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민우회 "선암여고 탐정단 징계, 소수자 폭력"

이계덕 | 기사입력 2015/04/27 [17:15]

여성민우회 "선암여고 탐정단 징계, 소수자 폭력"

이계덕 | 입력 : 2015/04/27 [17:15]
 
▲     © 여성민우회 홈페이지 캡쳐
 
 
[신문고] 이계덕 기자 = 한국여성민우회가 27일 논평을 내고 최근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법정제재인 '경고'를 의결한데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민우회는 "이날 내려진 제재는 다른 프로그램의 고등학생 키스장면에서 내려진 제재와 형평성에도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의 과정에서 하남신 방송통신심의위원이 "나도 키스신을 많이 보지만 여고생들이 키스하면서 더듬는 장면을 봤을 때 이성 간 키스와 다른 자극을 받고 다른 상상을 하게 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 민우회는 "도대체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또한 그동안 동성간의 스킨쉽을 다룬 어떤 영상을 봐 왔기에 동성애를 인정한다고 하면서 이러한 편견 가득한 발언을 공적 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제 입장은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하려는 입장이다. 이것은 마치 육식을 하는 사람이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 교회에 다니지만 무교자들을 이해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 민우회는 "동성애과 채식주의자, 무교도자를 같이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동성애에 대한 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민우회는 "이는 서로 비교 가능하지 않은 것을 비교하여 마치 자신이 편견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포장하여 보여주려 했지만 결국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전했다.
 
함귀용 방송통신심의위원이 "동성애는 인정은 하되 올바른 가치관은 아니다 라는 걸 짚고 넘어가자는 거다"고 발언한데 대해서 민우회는 "동성애는 가치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정체성’을 나타낼 뿐"이라고 반박했다.
 
민우회는 "이렇듯 가치관과 정체성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심의를 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우리 방송심의의 저급한 수준을 말해주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조영기 방송통신심의위원이 "키스신이 동성간의 교제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 민우회는 "반대로 이성간의 키스신은 단순히 이성간의 교제를 조장하기 위한 것인가? 정말 저급하기 짝이 없다"고 반박했다.
 
여성민우회는 "위원들은 입을 모아 동성애를 ‘이해한다’, ‘인정한다’라고 하지만 결국 그들은 이번 심의를 통해 끝도 없는 무지, 편견, 혐오만을 스스로 드러냈을 뿐이다"라며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선암여고 탐정단>의 제재를 철회해라. 적어도 방송심의규정 “제7조(방송의 공적책임) ⑧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합당한 심의를 다시 해라. 그렇지 않을 경우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이는 앞으로 방심위의 존폐를 결정짓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