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태권도협회' 수상한 경매물건 매입 논란

경매 물건 매입 강행 “박윤국 회장 정치적 목적 위해 활용?” 의혹 제기돼

한국무예신문 | 기사입력 2014/09/28 [04:56]

'경기도태권도협회' 수상한 경매물건 매입 논란

경매 물건 매입 강행 “박윤국 회장 정치적 목적 위해 활용?” 의혹 제기돼

한국무예신문 | 입력 : 2014/09/28 [04:56]
▲ 9월 17일, 박윤국 경기도태권도협회장의 고향이자 정치적 지역구인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한 한 경매물건 매입과 관련한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 한국무예신문

 

 


경기도태권도협회가 태권도전용체육관을 세우겠다면서 포천시에 소재한 한 경매물건을 매입하는 과정이 수상하다. 협회 박윤국 회장이 ‘상식 밖’ 무리수를 둬가며 회원들이 30년간 피땀 흘려 축적한 협회자산 수십억을 특정지역 부동산 매입에 투입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진행되는 땅 매입 절차 형식상 요건은 갖추었다고 하지만....

 

지난 17일(수) 경기도태권도협회 회의실에서 포천경매물건 매입 관련한 사실상의 마지막 회의가 열렸다. 회의 결과 관련해 이사회나 총회 등에서 경매입찰 참여하는 것으로 이미 정해진 바였다. 이름이 ‘경매물건매입 추진기획전략특별위원회 회의’로 붙여진 회의가 끝난 후, 회의실 옆 사무실에서 추진위원 몇 명이 대화를 나눴다.
 
“진입로 문제를 제기한 김○○ 회장 말이 옳다. 그것이 해결 안 되면 우리가 다리(교각)를 새로 놓아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경매물건 내 하자(알박이 땅)부터 해결하고 매입에 나서야 하는데 순서가 거꾸로 진행되고 있다.”
 
“경매물건 낙찰 받으면 건물 관리를 해야 할 관리인도 둬야하고 돈 들어 갈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대화를 나눈 사람은 조모·권모·정모 위원 등이다. 위 대화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경매물건 매입 일로 경기도태권도협회(회장 박윤국)가 뒤숭숭하다. ‘무리수’라고 하는 것은 임기 2년여 밖에 남지 않은 박 회장이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지역구인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한 경매물건(2건)에 협회자산 수십억을 투입해 매입하려는 것이며, 그 매입을 위한 업무 절차적 과정에 있어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협회는 그동안 태권도전용체육관 또는 연수원 건립을 위한 기금을 적립해 왔다.(현재 82억원) 그리고 그 대상지를 물색해 오고 있었다.
 
박 회장은 그렇지만 물망에 올라 둘러본 대상지 또는 시설물에 대해서는 회피하는가 싶더니 몇 달 전 갑자기 감정가 60억 부동산이 5~6차례나 유찰돼 20여 억에 나와 경락 받으면 괜찮을 것이라며 자신의 고향인 포천의 경매물건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협회 임원진들을 포천으로 불러 둘러보게 하였다.
 
그리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매입업무를 진행시켜 나갔다. 그렇지만 임원들의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수십억의 협회자산이 투입되는 곳이 도덕성 문제가 거론될 수 있는 박 회장의 지역구 포천이라는 점과 그 경매물건이 채권관계가 복잡하고 유찰이 수차례 이뤄질 정도로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은 투자적 메리트가 없을 것이라는 점 등이다. 더군다나 경매물건에 ‘알 박기’ 땅 3곳도 발견됐다.


 

▲ 경기도태권도협회가 경매입찰을 통해 매입하려고 하고 있는 문제의 부동산. 현재 이 건물은 폐쇄된 상태로 경매가 5~6차례 유찰될 정도로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은 상태다. (사진출처:Naver)    © 한국무예신문

 

 


이런 저런 하자 등의 이유로 이사회와 총회에서 반대의견이 쏟아졌지만, 박 회장은 이사 및 대의원들의 경매참여 찬반의견을 묻는 투표방식을 박 회장 입장에서 유리할 수 있는 거수공개투표방식을 노골적으로 유도하면서 경매참여 찬성을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자유스런 의사 표출이 가능한 무기명비밀투표를 요구하는 일부 이사나 대의원을 향해 면박 주듯 윽박지르거나 임원선출 외에는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비밀투표가 없다는 둥 ‘비밀투표는 몰래하는 나쁜 것’이라는 식의 상식 밖의 논리를 폈다.
 
확고한 경매참여 의지를 지닌 박 회장이 의장으로서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거수공개투표를 고수하고 나왔으니 애초부터 공정성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6월 25일 이사회 당시 경매참여 반대의견을 지녔던 한 임원은 “박 회장이 빤히 쳐다보는데 반대하는 손을 어찌 들겠느냐? 울며 겨자 먹듯 찬성에 손들 수밖에 없었다”며 거수공개투표에 임하는 자신의 처지와 심정을 에둘러 토로한 바 있다.
 
그 당시 이사회에서 경매참여 문제를 두고 거수공개투표를 진행했음에도 찬반 동수가 나온 건 사실상 경매참여 부결의 의미나 같다고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이 말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7월 1일 진행된 임시총회를 앞두고 경매참여 반대의견을 지닌 대의원들에게 개별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설득을 펼치는 등 여론호도를 꾀하기도 하였다.
 
총회 직전까지도 경매참여 절대반대를 주장한 경기북부지역의 한 대의원은 박 회장의 직접 설득이 주효했는지 정작 총회 날에는 대리인을 내보내 찬성하기도 했다.


