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언론의 장애인 비하표현 개선 권고"

이계덕 | 기사입력 2014/11/03 [15:41]

인권위 "언론의 장애인 비하표현 개선 권고"

이계덕 | 입력 : 2014/11/03 [15:41]
[신문고] 이계덕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신문, 방송 등 언론보도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만들 수 있는 지칭이나 속담, 관용어가 사용되지 않도록 주요일간지 10개사, 지상파 방송 3사에 ‘장애인 보도준칙’을 포함한 ‘인권보도준칙’을 준수해 방송 및 신문이 제작될 수 있도록 방송ㆍ신문기자들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의견 표명했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방송, 신문 보도에서 장애인 비하표현이 사용되지 않도록 관심과 주의를 갖도록 의견을 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언론매체에 드러난 장애인 비하표현에 대한 진정이 174건 제기됐으며, 2014년에도 유사한 진정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 ‘인권보도준칙 실태조사’ 및 민간단체의 언론 모니터링 결과, 신문이나 방송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만드는 표현이 빈번할 뿐만 아니라 쉽게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 방송 등 언론 보도에서는 ‘장애자’, ‘정신박약’, ‘불구자’ 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었으며,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 ‘절름발이’, 등의 용어는 ‘벙어리 냉가슴’, ‘꿀 먹은 벙어리’, ‘눈 뜬 장님’, ‘장님 코끼리 만지기’ 등 속담이나 관용어구와 함께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이와 같이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나 관련 속담, 관용구의 사용이 장애인을 비하하는 차별적 표현이라고 무조건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언론매체에서의 표현 및 활용은 일반 개인생활과 달리 여론 형성 기관에 의해, 공적영역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진 표현행위라는 점에서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러한 표현이 특정 장애인을 ‘비하’ 해 사회적 평판 하락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지라도, 과거로부터 답습해오던 부정적 용어와 표현행위로 불특정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심화할 수 있어 인간고유의 인격과 가치에 대해 낮게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또 사회적으로 불리한 집단을 대상으로 부정적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불리한 위치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억압과 멸시의 감정을 갖게 할 수 있고, 동등한 권리의 향유자로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언론의 이러한 표현 관행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 편견 및 유해한 관행의 근절(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8조)’ 노력에 역행하는 것으로, 장애인에 대한 비하 소지가 있는 용어,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 장애 관련 속담 표현 등 관행은, 그것이 장애인의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장애인에 대한 차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개선돼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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