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타이거즈 정신 vs 새정연 정신

[편집위원장 칼럼] 비판 두려워하는 한국 야당, 당신들은 졌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4/09/02 [04:52]

해태타이거즈 정신 vs 새정연 정신

[편집위원장 칼럼] 비판 두려워하는 한국 야당, 당신들은 졌다

임두만 | 입력 : 2014/09/02 [04:52]

[신문고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난 프로야구 광팬이다. 그럼에도 요즘은 야구가 재미없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꼴찌에서 오락가락인 때문이다. 특히 그런 성적을 낼 정도로 약팀이 아님에도 팀 운영을 잘못하여 얻은 성적이라서 더 그렇다.

 

그런데 이 팀은 휴식 후에 게임을 더 못한다. 다른 팀은 휴식 후 더 잘하는데 유독 이팀은 쉬고난 뒤 더 못한다. 나는 이것이 휴식에 대한 훈련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구단이나 프론트가 선수관리를 실패하기 때문이다.

 

 

▲ 1983년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김봉연이 팬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 조종안    


 

# 감독 김응룡과 가난한 구단 해태타이거즈의 정신   

 

예전 이 팀에는 전설적인 감독이 있었다. 김응용이다. 김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에 현재까지는 전설적 성적을 남겼다. 가장 가난한 구단이었음에도 성적은 부자구단을 머쓱하게 했다. 그래서 이 팀만이 가진 정신이 있다. 그것을 '해태정신'이라고들 말했다.

 

감독은 선수들이 어이없는 경기를 하고 패하면 덕아웃에서 의자를 집어 던지고 걷어차는 것으로 분풀이를 했다. 선수들은 이런 감독의 카리스마에 주눅이 들려 더 게임을 못할 것 같은데, 그 다음날이면 언제 그런 경기를 했느냐 싶게 펄펄날았다. 그리고선 연승모드에 들어간다. 그랬으니 그리 많은 우승을 했다.

 

김감독은 아마도 퇴장을 가장 많이 당한 감독일 것이다. 김감독이 항의를 하러 나가면 심판들이 설설 기었다. 그냥 한 두마디 어필이 아니라 그 뚱뚱한 배로 심판을 밀어부치기도 하고 소리도 질렀다. 그러면 항의 대상인 심판은 피하기 바쁘고 나머지 3심은 말리기에 바빴다. 그래도 화를 누구러뜨리지 않으면 퇴장을 시키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시켜야 했다.

 

김감독이 재임할 때 이 팀은 몰수게임도 여러 번 당했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안 되면 선수단을 철수시켰다. 철수 시킨 뒤 경기 감독관이나 심판이 설득해도 요지부동, 철수시킨 선수들을 그라운드로 내보내지 않았다. 결국 심판진은 몰수 게임을 선언하는 것으로 게임을 종료시켰다. 이후 야구위원회는 감독에겐 벌금과 함께 몇 게임 출장정지라는 페널티도 줬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후 이 팀에 대한 심판판정은 오심이 부쩍 줄어든다. 어찌 보면 심판의 재량이라 할 스트라이크 판정도 상당히 후해 보였다. 물론 선수단은 더 독을 품고 경기를 했다.


몰수게임으로 한 게임을 패했으나 이후의 승승장구는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지금도 김감독은 현역 감독이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선수들도 옛날처럼 혹독하게 다루지 않고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나 어필도 좀체 하질 않는다.

 

▲ 1983 시즌 도루왕에 오른 김일권 선수(오른쪽에서 두 번째) © 조종안  

 


지금 한국의 야당, 게임에서 이기고 있는가? 이길 가능성은 있는가? 앞으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은 있는가? 다 없다. 게임마다 판판이 졌으며 지금도 지고 있다. 남은 경기 시간에 역전할 가능성도 없다. 팬들도 그 희망을 버린 지 오래다. 앞으로 새로운 게임에 대한 희망도 없다. 때문에 지금 이 팀에겐 모두가 손가락질뿐이다. 상대 팀은 이 팀을 가지고 놀고, 기자들이나 평론가들은 글질로 가지고 놀고, 상대팀 팬들도 조롱을 일삼는다.

 

그럼에도 이 팀은 감독도 프런트도 선수도 자신들이 지금 무엇을 잘못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그나마 이길 희망이라도 팬들에게 줄 것인지도 모른다. 투수는 볼질이나 하다가 내보낸 주자를 두고 홈런을 맞는다. 선발 구원 마무리 누구라고 할 것 없다. 믿을만한 선발투수도 없고 불펜도 없으며 마무리는 더더욱 없다. 타자는 쳤는데 크면 파울볼이고 잡히면 플라이볼이고 구르면 내야땅볼이며 그도 아니면 삼진이나 먹는다.

