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화재 취약한 자동차 필수품 '소화기'

허혁 여수소방서 봉산119안전센터 소방사 | 기사입력 2014/08/29 [04:40]

[독자투고] 화재 취약한 자동차 필수품 '소화기'

허혁 여수소방서 봉산119안전센터 소방사 | 입력 : 2014/08/29 [04:40]

[신문고뉴스] 허혁 =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연휴를 맞아 귀성길에 오르게되면 장거리 운전을 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인지 카센터등에서는 운전 전 타이어 공기압, 엔진오일 등을 점검하는 차량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차량의 고장을 막기 위한 예방점검에는 신경쓰면서 정작 차량에 불이 붙었을 때 필요한 소화기는 차량에 없는 경우가 많다.

 

차량 내외부 치장에는 신경쓰면서 가장 간단한 장비는....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여 잘 꺼지지 않는 화재를 소방관이 어렵게 진압하는 영상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사고 영상을 보면서 안타깝기는 해도 그 일이 나와는 관계없는 일인냥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차량용소화기 없이 주행 중이거나 주정차할 때 자동차 엔진 부위에서 갑자기 연기가 피어오르거나,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차량 안쪽으로 떨어져 꺼지지 않은 채 뒷좌석에 불이 옮겨 붙고 있다면 순간 운전자는 누구라도 어쩔 줄 몰라 적잖이 당황하고, 어처구니없이 화를 당하고 말 것이다.

 

자동차가 우리에게 기동성과 편리함을 주는 게 사실이지만 인화성과 폭발성이 높은 연료를 사용하고 있고, 내부장식 또한 불에 잘 타는 가연성 소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화재에 매우 취약하며 착화되면 소화기 없이 진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차량 내부에 방음 등 멋을 내기 위한 인테리어 치장에는 수 백 만원의 비용을 기꺼이 투자하면서도, 화재 시 정작 필요한 2~3만원 정도인 차량용소화기를 준비하는 일에는 인색한 것은 안전불감증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차량 화재의 경우에는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초기 진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로 차량화재 중 고속도로에서의 화재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것은 평균 10분 이상이 걸린다. 직선 거리상으로는 가깝더라도 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한참을 돌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화기 없이 소방차만을 기다리게 되면 가연성소재인 내장재가 순식간에 연소확대 되어 어김없이 전소되어 버리는 일이 생긴다. 만약에 심야에 차량을 운전 중일 경우에는 패닉현상으로 운전자가 미처 대피할 여유도 없이 유독가스 질식과 화상으로 인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자칫 사소하게 여길 수 있는 차량용 소화기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는 귀중한 생명의 도구가 된다는 사실을 늘 마음속 깊이 인식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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