 

▲ 포천 경매 물건 관련 지적도. 문제해결이 쉽지 않은 하자가 곳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국무예신문

 


경매참여를 위한 컨설팅업체 및 경매방식 선정 과정에 있어서의 무리수도 문제다. 경매물건 매입을 위한 TF팀을 구성하는 모양새를 꾀했지만, 사실상 독단에 가까운 박 회장 임의대로 구성했는가 하면, 경매컨설팅업체 확정 과정에서 해당 경매물건을 사전 스캔하고 이사회나 총회 등에서 브리핑했던 A업체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배제시키며 박 회장이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B업체가 확정되도록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사회나 총회에서 재산과 관련한 것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면서 거수공개투표를 강요했던 박 회장이 경매컨설팅업체 선정시에는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경매물건 매입에 사용될 협회 기금에 대해서도 일각에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협회 기금은 태권도전용체육관 건립을 위한 목적성 기금으로, 협회가 매입하고자 하는 경매물건(유스호스텔)은 태권도전용체육관 시설로 보기 곤란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시설물중 간이체육관시설이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금자체가 태권도전용체육관 건립이라는 목적성기금이니 체육관이 주체적인 시설이 되어야하므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의 최근 강공 드라이버를 두고 일각에서는 “박 회장 자신이 故 안종웅 전무시대의 독단주의 청산을 입버릇처럼 외쳤지만 그때와 달라진 게 뭐냐”며 “박 회장은 말과 행동이 다른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매물건 매입 금액도 처음 이사 및 대의원들에게 설명했던 금액보다 상당히 증액된 부분도 문제다.
 
최초 경매물건 매입가는 5차례 유찰에 따른 경락가 21억원선이었다. 그러다가 경매입찰 방식 변경과 특정 컨설팅업체 참여 계기 등 입에 오르내리는 금액이 30여억 원에 이를 정도이다. 물건 매입 후 자금 수억을 더 투입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체적인 금액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박 회장이 포천경매물건 매입에 대한 건을 이사회나 총회, TF팀의 회의 등 공식절차라는 당연한 절차를 거치고는 있지만 그 속엔 책임전가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일부선 보고 있다.
 
상식 밖 거수공개투표 강행 등 거의 자신이 뜻한 대로 회의 결과를 도출해놓고, 책임질 일에 대해선 회의결과에 따름했던 것이라고 발뺌할 것이라는 의혹이다.
 
포천경매물건 매입과 관련한 사실상의 마지막 회의였던 지난 9월 17일(수)  ‘경매물건 매입 추진기획전략특별위원회 회의’는 협회가 얼마나 위험하게 이 일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경매물건 매입을 추진하는 TF회의에 참석한 추진위원 상당수가 매입할 경매물건을 구경도 해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이 물건에 자세한 정보조차도 갖고 있지도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하자내용을 어떻게 해결할지와 매입을 위해 투입될 구체적 자금규모 등 제대로 그림도 나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찬성 또는 집행부 위임 등으로 의견을 내놓았다.


 

▲ 지난 7월 1일 임시대의원총회 모습. 이 당시에도 경매물건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 대의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말들이 많았다.     © 한국무예신문

 

 


경기도협회 회원들이 지난 30여 년간 피땀 흘려 축적한 자산 수십억이 투입되는 그야말로 협회 설립 후 최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일이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회장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아니면 회의에 참석하고 수당도 받으니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자는 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어이없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회원들에 대한 도리는 분명 아닐 것이다.
 
임기마치면 떠나버릴 박 회장이 자신의 정치지역구에 수십억 투자유치를 선거용으로 최대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임기 끝난 후 어찌어찌하여 거기에 건립된 연수원(또는 태권도전용체육관)의 책임자를 맡을 요량으로 그러는지는 박 회장 자신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몇 달 전 KBS 뉴스를 통해, 2500억 원이 투자돼 최고의 시설을 갖춘 태권도원이 개원한지 100일이 넘었지만 입장객이 평일엔 120여명, 주말엔 300여명 밖에 찾지 않고 있으며, 원내를 도는 순환버스는 텅텅 빈 채 운영되고 있고 각종 편의시설 등은 개점휴업 상태라 문제가 심각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2005년도 태권도공원 건립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개장 목표 한해 방문객 250만 명 예상했지만 현재는 그 1/10 수준인 20만 명으로 태권도진흥재단이 예상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권도원이 거대 예산이 낭비된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염려하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옛말에 바쁠수록 돌아가라 했고,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법이라 했다. 태권도원과 비교하기는 무리가 없지 않으나, 경기도태권도협회의 포천경매물건 매입이 궁극적으로 연수원 또는 그 비슷한 용도로의 활용을 염두하고 있다고 봤을 때 투자타당성을 견주어 면밀히 검토해 일 그르칠 일 있겠는가.
 
박 회장이 자신의 고향 특정 부동산을 공정성, 객관성 등을 간과해가며 무슨 이유로 무리해가며 매입을 급하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분명 하자 있는 경매물건이고 뚜렷한 해결 대책도 없이 일단 입찰 받고 보자는 식이다. 심지어 경매입찰참여 직전까지도 회의에 참석한 추진의원 조차 그 경매물건을 구경도 못해봤을 정도라면 그 문제의 심각성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포천경매물건 매입과 관련하여 경기도태권도협회의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 무작정 달리는 폭주기관차 같은 느낌이 든다. 제어 기능을 상실한 폭주기관차가 달려간 그 끝은 어떻게 될까?

 

이 기사는 [한국무예신문] 연대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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