 

행여 쓸만한 유망주라도 하나 나타나면 그 유망주가 커서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까 두려워 팀 내에서 죽이기 바쁘다. 또 팬들도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가 주전 자리를 유망주에게 빼앗길까 두려워 때거리로 그 선수에게 욕질을 하므로서 선수가 사기를 잃게 만든다. 이게 지금 한국 야당의 모습이다.

 

# 민생법안 앞세운 새누리... 국민겁박 언론플레이 


다시 말한다. 선수들은 본헤드 플레이나 하고, 심판은 편파 판정이나 하는 게임은 이길 수 없다. 그래도 선수는 남은 게임을 끝까지 해야 한다고? 진 게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라고? 오늘도 지고 다음 날도 지고, 또 그 다음 날도 지는데 그대로 둔다고? 헛소리 말라. 이미 진 게임 버릴 줄도 알아야 좋은 감독이다. 방법이 좀 과격해도 되고 버린다고 욕을 먹어도 된다. 언론으로부터 질타를 좀 당해도 된다. 질타는 지면서 당하거나 과격하게 해서 당해도 같다.

 

오늘(1일)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들과의 면담을 30분 만나는 것으로 종결시켰다. 앞서 내가 지적했지만 이미 예견되었던 바다. 단식정국에서 승기를 잡은 그들은 김재원을 내세워, 자기들이 유족을 만나는 것은 양보가 아니라 설득이라고 선수를 쳤다. 단식정국이 가파르게 갈 때 '합의 가능성' 운운하던 것을 단식 정국이 종료되었다고 판단되자 바로 돌변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 저들은 정기국회 정상화에 응하라고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

 

이유는 민생이다. 국회가 공전하므로 민생법안이 표류하여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단다. 자기들은 다 잘하는데 야당이 협조하지 않고 국회 밖으로 돌아서란다. 자기들은 양보할 것이 없고 야당이 국회로 들어와서 자기들 하자는대로 해주면 만사가 형통한단다. 이들의 요구는 곧 야당은 그냥 무늬만 있고 자기들이 하는 대로 협조만 해주는 존재로 남으라는 거다.

 

이 겁박에는 전 언론이 동조한다. 여당과 대통령의 요구에 언론은 맞장구를 친다. 국가 공영방송인 KBS는 9시 메인뉴스에 국회가 공전되어 민생법안이 표류한다며 지난 몇 달간 국회의원들이 일은 안 하고 돈만 얼마씩 받아갔다고 질타했다.

 

그 뉴스를 하는 화면은 야당의 장외투쟁 모습이다. 야당이 바깥으로 돌면 무엇 때문에 도는지 여당이 어떻게 해야 야당이 국회 안으로 들어온다든지 하는 말은 없다. 그냥 국회 내버리고 밖으로만 돌면서 돈이나 받아먹는 도둑놈들이라는 뉘앙스 뿐이다. KBS가 이럴진데 조중동안 안 봐도 비디오다.

 

 

▲1일 새누리당과 3차 협상이 결렬된 직후 유가족대책위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훈규

 

 

# 정국 정상화의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게 있다


정국 정상화의 최종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게 있다. 나라가 망하면 야당 책임이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 책임이다.

 

김대중이 집권한 해 설날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에 세배를 하러 모인 정치인들은 당시 IMF로 나라가 부도날 경각에 달렸는데 "빠른 시간 안에 IMF를 졸업하면 각하는 국민들에게 더 욕을 먹고 DJ만 영웅을 만들어주게 됩니다. 그러니 국민들에겐 미안하지만 야당은 원할한 국정이 되도록 협조할 필요 없습니다"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하여 세간의 잘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랬음에도 그들은 취임한 대통령이 인준을 요구한 총리를 6개월 동안 인준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김종필은 6개월 동안 서리딱지를 떼지 못했으므로 국회에서 시정연설도 국정보고도 할 수 없었다. 지금은 국정원이 된 안기부 1차장까지 했던 정형근이 안기부 시절 고문 책임자였고, 정형근의 지시로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활개를 쳤다면서 검찰이 정형근을 체포하려 하자 검찰 수사관의 공무집행을 공식적으로 방해했다.

 

이부영 김홍신 등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들은 물론 안기부에 끌려가서 죽도록 고문을 받았다는 이신범, 민중당 출신 이재오 등도 합세했다. 즉 과거에 어떤 길을 걸었든 당시 한나라당이란 정당 소속이므로 같은 당 국회의원의 사법처리를 몸빵으로 수호한 것이다. 그걸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야당이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는지에 대한 본보기다.

