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피해 뒷문으로 도망친 문재인

[편집위원장 칼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광주방문 논란에 부친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5/05/07 [03:09]

시위대 피해 뒷문으로 도망친 문재인

[편집위원장 칼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광주방문 논란에 부친다

임두만 | 입력 : 2015/05/07 [03:09]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지금 세간은 문재인 대표의 광주방문 후폭풍 논란으로 매우 뜨겁다. 8할은 문 대표를 비난하는 소리요 1할은 옹호요 나머지는 관망이다. 그러나 8할의 비난보다 1할의 옹호 때문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애초 이 사건은 광주의 한 매체가 ‘단독’이란 이름으로 보도한 가십성 기사에서 시작되었다. 즉 '선거에 패배한 야당 대표가 광주 민심을 청취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했으나 항의하는 시위대가 무서워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그리고 출동한 경찰의 보호 아래 공항에서 뒷문으로 빠져나갔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러나 이 기사는 사실상 매체의 신뢰성에서 처음에는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특히 자신에게 지난 대선에서 92%의 몰표를 던진 ‘안방’이라는 광주에서 광주 시민을 피했다는 뉘앙스의 기사는 ‘설마’하는 생각들이 더 강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기사의 리트윗이나 공유가 네티즌들을 통해 늘어나면서 새정치연합 측의 해명이 나왔고 그 해명 때문에 논란은 커져갔다. 즉 새정치연합 측의 해명을 다른 매체들이 받기 시작하면서 논란은 커져간 것이다.

 

이로 보면 결국 이번 사안도 사건의 실체보다 대처의 잘못으로 일을 키웠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말한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사실상 자신의 잘못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는다. 즉 그의 보좌진이나 지지자들이 더 문제라는 말이다.

    

지난 5월 4일 문재인 대표가 광주에서 한 행위는 어떤 변명을 해도 문 대표에게 마이너스다. 이는 변호를 할 상황이 아니다. 그냥 잘못했다고 엎드리거나 대꾸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정치적 용어로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상태로 있었어야 한다. 지난 4월 23일 관악에서 청연 시위대와 맞닥뜨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극명하게 비교되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청년연대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4월 23일 오후, 관악을 선거운동 지원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학동에서 청년들의 거센 시위와 맞부딪쳤다. 이날 김 대표는 원유철 이군현 나경원, 김성태, 김학용 의원 등과 신림동 고시촌을 찾았다. 고시폐지와 청년실업 등 청년문제를 놓고 타운홀미팅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대표 일행을 맞이한 건 준비된 미팅 참석자들이 아니라 한국청년연대 소속 청년들과 일부 대학생, 고시생 등의 항의 피켓시위대였다. 이들 시위대는 “청년실업 최고치. 취업해도 비정규직. 월급은 쥐꼬리. 박근혜 정부 책임이다”, “청년들이 쓸쓸하게 죽어갈 때 박근혜, 김무성은 뭐 했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김무성 일행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이들은 "청년들에게 중동이나 가라는 게 말이 되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이들의 시위에 감 대표는 경찰을 부르지 않았다. 이들의 항의를 맨몸으로 받으며 행사장에 어렵게 입장했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뒤 "지금 밖에서 시위하는 학생들, 청년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왔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대표를 뽑아서 와서 이야기해주길 바란다”며 “지금 이 시대 청년 여러분은 학교에서 열심히 일해서 학교 성적도 좋고 열심히 살아도 취직도 어렵고 성공할 수도 없다고 보는 절망감에 여러분이 많이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참패를 당한 새정연 문재인 대표는 "광주 민심을 들으러 가겠다"고 말하고 광주를 갔다. 당연히 문 대표를 맞은 것은 광주의 성난 민심이었다. 광주공항에는 현수막 시위대가 나타났다. 하지만 문 대표 일행은 이들과 맞닥뜨리지 않고 '귀빈실'을 통해 '조용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새정연이 내놓은 해명을 보면 시위대가 있음을 미리 알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날 광주 공항의 시위대 규모는 4월 23일 관악구 청년들의 피켓 시위대와 비슷했다. 언론은 관악구 시위 당시도 '한국청년연대 20~30명'이라고 썼다. 물론 광주의 반 문재인 시위대에 대해서도 '20~30명'이라고 썼다. 문 대표 일행은 이들 소규모 항의 시위대까지 피해버린 것이다.

    

이를 두고 한 언론이 "문재인 대표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하고 뒷문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당연히 광주 현지는 물론 이 보도를 본 야권 지지층은 문재인을 비난했다. 이 거센 비난에 새정치연합이 해명에 나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신변보호요청'이란 용어에 대해서 "광주공항에 시위대가 와 있다는 것을 최초 경찰청 보고로 들어와 인지하고 있었고 경찰 쪽에 연락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달라고 했지만 시위대에 특별히 어떤 조치를 해달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뒷문으로 빠져나갔다'는 부분은 "원래 행보대로 공항에 도착해서 의전을 통해 귀빈실로 공항을 빠져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 해명을 <미디어오늘>과 <채널A>가 보도했다.

