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박근혜, 인권과 정의 수호 약속 지켜달라'

제주 강정마을 행정대집행 강행에 촘스키 교수 박근혜 대통에게 친서보내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5/01/31 [12:05]

촘스키 '박근혜, 인권과 정의 수호 약속 지켜달라'

제주 강정마을 행정대집행 강행에 촘스키 교수 박근혜 대통에게 친서보내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5/01/31 [12:05]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군 관사 공사장 출입구에 설치된 농성 천막 등을 강제 철거하기 위한 국방부의 행정대집행이 오늘 아침 시작된 가운데, 노엄 촘스키 교수가 무력적인 행정대집행 중지를 촉구하는 친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냈다.

 

노엄 촘스키 "사회 화해와 통합, 인권과 정의 존중 약속지켜야"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 MIT 교수가 한국의 박 대통령에게 강정 주민들에 대한 무력 행정대집행 중단을 요청하는 친서를 보냈다.

 

1월 30일자로 된 이 친서에서 촘스키 교수는 1948년과 1949년 벌어진 제주 4.3항쟁 과정을 설명한 후 "70년이 지난 오늘, 비극과 폭력의 역사가 제주도에 재현되고 있는 듯 합니다."면서, "1월 31일 한국군 지원을 받는 1,000명이 넘는 용역과 경찰들이 3,000여명의 해군과 가족들을 위한 새로운 주택을 건설 현장 앞에서 24시간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평화 행동가들을 무력으로 해산시키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강조했다.

 

촘스키 교수는 이어 "강정주민들에 대한 무력 행정대집행을 막아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면서, "대통령님은 과거의 정책에서 벗어나, 사회 화해와 통합으로 국민들을 이끌고 인권과 정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면서, 약속을 지켜달라며 거듭 호소한 후 "인도적인 원칙에서 1월 31일 강정 주민들에 계획된 공격을 중지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한편 촘스키 교수의 친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된 사실은 한국정책연구소 연구원(Fellow, Korea Policy Institute)인 시몬 천 정치학 박사가 <뉴스프로>에 전하면서 알려졌다.

 

<뉴스프로>는 "시몬 천 교수는 영국 출신 평화 운동가와 노벨 평화상 후보였던 엔지 젤터 등을 포함한 여러 국제학자들도 1월 31일 예정된 해군의 강정마을 행정대집행 반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길 바란다는 편지를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정마을에 대한 국방부 용역의 침탈 과정에서 사람들 많이 다쳤다"

 

한편 31일 오전 7시30분께 해군이 용역 직원을 동원해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공사장 입구에 마을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설치한 천막 등을 강제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을 시작하면서 곳곳에 충돌이 발생했다.

 
현재 행정대집행 영장을 통보받은 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 100여명은 전날 밤 공사장 입구에 철제 구조물로 쌓아올린 높이 약 7m의 망루와 철조망 등에서 해군 및 용역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6~7명은 망루에 올라 망루와 몸을 쇠사슬로 묶어 저항하는 등 행정대집행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행정대집행은 해군측의 의뢰를 받은 민간 용역업체 100여명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정 주민들은 "오늘 강정마을에 대한 국방부 용역의 침탈 과정에서 사람들 많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밟히고 맞아서 병원에 실려가기도 하고, 피도 난다"며 "분명 행정대집행법 제2, 4조 위반, 여기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다 불법에 맞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국제인권단체들에 대해 널리 알려달라"며 "강정은 외롭지 않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세요"라고 말했다.
 
강정주민들은 "용역들이 전기도 끊도, 음식물도 끊고, 출입도 못하게 완전 봉쇄했다"며 "경찰은 화장실도 못가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군과 경찰, 용역의 인권침해가 너무나 심각하다"며 " 갇혀 있는 사람들, 그러나 국방부, 해군의 불법 행정대집행에 맞서 망루와 천막 바리케이트를 사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노엄 촘스키 교수의 서신 전문과 번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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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orable President Park Geun-hye:

As you know, between 1948 and 1949, approximately, 40,000 residents in Jeju Island were massacred by South Korean army which was at the time under the control of the U.S. Interim Military Government. The massacre left more than 50 percent of homes in Jeju Island destroyed, 40,000 residents seeking refugee in Japan, and survivors, descendants, family members with tragic memories and trauma. More than 70 years later, the tragic and violent history seems to repeat in Jeju Island.

I have learned that on January 31, 2015, more than 1000 scabs and police force supported by the Korean army are expected to forcefully disband villagers and activists who have been engaging in a peaceful 24-hour protest in front of the construction site of the new housing for 3000 navy personnel. We respectfully request that you stop the planned attack on Gangjeong villagers by the Korean army and police. You had promised a departure from the iron-fisted policies of your predecessor, declaring your intention to lead the nation based on a policy of social consensus, respect for human rights, and justice. We hope that you keep your promise.

Please stop the planned attack on Gangejong villagers on January 31st based on humanitarian grounds.

Respectfully,

Noam Chomsky

 

 

친애하는 박근혜 대통령님:

아시다시피 1948년과 1949년 사이, 40,000명 가까운 제주 도민들이 당시 미국 임시 군사 정부하의 한국군에 학살되었습니다. 그 학살은 50 퍼센트가 넘는 제주 도민들의 주택을 파괴 했고, 40,000 도민들을 피난민으로 일본에 이주하게 했으며, 생존자와 자손들, 가족들에게 비극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70년 지난 오늘, 비극과 폭력의 역사가 제주도에 재현되고 있는 듯 합니다.

1월 31일 한국군 지원을 받는 1,000명이 넘는 용역과 경찰들이 3,000여명의 해군과 가족들을 위한 새로운 주택을 건설 현장 앞에서 24시간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마을 주민들과 평화 행동가들을 무력으로 해산시키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강정 주민들에 대한 무력 행정대집행을 막아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통령님은 과거의 정책에서 벗어나, 사회 화해와 통합으로 국민들을 이끌고 인권과 정의를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켜 주길 빕니다.

인도적인 원칙에서 1월 31일 강정 주민들에 계획된 공격을 중지해주십시오,

 

노엄 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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