 

그때 언론은 어땠을까? 모든 언론이 다 그렇지는 않았으나 한나라당이나 정형근에게 노골적으로 우호적 기사를 쓴 언론은 없었다. 김대중 정부의 언론 정화 작업으로 조중동 모두 세무조사를 당하고, 그 끝에 조중동 사주 모두가 구속되거나 소추될 위기에 있었으므로 조중동은 김대중 정부에 극도로 적대적 언론이었다. 하지만 그랬음에도 이 건에서는 검찰의 공무 집행을 방해한 한나라당에 우호적 기사를 쓰지 않았다. 독자들의 눈이 그만큼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나라당은 오불관언이었다. 물러섬이 없었다. 김종필의 총리인준은 계속 거부 되었고 정형근의 체포는 끝내 무산되었다. 정국을 정상화시켜 나라를 경영해야 될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여당은 양보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여러차례 글에서 언급했지만 박근혜의 사학법 투쟁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정국 정상화? 무슨 욕을 먹더라도 요구하는 것이 관철되지 않으면 없다는 외고집으로 결국 여당의 양보를 받아냈다.

 

다시 말하지만 정국 정상화의 책임은 대통령과 여당에게 있다. 국회가 공전하여 법안처리가 표류하고 국정이 난마에 빠자는 것은 여당 책임이다. 야당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지고있지 않다. 정치의 동반자 대접을 받지 않으면서 책임만 나눠갖겠다는 어설픈 정치는 그래서 판판이 깨지는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제 불편한 동거 청산할 때도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야당 책임자라면? 앞서 언급했다. 이미 진 게임이다. 이긴 팀은 비판이 없다. 진 팀은 비판이 따른다.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한 두 게임 지는 거야 스포츠 정신 어쩌구로 칭찬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게임마다 지는 팀에게 페어플레이를 하는 팀이라서 진다고 평가하지 않는다. 맨날 지는 팀이 심판 판정 운운하면 '잘 하면서 심판 탓해라' 라는 핀잔이나 나온다. 다시 말해도 늘 지는 팀에겐 비판과 힐난만 쏟아진다.

 

그래서다. 나라면 진 게임 포기한다. 포기해도 확실히 포기한다. 욕? 바가지로 먹어도 좋다. 아예 선수단 철수 시킨다. 덕아웃 기물 남아나지 않는다. 선수들 주눅들게 하고 심판들 뒤돌아보게 한다. 관중들? 욕하고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욕하면서도 생각은 한다. 그나마 남아서 응원하는 팬들에겐 화풀이 대상이라도 만들어 준다.

 

정기국회? 민생법안? 국정표류? 신경쓰지 않겠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그거 안 한다고 국가 안 돌아가나? 최경환이 내놓은 경제 활성화법안? 그거 없다고 경제 안 돌아가나? 그거 해주면 서민들 금방 부자되나? 내년 예산? 그거 통과 안 되면 정부 운영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손해다.

 

국정감사? 그거 한 번 안하면 내년엔 전 공부원과 정부부처가 다 불법과 탈법으로 국가 세금 함부로 쓰나? 그거 매년 했다고 정부부처와 공무원들이 맑아지고 부지런해지고 국민만 위하는 정책 펼쳤나?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세월호 특별법보다 우선하는 것 없다.

 

그러므로 내가 야당의 대표라면 나는 이 게임 포기한다. 선수단 철수 시키고 몰수게임 당한다. 그러지 않아도 언론으로부터 매일 당하는 야당이다. 이보다 더 당한다고 야당 없어지지 않는다. 한때 한나라당 공천에 목을 맸던 김영환 의원 같은 새누리당 색깔의  사람들은 그리하라고 하면 된다. 130명 전부 따라오지 않아도 좋다. 내가 지금 박영선이라면 내일 당장 의원총회 개최하고 난상토론을 이끈다.

 

그리고 의원 총회에서 "2014년 남은 게임을 포기합니다. 여기에 동조하시면 따라오시고 동조하지 않으시면 떠나시면 됩니다. 따라서 저는 2014년 게임을 포기를 두고 전원투표를 붙이겠습니다. 이 안건이 가하다고 통과되면 제 뜻대로 할 것입니다.

 

부결되면 원내대표와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자리에서 즉시 사퇴하겠습니다. 저는 퇴장할 것이니 원내 수석부대표께서 난상토론 후 이 안건 투표하시고 결과를 공표해 주십시오. 투표없이 결론 없습니다. "라는 발언과 함께 퇴장할 것이다.

 

130명 의원들, 중도니 보수니 화합이니 하는 측과 경경파니 하는 측 어느 쪽이든 박영선의 뜻에 따르는 쪽이 앞으로 야권의 이니셔티브를 쥘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만약 박영선 제안이 투표에서 거절된다면 찬성하는 측이 나와서 따로 당을 만들면 된다. 박영선 제안이 가결된다면 거부한 측이 나와서 따로 당을 만들면 된다. 이제 불편한 동거 청산할 때도 되었다.

 

아무 것도 얻는 것 없이 숫자만 많은 야당은 맨날 지는 경기를 하는데도 그 팀 선수들 연봉만 높은 것과 같다. 그런 팀의 경기에는 팬들이 오지 않는다. 그러니 수백억 들여 경기장 지었어도 관중석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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