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살아 있다면 뭐라고 경고 했을까?

달라도 너무 달랐던 DJ와 박근혜의 부산대 방문

조종안 | 기사입력 2015/03/18 [16:42]

'김대중' 살아 있다면 뭐라고 경고 했을까?

달라도 너무 달랐던 DJ와 박근혜의 부산대 방문

조종안 | 입력 : 2015/03/18 [16:42]

"박근혜 대통령님 대학에 오셨으면 대학생들의 귀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박근혜의 부산대 방문 환영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기습적인 방문에 유감을 표명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5·16쿠데타. 유신독재가 불가피한 선택입니까"


윗글은 지난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대학교를 찾았을 때, 학생들이 들고 있던 피켓에 적힌 글귀들이다. 학생들은 피켓시위에 이어 학교 정문에서 박 대통령 방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사(제목:<대통령 돌아가게 만든...박근혜 반대 대학생 시위>)를 읽으면서 온갖 상념과 추억이 떠올랐다.


부산은 박근혜 대통령 텃밭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그러니 박 대통령의 깜짝 방문을 반기고 환영해야 함에도 곳곳에서 피켓시위와 기자회견이 열렸다니 놀랍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산대와 10·16 민주항쟁기념사업회 초청으로 2006년 9월 15일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특별강연했는데, 학생들 반응이 그때와 180도 달라서다.


영남지역 환영 열기 예상외로 뜨거워


 

▲ 부산역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 내외를 기다리는 ‘후광김대중 마을’카페 회원들     © 조종안

 


기자는 2006년 당시, 부산에 살고 있었다. 후광 김대중 지지모임인 인터넷카페 '후광김대중 마을'도 운영하고 있었다. 그해 9월 14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아래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KTX 편으로 부산역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경남 지역 회원들과 부산역에서 환영식을 했는데, 부산 시민의 환영 열기는 예상외로 뜨거웠다.


김 대통령은 그해 3월 대구 영남대 초청강연 때도 학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영남대와 거리에는 환영 현수막이 내걸렸다. 동대구역에서 열린 환영식 때는 대통령 내외가 언제쯤 도착하는지 묻는가 하면 차표를 물리는 사람도 있었고, 피켓이라도 들고 있자는 사람, 기다렸다가 대통령이 나오면 박수나 치고 가자는 사람 등 많은 시민이 관심을 나타냈다.

 

 

▲ 휴대폰과 카메라 렌즈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맞추는 부산 시민과 학생들     © 조종안

 

 


김 대통령의 부산대 강연 예정시간은 15일 오전 10시 30분이었다. 강연이 열리는 부산대 10·16기념관 앞마당은 10시 조금 넘으면서 학생과 시민,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대구와 부산은 김 대통령이 정치적 탄압을 받았던 지역으로 불모지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는데, 무르익은 환영 분위기에서 작은 희망과 위로를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이 곧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흐르자 긴장과 흥분이 교차했다. 카메라와 휴대폰을 가진 사람들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들은 대통령이 어느 방향으로 입장하는지 서로 묻고 예견하면서 촬영하기 좋은 위치를 찾아다녔다. 높은 곳에서 찍자며 2층 3층으로 몰려가기도 했다. 조금 후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얼굴을 보이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팔순의 전직 대통령과 대학생들... 어색함 찾아볼 수 없어


 

▲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꽉 들어찬 부산대 10·16기념관     © 조종안
▲ 연단의 학생들과 김대중 대통령     © 조종안

 


10·16기념관은 강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통로까지 꽉 들어찼다. 필자는 어렵사리 비집고 들어가 연단 앞바닥 좁은 공간이나마 차지할 수 있었다. 대통령 입장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기립박수는 길게 이어졌고, '동서화합, 남북공조, 평화통일'을 나도 모르게 읊조렸다.


