 충격받으신 선생께서는 가출 남편, 쫓겨난 청년 실직자,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동성애자 남자들을 위해 자신의 사비를 투자해 숙소를 열고 이들에게 쉴 곳, 거처,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던 것입니다.

 

방값 떨어진다, 땅값 떨어진다는 욕을 먹고 매도당해가면서까지 선생께서는 오갈데 없는 이들을 구제하셨습니다. 쉼터로 몰려오는 노숙자, 가출 남편, 청년 실직자, 동성애자들의 수가 많아지자 선생께서는 쉼터의 공간이 부족하다 하여 강남구 역삼동의 오피스텔, 영등포구의 오피스텔, 그리고 2012년 5월에는 남성연대 숙소까지 개방하였습니다. 선생은 남자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놓으셨습니다. 이는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선생께서는 이러한 자신의 체험을 근거로 미혼모 거주시설을 늘릴 것, 가출한 미혼모에게 거주할 공간과 이들에게 직업을 제공할 것, 미혼모에게 경제력을 향상시켜서 사회 정착을 도와줄 것을 적극 호소하셨습니다. 이는 선생께서 쉼터를 운영하고 숙소를 개방하면서 노숙자, 가출 남편, 가출 청년, 청년 실직자, 동성애자들에게 단순히 거처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직업을 주선하여 스스로 살 길을 찾도록 했던 그 경험에서 우러나온 한 마디였습니다.

 

미혼모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단, 장기간 거처를 제공하고 일자리 주선 및 직업훈련을 통해 자립할 기회를 주자는 말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의 이러한 체험에서 우러나온 말은 탁상공론에 의해 묻혀지고, 무시당하고, 묵살되었습니다.

 

성재기 선생님! 당신께서는 여권신장을 말하면서도 일부 상류층 여성, 지식인 여성들의 엽관운동에만 신경쓰고 쓸데없이 재벌가 딸, 며느리 상속에만 신경쓰면서도 장애인 여성, 미혼모들의 취직과 사회정착은 등한시하는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을 여성의 이름을 쓰고 이권만 챙기려는 강도들이라고 일갈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성 인권을 외친다면 미혼모와 장애인 여성들이 편견 없이 사회에 정착하고 쉽게 취직, 이직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의 이름을 달고도 미혼모와 장애인 여성의 취직, 사회정착은 외면하는 사이비 여성단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성재기 선생님 당신은 또 결혼과 연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장애인 남성들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장애인 남자들은 여자들의 선택도 받지 못한다며 아쉬워했습니다. 그래서 성재기 당신은 2011년부터 2년간 농촌총각 국제결혼 지원 사업과 함께 장애인 남성들의 중매결혼까지 발벗고 나섰던 적도 있었습니다.

 

장애인 남자들은 여자는 물론이고 사회로부터도 냉대받고 버림받는다고, 약자 중의 최 약자인데도 남자라는 이유로 외면당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장애인 남자들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가족들에게도 버림받고 냉대받는다는 것을 당신은 누누히 강조하셨습니다. 장애인이기 이전에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남자이기 이전에 인권과 기본권을 가진 인간이었습니다.

 

남자이기 이전에 사랑받고 싶은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껏 우리는 장애인 남자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괴물취급하고 무시하고 멸시해왔습니다. 심하면 바보 병-신 등의 육두문자와 비속어로 모욕을 주기까지 했습니다. 장애인 남자들은 남자라는 이유로 아무도 약자, 소외받는 자들로 취급하지 않고 그냥 넘겨왔던 것입니다.

 

성재기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개인의 권리, 인간의 존엄성도 늘 강조하셨습니다. 부인에게 매맞고 퉁퉁 부은 얼굴로 나타난 어느 남편과 부인의 폭력으로 온몸에 골절의 흔적이 심하고 생명까지 위태로울 뻔한 이 남자들을 보고 충격받으신 선생께서는 가정과 조직, 사회 이전에 내가 나를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닭으셨다 하셨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에 앞서서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하라던 선생님의 말씀!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어야 비로소 남을 사랑할 수도 있다던 선생님의 그 말씀! 영원히 잊지 않겠나이다.

