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위기.... 탈출구 학원축구에서 찾아야

김병윤 | 기사입력 2014/08/20 [04:45]

한국축구 위기.... 탈출구 학원축구에서 찾아야

김병윤 | 입력 : 2014/08/20 [04:45]

[신문고뉴스] 김병윤 =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으로 인하여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이라는 장밋빛 꿈을 꾸며 기대를 한껏 부풀렸던 한국축구는 그러나 조별예선 1차전 러시아와 1:1 행운의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제물 대상으로 삼았던 알제리에는 처참한 1:4패를 당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고, 1.5군이 출전한 3차전 벨기에에게 마저 0:1로 허무하게 무너지며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채 귀국, 거센 비난과 비판 끝에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이 사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가대표팀 성적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그동안 국가대표팀 성적과 축구발전은 비례한다는 주장과 이에 부정적인 의견이 팽팽히 맞서 왔다. 한국축구의 현실적인 면을 볼 때 이 같은 양측 주장은 모두 설득력이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축구는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성적에 따라 아마추어와 프로축구 희비는 명확히 엇갈렸다. 그 대표적인 예는 2002년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4강 성취였다.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4강 성취는 한국축구 약 120여년 역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큰 업적이었으며, 또한 아마추어와 프로축구 모두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주며, 8연속 FIFA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찬란한 금자탑을 쌓도록 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으로, 발전 계기의 지속성이 사라지며 아마추어와 프로축구는 성장 동력을 잃었다.

 

한국축구는 8월 FIFA가 발표한 랭킹에서 57위를 기록했다. 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가운데서도 일본 44위, 이란 48위, 우즈베키스탄 51위, 요르단 56위 뒤를 이은 순위다. 특히 아시아축구 변방으로 치부되어 온 요르단 보다 순위가 뒤진다는 것은 수치며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축구 능력의 현주소는 FIFA 랭킹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숫자상 순위 지표일 뿐 현실은 그 이하 수준임에 틀림없다.

 

한국축구는 아직까지도 축구선진국에 비하여 축구행정, 제도, 시스템, 인프라, 활성화 등등에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국가대표팀 성적에만 연연한다는 것은 축구발전을 포기하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현재 한국축구의 아마추어와 프로축구는 잃어버린 성장 동력을 되찾지 못한 채, 아마추어축구는 인프라 구축과 활성화 방안에 대안부재를 드러내 놓고 있으며, 프로축구는 선수 해외진출이라는 덫에 걸려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축구 행정에서 축구를 하는 건 슬픈 일이다." 2012년 호주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박지성이 던진 이 한마디는 한국축구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한국축구 발전의 키워드는 아마추어축구 인프라 구축과 활성화다. 이의 실현 없이는 프로축구 발전은 물론 국가대표팀 국제 경쟁력 향상은 '언감생심'이다. 7~8월 전국곳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축구대회가 개최됐다. 특히 초. 중. 고등학교축구대회는 한국축구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의 대회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대회는 팀 관계자와 지도자, 선수, 학부모들만이 참석한 그들만의 대회에 그쳤고, 선수들 기량과 경기력 역시 향상된 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금 과거처럼 초. 중. 고등학교축구대회가 개최되면 어느 학교, 몇 번, 누구라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고 전설로 흐르고 있는 것이 학원축구 현실이다. 그렇다보니 한국축구 숙원인 재능 있는 미드필더와 유능한 스트라이커 모습은 당연히 보이지 않고, 단지 신체적인 조건만이 두드러진 선수만이 몇 몇 눈에 띄고 있을 뿐이다.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는 경기력과 경기경험 축적이 우선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본기다. 이점을 간과한다면 현재 한국축구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은 기본기에 의한 기량이 도외시 된 채 오직 경기력과 경기축적만을 위한 선수로 길들여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학습권보장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되는 주말 리그제다.

 

궁극적으로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은 주말 리그제 실시로 인하여 선수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기본기를 습득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므로 서 기량 역시도 정체되어 있다. 무엇보다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경기력과 경기경험 축적이 아니라, 한국축구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있는 단체는 바로 대한축구협회(KFA)다.

