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日 이등박문, 2015 美 오바마

[6.15경기본부칼럼] 오바마 '북한붕괴론' 사실상 선전포고 없는 전쟁개시

문영희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기사입력 2015/02/15 [01:52]

100년전 日 이등박문, 2015 美 오바마

[6.15경기본부칼럼] 오바마 '북한붕괴론' 사실상 선전포고 없는 전쟁개시

문영희 6.15경기본부 홍보위원 | 입력 : 2015/02/15 [01:52]

“북한을 공격하고 싶어도 동맹인 한국이 영향 받는 게 걱정”

 

누가 이런 말을 했겠는가. 이 말은 바로 우리의 우방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유튜브 스타 헹크 그린과의 인터뷰에서 꺼낸 것이다.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국 대통령 오바마 씨가 한국을 크게 배려한 듯이 보이는 이런 말을 굳이 퍼뜨린 것은 아마 북한과 남한 양측이 다 알아서 기라는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 이등박문 자료사진
▲  오바마 자료사진  

미국이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한지 70여 년 동안 미국 대통령이 남북한을 싸잡아 이 같은 모욕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오바마가 처음일 것이다.

 

이 발언은 ‘북한붕괴론’이라는 날개를 달아 세계를 떠돌고 있다. 오바마가 그날 그 자리에서 했던 말을 더 자세히 옮기면 이렇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여러분이 이미 여러 차례 봤듯이 북한과 같은 정권은 무너진다. 다만 북한붕괴작용은 군사적 해결책보다는 인터넷 같은 정보유입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중략> 우리의 동맹인 한국이 바로 옆에 있어서 군사적인 행동을 할 경우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압력보다는 북한붕괴에는 인터넷 환경이 더 효과적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터넷 환경이란 인터넷이 북한에 침투해 여러 정보가 북한사회의 변화를 일으키고 마침내는 북한정권마저 무너질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오바마의 이 발언이 알려진 이후 북한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공공연히 짖어대는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 앉을 용의가 없다. <중략> 미제가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0.001㎜라도 침해하고 건드린다면 역사가 일찍이 알지 못하는 가장 무서운 참변을 악의 총본산인 미국 본토에서 당하게 될 것”이라고 극언했다.

 

미국은 매년 봄만 되면 남한군부와 함께 남한지역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다. 북한은 이때마다 초긴장상태로 빠지나 남한 사람들은 거의 이런 위기감을 느끼거나 목격하지 못한다. 어느 사이 국민 대다수가 전쟁불감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국 대통령이 이 정도로 분명하게 북한에 대한 전쟁가능성을 언급했다면 남한 사람들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도록 혼란에 빠져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도 남한 사회의 주류인 집권세력과 야당 등 정치권, 조중동을 비롯한 종이신문, KBS 등 공중파 방송과 재벌기업 등은 조용해 보인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오바마 발언의 속내가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정세현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정말 붕괴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압박을 통해 북한의 저항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이를 핑계 삼아 군사적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러한 전략을 쓰는 이유는 북한보다는 중국 때문이다. 오바마는 북한에 금융제재를 가하고 인터넷을 통해 외부의 정보를 유입하면 반드시 북한이 반발하고 군사적인 행동도 취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럴 경우 북한의 도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일본의 군사력 강화와 미국의 군사력 강화 등이 동시에 추진될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일본과 한국을 시켜 중국을 견제할 수 있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사람의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정욱식(평화네트워크 대표)도 오바마의 북한붕괴론에 대하여 프레시안 칼럼을 통해 다섯 가지 우려의 뜻을 밝혔다.

 

하나는 그 동안의 대화와 협상 분위기는 사라지고 대북강경자세가 두드러질 것이다. 둘째는 북한이 그 동안 가끔 꺼냈던 ‘남방 정책’을 폐기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강화할 것이다. 셋째는 박근혜 정부가 대북관계를 놓고 좌고우면하던 모호한 입장에서 한미공조 강화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넷째는 대북전단 살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 전단살포행위에는 여러 의문점이 나타난다. 정부가 과연 적극적으로 막고 있는 것인지, 겉으로는 막는 척 하고 뒤로는 묵인하는 것은 아닌지. 전단살포행위단체의 배후에 한국 정부가 아닌 제3세력은 없는 것인지 등 여러 의문점에 관하여 석연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 도끼상소 즉 지부상소(持斧上疏)라고 한다. 조선조 임금에게 상소를 올릴경우 그 것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 도 있었다. 상소는 올곧은 말이 많아 임금이나 권력자의 비위를 건드려 보복당할 위험이 크기에 그를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도끼를 들고 상소를 했던 것.    


 

오바마의 <북한붕괴론>발언은 사실상 선전포고 없는 전쟁개시라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의 저항 강도에 따라 미국은 절제된 국지전을 감행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다. 그렇다면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국내외 모든 통일운동세력은 오바마의 발언을 취소시키기 위한 결사적인 투쟁을 펴야 마땅하다.

 

미국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서 투쟁이 어렵다면 도끼를 들고 미 대사관을 찾아가 전쟁 중지를 호소하는 지부상소(持斧上疏)라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100여 년 전 조선은 일본의 속방이 되었는데, 그때 일본에는 이등박문이 있었고, 지금 미국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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