    

그래서다. 새정치연합 관계자의 해명은 없었던 것만 못하다. 즉 그의 말을 100% 믿어도 새정치연합이 경찰과 조율을 한 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또 항의하는 유권자들을 피한 것도 사실로 확인되어버렸다. 비난의 소리가 높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논란이 식지 않고 확대재생산되는 것은 또 문재인 지지자들 때문이다. 이들은 문 대표의 행위에 대해 “국가 의전서열 8위의 야당 대표가 공항 의전실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간 것인데 뭐가 문제냐? 국가 의전서열 8위이므로 당연히 경찰이 신변을 보호해야 하는데 그게 뭐가 잘못이냐?”라고 문재인을 변호한다.

    

그러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가 의전서열이 몇 위일까? 문재인 대표보다 앞선 7위다. 당연히 경찰이 신변을 보호해야 하고 시위대를 요인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경찰이 복무규율을 어긴 것인가? 아니다. 본인이나 당의 요청이 있어서 그냥 두라고 하면 경찰은 개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 의전서열 5위였던 정홍원 전 국무총리는 세월호 유족들의 거센 항의로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고 자동차 안에 갇혀 있었으나 경찰이 개입하지 못하게 했다. 결국 차에서 내린 당시 정홍원 총리 본인이 시위대들을 설득했다.

    

김무성 대표도 경찰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당당하게 시위대 청년들과 맞섰다. 그리고 "청년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으러 왔다. 하실 말씀이 있으면 대표를 뽑아서 와서 이야기해주길 바란다”고 사태를 장악했다. 유권자의 표가 필요한 정당 대표가 당연히 취할 행동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반대다. 실상은 '민심을 듣고 회초리를 맞겠다'며 갔는데 '의전서열이 8위'이므로 귀빈실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성난 지지자들, 성난 지지유권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민심을 달래러 간다고 야심차게 비행기를 타고 광주에 갔는데 정작 성난 민심과 맞닥뜨리지 못하고 '의전서열' 핑계대면서 계획된 일정만 소화했다. 그리고도 이에 대해 비판하면 불편해 한다.

    

야당 대표는 풍찬노숙이 일이다. 예전의 야당 대표는 격리되고 연금되고 감옥가고 사찰당하고 그러면서도 최루탄을 맞으며 민중과 같이했다. 야당 대표가 싫은 사람들이 면전에서 삿대질을 하면 고스란히 받았다. 보좌진이나 수행원이 댓거리를 하려고 하면 직접 말리며 고스란히 받았다. 그러면 주변에서 야당 대표를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을 도리어 왕따 시켰다.

    

야당이 가진 힘은 민심뿐이다. 야당이 권력을 가진 여당과 대항하려면 민심을 얻어야 한다. 민심이 화가 나면 그 화난 민심과 맞닥뜨려 돌팔매도 직접 맞아야 한다. 그것이 야당이다. 그래야 민심이 야당을 보호한다. 그리되어야 권력이 야당을 두려워한다.

    

이렇게 민심으로부터 보호된 야당 대표나 총재를 권력이 잡아가두고 핍박하면 민란이 일어나고 항쟁이 일어나며 결국 역사가 바뀐다.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국회의원 제명이 부마사태를 일으켰고 부마사태는 박정희를 죽음으로 몰았다. 대선 후보를 지낸 재야 지도자 김대중의 느닷없는 체포와 감금은 광주항쟁을 불렀고 끝내 전두환은 사형수가 되기도 했다.

    

이것은 역사다. 문재인 대표가 민중 안으로 들어와서 호흡하려는데 이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으면 민심이 그 세력을 왕따시켰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공항은 귀빈실을 이용하고 야당 대표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있으므로 경찰에게 그들을 맡기고 피해서 갔다.

    

이 염연한 사실을 비판하면 안 되는가? 비판하면 '안 그래도 허약한 야당 대표인데 우군이 총을 쏘아 죽이는 것'이 되는가? 당신들이 그렇게 문 대표를 보호하는 사이에 당신들이 금과옥조로 아는 대선후보 여론지지도에서 문 대표가 김무성 대표에게 밀렸다.

    

수 년 전 유시민이 대선후보 1위를 달릴 때 “유시민 말고 누가 있어 다음 대선에서 여당을 상대할 것인가”고 유시민 비판자들을 윽박질렀다. 그 유시민 지금 어디에 있나? 당시 유시민 비판자들을 윽박지르던 당신들이 지금 문재인을 감싸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들의 무기는 지지율이다. 하지만 알아둘 것이 있다. 고건도 이회창도 유시민도 대선 2~3년을 남겼을 때 지지율 1위를 달렸다. 고건과 유시민은 스스로 죽었고, 이회창은 두번 거듭해 패했다. 이도 역사다.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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