 

즉, 주말 리그제(왕중왕전 포함)를 10~11월까지 지속할 것이 아니라 8~9월에 모두 대회를 끝마쳐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이 기본기와 개인기량 연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부여해 줘야 한다. 아울러 각 연맹 역시도 방학기간 중 개최하는 대회도 페스티벌, 저학년, 고학년 대회를 실시하기 보다는 과거와 같이 대회를 7~10일 사이에 종료할 수 있도록 1교 1팀 출전 대회로 회귀할 필요성이 있다.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게는 대회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질이 문제다. 현재와 같은 대회방법으로는 선수들이 체력적 및 정신적으로 혹사당하여, 각 연맹이 의도하고 있는 경기력과 경기경험 축적과는 정면 배치된다.

 

이 같은 시정사항 모두 대한축구협회가 풀어야할 숙제임은 두 말할 필요성도 없다. 또한 대한축구협회가 우수선수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운영하고 있는 골든 에이지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형평성과 실효성에 의문점이 제기된 선발방식과 훈련으로는 기대하고 있는 성과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

 

골든 에이지 같은 경우 운영에 변화를 줘 각 시.도축구협회에 위임 초, 중, 고 우수선수선발(권역별지도 지도)권을 부여하고, 각 연맹대회 개최 시 우수선수선발(상비군▶연맹대표)로 효율성과 체계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선발팀 지도자역시 각 시.도축구협회와 각 연맹에게 지도경험과 인성, 성적, 기타 등등을 고려 선발토록 한 후,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이를 관리, 감독만 하는 운영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전임지도자 역시 운영방안에 좀 더 현실적이며 적극적일 필요성이 있다. 선발된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주말 리그제 및 전국대회를 수시로 참관, 우수선수를 직접 선발하는 발로 뛰는 운영이 바람직하다.

 

한국축구 미래를 책임질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고 유능한 선수 역시 많이 분포되어 있다. 다만 이 같은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각 연맹 포함)의 효율적인 제도와 더불어 정책 그리고 지도자들이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달려있다.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대회의 양과 경기력 및 경기경험 축적은 결코 아니다. 오직 기본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정책 실시로, 선수들이 자기 발전에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 각 지방축구협회가 개최했던 지역대회도 학습권보장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된 주말 리그제로 인하여 폐지되었지만, 최근 다시 각종 대회가 신설되며 초, 중, 고등학교 선수들은 주말 리그제▶전국대회▶각 지역대회 출전으로 기본기 연마에 의한 개인기량 향상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그렇다보니 지도자들은 성적지상 주위에 빠져든 채 오직 승리를 위한 포메이션을 기초로 소극적인 작전과 전술에만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 프로축구단의 유.청소년 육성 프로젝트도 한번쯤 곱씹어 봐야한다.

 

물론 좋은 정책이며 현실성 있게 받아들여지지만, 한 국가의 축구발전은 특화된 육성 방법을 선택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 이를 간과할 때 프로축구단 육성학교로 인하여 열등감과 좌절감만을 조장, 육성학교vs일반학교 간의 대립각 속에 불신감만 높이고 있다.

 

오늘에 일본축구가 발전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협회의 주도면밀한 행정과 제도는 물론이고 시스템에 있다. 일본축구는 각 프로축구단이 운영자금을 투자 자체적으로 유.청소년축구 육성에 매진하는 시스템이다. 결코 축구협회에서 특혜성의 각 프로축구단에 유.청소년축구 육성을 위한 육성지원금을 지원해 주지 않는다. 이는 축구선진국에서도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한국축구만의 특별하면서도 별난 정책이다.

 

진정 한국축구는 미래의 한국축구 주역인 초, 중, 고등학교축구에 등한시 한 채 국가 대표팀만을 위한 일방통행식 짝사랑 정책으로 국제대회에 출전 4강, 8강 성적을 다시금 거둘 수는 없다. 오직 국가대표팀 성적은 발전을 위한 토대 구축의 한국축구 한 부분에 불과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국축구의 브라질 FIFA월드컵 조별예선 탈락은 큰 충격이다. 그래서 지금 한국축구에 최대 화두는 대표팀도 대표팀 감독 선임도 아니다. 오직 미래의 한국축구 밑거름인 초, 중, 고등학교 축구에 위기의식을 가져야만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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