바닥조차 확보하지 못한 남녀학생들은 아예 연단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은 거리낌 없이 자유분방했고 누구 하나 말리지 않았다. 팔순을 넘긴 전직 대통령과 20대 남녀 대학생들. 딱딱함이나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며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이 강연해도 학생들이 가까이 앉아 강연을 듣고 질문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 주제는 '21세기와 민족의 미래'였다. 김 대통령은 학생들이 가까이 다가앉자 "강연 재미없게 했다가는 바로 맞을 것 같다"고 해서 긴장이 감돌던 강연장을 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학생 여러분도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잘 조화시켜나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남북 및 북미 관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평화통일 등을 화두로 강연을 펼쳤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한 여학생이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특강에 참석하게 되어 무척 행복하다"며 "2000년 정상회담 때 북한에서의 에피소드와 615선언의 결과, 전시작통권 환수에 대해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질문이 너무 길고 복잡하다. 요점만 골라 해보라"고 해서 강연장은 또 다시 웃음바다가 됐다.

 

 

▲ 손을 들어 화답하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     © 조종안

 


김대중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게 성공하는 젊은이가 되라, 성공하는 민족의 일원이 되라, 그리고 성공하는 세계인이 되라"는 당부로 강연을 마쳤다. 그가 10·16기념관을 빠져나올 때도 사진을 찍으려는 학생과 시민들이 몰려들어 혼잡을 빚었다. 김 대통령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면서도 일일이 손을 들어 화답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뭐라고 경고했을까?


부산대 연구센터를 방문했다가 학생들의 피켓시위를 피해 연구 시설만 돌아보고 발길을 돌린 박근혜 대통령. 대학생들이 피켓도 들지 못하게 막는 청와대 경호원들과 경찰의 과잉 경호 등, 놀라운 내용이어서 9년 전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과 메모를 보며 희미해진 기억들을 정리해 보았다.


지난 16일 부산대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해 피켓시위를 벌이자 청와대 경호처와 경찰은 경호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총학생회장을 길에서 끌어내리고 학생들을 따라다녔다고 한다. 이에 최혜미 부총학생회장은 '텔레비전에서 시민들과 포옹하고 악수하던 (박근혜) 대통령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랐다'고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9년 6·15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이대로 가면 MB도 국민도 불행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나쁜 정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만약 살아 있다면 국민을 외면하며 독선으로 치닫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뭐라고 경고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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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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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네 2015/03/21 [14:12] 수정 | 삭제
  • 비교할 것을 비교해야지? 김대중은 빨갱이 고정간첩이다. 박정희대통령과 대선 경쟁하면서 유세에 나와 했던 개소리가 4백만 예비군 폐지하겠다던 주장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예비군들은 월남전에 참전하여 실전경험으로 무장된 일당백의 무적용사들이었고, 예비군의 존재함만으로도 북괴 김일성놈이 남침야욕 자체를 접을 수밖에 없었던 최강의 방어무기였었다. 그러한 예비군 폐지를 대선공약으로 내어놓은 놈이 빨갱이 고정간첩 김대중이놈이다. 그 똘마니가 전라도 껍데기가 더럽다하여 경상도 봉화로 숨어들어가 출신세탁한 빨갱이 애비의 자식인 노무현놈이지. 영해를 빨갱이북괴에게 상납하려다가 부엉이바위에서 투신자살한 머저리 노무현. 똘마니들과 처자식들 비리에 내몰려 부엉이절벽에서 뛰어내린 못난 대통령. 대한민국에 똥칠한 모지리 노무현이가 김대중이 똘마니였지. 그런 대중이를 박근혜대통령님과 비교를 해? 웃기고 자빠?ㅇ다. ㅋㅋㅋ
  • 비비 2015/03/19 [14:06] 수정 | 삭제
  • 어릴때 김대중대통령이 당선되자 부모님들이 나라가 망했다며 탄식하시는 소리를 들으면서 진짜 나쁜사람인가보다를 생각했었는데.. 제가 나이를 먹고 정치라는걸 어렴풋이 알게되니.. 그때가 너무 부끄럽네요.. 지금은 부모님들도 한나라당 골수셨는데 나라꼴이이모양이니 많이 바뀌셨죠.. 바보노무현 김대중대통령님이 보고싶네여
  • 그리운 노짱 2015/03/19 [00:24] 수정 | 삭제
  • 이럴때마다 보고픈 노짱과 김대중 대통령님 입니다....그분들께서 하늘에서 얼마나 통곡 하실까요 ㅠㅠ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