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병역면제 취소처분, 법원은 위법판결

이계덕 | 기사입력 2015/01/30 [16:10]

트랜스젠더 병역면제 취소처분, 법원은 위법판결

이계덕 | 입력 : 2015/01/30 [16:10]
[신문고] 이계덕 기자 =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이승한)는, 지난해 6월 병무청이 트랜스젠더 A씨에 대하여 내린 5급 제2국민역(면제) 처분을 취소한 것에 대하여 위법하다면서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병무청은 2005년 A씨가 ‘성주체성장애’를 이유로 신체등위 5급 판정을 받은 것은 ‘사위행위’, 즉 속임수에 의한 것이라면서 제2국민역처분을 취소한 바 있다. 사유는 A씨가 현재 여성의 신체 외관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이러한 속임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처분사유가 부존재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성적 정체성 혼란을 호소하며 1년 이상 계속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데, 원고가 별다른 불편감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단지 병역의무 면제를 위하여 상당한 기간 동안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를 받아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대학병원을 포함한 복수의 정신과 전문의가 “여성역할을 내면화하고 그를 동일시하는 등 성적 정체감의 혼란을 느껴왔다는 취지의 동일한 의학적 판단을 하였던 바, 원고의 정신적 상태에 대한 서로 다른 기관의 평가결과에 대하여 특별히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의 성향․언행․직업․주변인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원고는 장기간 동안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하여 상당한 수준의 혼란을 느껴 왔던 것으로 보이고, 허위로 그러한 외관을 작출해 왔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라면서, “원고가 오직 병역의무를 면제 받기 위해서 여성스러운 옷차림 및 화장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성형수술을 하고, 여성호르몬 주사를 맞는 등 남성적인 신체의 외형적 변화(원고는 그로 인하여 여성형 유방이 발달하기까지 하였다)까지 꾀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들은 1월 30일 성명을 통해 “병무청의 자의적인 병역처분과 성소수자에 대한 병역기피 낙인찍기에 제동을 건 판결”이라고 환영하면서, “트랜스젠더를 병역기피자로 낙인찍고 무분별한 표적수사를 일삼을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현행 징병검사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A씨는 작년 7월, 남성에 대한 불일치감과 여성에 대한 귀속감을 가져왔음에도 5급 판정이 속임수에 의한 것이라고 본 병무청의 처분은 위법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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