 

선생께서는 이토록 부인의 외도에 눈물 흘리던 남자, 허위 거짓 성폭행 무고를 당한 남자들! 가출 후 오갈데 없는 남편들, 청년 실직자들, 동성애자들! 모두들 못난이 취급하며 무시했고, 누구도 쳐다봐주지 않던 이들의 손을 당신만이 기꺼이 잡아주며 격려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제 누가 있어 이토록 헌신할 수 있으리이까. 지금껏 우리들의 두 뺨에 뜨거운 한 줄기 눈물이 계속 흐르는 것은 한 사람의 인간 성재기가 죽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그 열정과 헌신을 이제 다시 볼수 없다는 그 설움이 북받치는 것입니다.

 

당신이 지난 십여년 넘게 보여준 그 용기와 열정, 그 헌신이 애닲습니다.  선생께서는 이토록 부인의 외도에 눈물 흘리던 남자, 허위 거짓 성폭행 무고를 당한 남자들! 가출 후 오갈데 없는 남편들, 청년 실직자들, 동성애자들! 모두들 못난이 취급하며 무시했고, 누구도 쳐다봐주지 않던 이들의 손을 당신만이 기꺼이 잡아주며 격려와 용기를 주었습니다.

 

이제 누가 있어 이토록 헌신할 수 있으리이까. 지금껏 우리들의 두 뺨에 뜨거운 한 줄기 눈물이 계속 흐르는 것은 한 사람의 인간 성재기가 죽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그 열정과 헌신을 이제 다시 볼수 없다는 그 설움이 북받치는 것입니다. 당신이 지난 십여년 넘게 보여준 그 용기와 열정, 그 헌신이 애달프고 쓰라려서입니다.

 

성재기 선생이시여. 새벽을 알리는 먼 동이 아련히 보이지만, 아직도 어두운 밤입니다. 언제까지 울고 있지만은 않겠습니다. 선생께서는 정녕 이렇게 떠나가셨지만 언제까지 울고 있지만은 않으리다. 우리들은 선생님의 끼치신 뜻을 받들어 남자도 사람이라는 사실 잊지 않겠습니다. 차별과 편견이 없는 사회를 열어나가기 위해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작은 것부터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남자니까, 남자가 그것도 못하냐는 폭력적인 발언, 이제 다시는 하지 않으렵니다. 어렵고 소외된 처지에 놓인 남자들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의 고귀한 말씀 듣고, 선생님을 따랐던 지난날의 아름답고 고귀한 추억, 추억으로 남기지 않고 선생님의 유지를 따르고 계승하겠습니다.

 

선생님은 결코 가시지 않았습니다. 성재기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재기 당신의 육신은 사라졌지만 9천만 동포의 가슴 가슴마다 살아계십니다. 육신은 한줄기 재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늘나라의 낙원에 가셨을 것이로되 그 뜻과 헌신과 열정! 20년 성상 컵라면과 빵으로 때우며 풍찬노숙하며 뛰던 당신의 피와 눈물과 열정, 9천만 동포의 가슴속에 동상이 되어 길이길이 계실 것입니다.

 

선생의 위대한 헌신과 고귀한 희생은 이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우리 9천만 민중의 가슴속에 알알이 새겨져 혈관을 타고 힘차게 흐를 것입니다. 선생님의 고귀한 희생 헛되지 않도록, 선생님의 위대하신 영전에 삼가 맹세하는 바입니다.

 

하늘의 별이 되신 선생의 영령이시여, 하늘에서도 부디 이땅의 소외된 남성들을 굽어살피시고 그들의 그늘에 한줄기 빛을 비추어 주소서! 지금도 어딘가에서 눈물흘릴 수 많은 남편들과 아들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소서!

 

2014. 06. 29

 

성재기 선생을 추모하는 대한민국 고등학생 허 정 수

 

 

  • 도배방지 이미지

  • 지나가다 2014/08/04 [00:13] 수정 | 삭제
  • 걱정 반 기대 반
  • 유동성 2014/08/02 [09:48] 수정 | 삭제
  • 그리고 그 자신이 원하던 것은 이루지도 못한채 억울한 오명만 썼고 생각할수록 슬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