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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마다 받는 카드...'칼일까? 케익일까?'
9번째 받은 카드의 내용은.."올 한해 근무내용 만족 통지서"
 
하늘땅   기사입력  2008/12/28 [07:04]
12월 24일 출근해서 보니 책상에 작은 케익과 카드가 놓여져 있었다. 회사에서 올해로 9번째 받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칼일까?...카드일까? ...긴장된 마음에 카드를 가슴에 대고 한참을 있다 열었다.
 
휴~~~합격통지서였다. 올 한해 일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의 메시지다. 만감이 교차했다. 입사후 매년 이렇게 카드를 받고 기뻐했었는데. 지난 2007년 12월 24일에 나는 칼을 받았었다. 카드에 적힌 내용이...목에 차갑게 와 닿는 칼이었다.

 
▶왼쪽이 2007년 12월 성탄절날 받은 카드 오른쪽이 이번에 받은 성탄절 카드     © 하늘땅

한 해의 업무실적이 형편없다는 뜻이다. 지금 자르지는 않겠으나 앞으로 잘 하지 않으면 자를수도 있다는 경고다. 카드를 읽고 나는  섬뜩한 한기를 느꼈었다. 입사후 '여우'라는 별명을 붙여주시고 해마다 신나는 내용의 카드를 보내시더니 충분히 감안할만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감안하지 않고 냉정한 카드를 보내신것이 너무 섭섭해 카드를 바로 서랍속에 감춰버렸었다.
 
2007년초  내 위로 있던 상사 두명이 은밀히 양다리 영업을 하다가  나에게 덜미를 잡혔다. 솔직하게 불면 용서해 주고 필요하면 도와줄수도 있다고 회유하였더니 그들은 이미 다른 병원에 스카웃이 되었고 두 달후에 현재 하고있는 업무와 같은 업무를 하게 될것이라고...
 
그러나 거래처정보는 빼돌리지 않았고  절대로 같은 구역내에서는 경쟁하지 않겟다고 했다. 8년을 친구처럼, 가족처럼 생활했던 상사이고 가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형편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그것을 덮어주었다. 
 
그러나 일을 본격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시기에 갑자기 영업과장과 실장이 그만둔 상태에서는 부서자체가 운영되기 힘들다고 판단, 윗 선에서 우리 부서를 폐쇄시키겠다고 했다. 나는 어떻게든 책임지고 부서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사정을 하였고 급여를 성과급으로 받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막상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가자. 거래처자료를 빼돌리지 않았다는 전 상사의 말은 거짓이었다. 그들은 우리 병원의  해당업무 직원들이 통채로 자신들의 병원에 스카웃이 되었다는 거짓말로 굵직굵직한 거래처들에게 허위사실로 영업을 하였고 대부분의 큰 거래처들이 그들과 계약을 한 상태였다.
 
더군다나 최악의 문제는 몇년간 키워온 채혈전문간호사 2명을 스카웃해간 것이다. 성인 채혈은 간호사라면 누구나 별 어려움없이 하지만 2살~7살 어린이들의 채혈은 숙련된 간호사나, 병리사가 아니면 하기 힘들다.
 
우리가 더 많은 급여를 주면서 키웠던 채혈전문 간호사와,병리사는 한시간에 50명이상의 어린이 채혈이 가능한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은 어디가서 구하기도 힘들다, (일반간호사,병리사는 한시간에 15명~20명)
 
그 중 한사람이 다시 돌아왔고  지금도 항상 미안하다고 말한다. 암튼 채혈인력이 없어 일이 중단되기도 했으니...그때 전 상사를 상대로 고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나는 적극 반대했다. 고소하기에 인간적으로 그들의 개인형편이 너무 딱한 상태였고(이혼위기, 부도위기)
 
사피자단체에서 일년이상 있어 보니 고소란 최악의 상태가 아니면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잘못이 명백하고 증거도 있으므로 고소를 하면 충분히 우리가 승소를 했겠지만 그 과정에서 양쪽이겪어야 하는 고통도 만만치 않고 서로 망신창이가 되어 결국 제 삼자에게만 유익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오히려 문서에 대해 잘 모르던 그들이 그 후에도 여러번 전화를 걸어와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가르켜달라고 사정할때 두말 없이 견본자료를 보내주곤 했다.  "너무 똑같이 쓰지 말고 약간 봐꿔서 써~ 잘 해봐  같이 먹고 살아야지"
 
우황청심환을 마셔가며 거래처 상담에 직접 나섰고, 실적보다는 서비스위주로 최선을 다해 일했으나 13년 경력의 영업전문가인 그들에게 영업사원도 없이 맞서 싸웠던 우리 부서는  실적이 예전의 50%밖에 나오지 않았고 최종실적보고서를 올릴때 " 내년에는 자신있습니다." 라는 궁색한 변명을 해야했다.
 
그리고 그 무렵 대법원에 계류중이던 나의 사건도 확정패소판결을 받았고 나는 회사에서 차가운 칼 카드까지 받아야만 했다. 올 해초 본격적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 나는 다시는 보고싶지 않은 그 카드의 문구를 잘라  책상 유리판 밑에 깔아 놓았다.
 
<새해에는 더욱 분발하시길...>
 
그리고 지난해 실적위주보다는 서비스위주로 일했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뺏겼던 대분분의 거래처들을 다시 찾았고 예년의 두배에 이르는 계약을 땄고 실적은 예년의 3배에 이르렀다.
 
나를 위기에 빠트렸던 그 두 사람은 실적이 저조해 부서가 문을 닫고 결국 다른 직장으로 또 옮겼다고 한다. 나는 전 상사 2명을 고소하지 않고 관용을 베풀었던것  아주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고소하고, 소송을 건다. 인간적인 노력으로 풀수있는 문제에도 무조건 법적으로만 해결할려고 하는것 같다. 최대한 고소는 하지말되  다른 사람에게 고소를 당할만한 일은 자제해야 한다.
 
또 타인이 나를 평가한 칼처럼 차갑고 냉정한 말이 나를 진정사랑해서 하는 말이다 생각하며 겸허히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나를 발전시키는 뜨거운 에너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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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12/28 [07:04]  최종편집: ⓒ shinmoo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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