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성적소수자 위한 '비온뒤 무지개재단'

트랜스젠더 부모 등 340명이 창립기금 1억 모금, 비영리 민간단체로 탄생

이계덕 | 기사입력 2014/10/15 [09:45]

국내 최초 성적소수자 위한 '비온뒤 무지개재단'

트랜스젠더 부모 등 340명이 창립기금 1억 모금, 비영리 민간단체로 탄생

이계덕 | 입력 : 2014/10/15 [09:45]
▲     © 이계덕
 
 
[신문고] 이계덕 기자 = 국내 최초로 성적소수자를 위한 비영리 공익 재단이 탄생했다. 비온뒤무지개재단(이사장 이신영, www.rainbowfoundation.co.kr)은 1년간의 창립 준비 기간을 마치고 성적소수자 활동가들을 위한 장학 기금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성적소수자 인권 향상을 위한 공익 재단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은 지난 2013년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부모와 인권 활동가들이 함께 뜻을 모아 재단 창립을 결의, 1년 만에 340명의 창립회원과 1억원의 창립기금을 모으면서 만들어졌다.
 
통상적으로 비영리 재단의 창립기금으로 1억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성적소수자를 위한 단일 기금으로는 지난 20년간 국내 성적소수자 인권운동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큰 모금 금액이다.
 
재단 명칭인 ‘비온뒤무지개’는 비온 뒤에 뜨는 무지개처럼 국내 성적소수자들이 저마다의 색깔로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
 
초대 이사장은 ‘트랜스젠더 부모모임’의 이신영 대표가 맡았다. 이 이사장은 “트랜스젠더인 아이를 통해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존중받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다양성의 증거인 ‘다름’을 인정할 때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더 자유롭고 평등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재단을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단은 앞으로 성적소수자에 대한 편견 없는 기부 문화 확산, 재정 안정을 위한 모금사업과 함께 활동·지역·의료·장학·상담·기록 등 6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배분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지난달 말 성적소수자 활동가와 연구자 등 7개 팀을 선정해 총 5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한 지난 2009년에 설립된 한국 성적소수자들의 역사를 수집, 기록, 보관하는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과 2012년에 시작된 성적소수자를 위한 전문 심리상담소 ‘별의별상담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유치, 공익적인 책임과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투명성과 공익성, 신뢰도가 높은 국내 대표적 시민 재단으로 만들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신영 이사장은 “재단의 창립회원으로 성적소수자들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의 참여가 높았는데, 이는 성적소수자 당사자들에게 든든한 힘이 됨은 물론 우리사회도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라며 “혐오와 차별이 아닌 사랑과 평등의 가치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비온뒤무지개재단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에서는 성적소수자를 위한 재단이 사회적 지지 속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미국은 1980년대부터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인권과 복지 향상, 사회적 인식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재단의 설립이 시작됐다. 유명한 재단으로는 호라이즌재단(horizo​​ns foundation), 인간존엄성재단(Human Dignity Foundation), 스톤월 커뮤니티 재단 (Stonewall Community Foundation)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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