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에게 훈수받는 야당이 뭔 들 되겠나?

[편집위원장 칼럼] 환골탈태? 탈태할 뼈도 없으니 야당교체 외에는 답이 없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5/05/15 [13:17]

김무성에게 훈수받는 야당이 뭔 들 되겠나?

[편집위원장 칼럼] 환골탈태? 탈태할 뼈도 없으니 야당교체 외에는 답이 없다.

임두만 | 입력 : 2015/05/15 [13:17]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요즘 시끄러운 야당에 대해 "공천권을 내려놓으면 모든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5일 성남 중원구에서 열린 기업대표 간담회에서 "새정치연합이 복잡한 건 공천권 때문"이라면서 "자기 사람 심는다고 하는 게 우리나라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대표가 야당을 훈수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말에 대해 반발도 할 수 없는 처지가 지금 새정연이다. 새정연은 말 그대로 지금 그 공천권 때문에 난리법석이기 때문이다. 실상 국민들은 자기들 공천권 때문에 야당을 비토하는 것이 아닌데도 당권파는 공천권을 지키려고 발버둥이고 비당권파는 공천권을 빼앗으려고 내분을 심회시키고 있다. 즉 비노계로 불리는 비당권파가 지금 문재인 대표를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한 것은 결국 차기 공천권을 차지하기 위한 이전투구라는 것이다.

 

 

▲  당  의원총화에서 문 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박훈규

 

 

이런 인식이므로 문 대표는 전날 발표하려다 보류한 입장문 초안에서 "계파 패권을 추구하는 누구든 도려낼 것이며, 기득권과 공천 지분을 지키기 위해 당과 지도부를 흔드는 사람들과 부당한 지분 나눠먹기 요구에는 굴복하지 않겠다"는 요지를 담았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런 입장문을 발표하기로 한 것도 하지 않기로 한 것도 다 한심하다. 당 대표나 그 대표를 보좌하는 당권파의 인식이 저기에 머물러 있으니 난국을 해소하지 못한다. 지금 야당이 지리멸렬하고 유권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가 자기들 공천권 때문인가? 그래서 야당이 낸 후보를 유권자가 지지하지 않은 것인가?

 

물론 지난 4.29 보궐선거의 공천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팩트다. 관악을의 친노 핵심 정태호 공천, 광주서을의 철새인식이 있는 조영택 공천은 어떤 변명으로도 그 잘못이 지워지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당 분란의 배경에는 이런 불신이 있다고 인정한다. 다음 총선에서 공천권을 쥔 친노그룹이 4.29보궐선거와 같은 공천을 자행, 전체를 망하게 할 것이라는 불신이다.

 

비노계 현역들의 공천탈락 같은 살생부 공천도 물론 문제지만 함량미달의 친노 앞잡이들만 대거 공천, 선거를 망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결국 현재 문재인과 친노계의 퇴진을 원하는 측의 목적이 공천권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현 새정연 시스템으로 총선은 패배가 불을 보듯 환하다. 공천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야당이 야당답지 않아서다. 이는 지난 해 7.30재보선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비토, 친노계로 당의 얼굴이 바뀐 직전 4.29 재보선의 야당 비토로 알 수 있다.

 

즉 당권이 친노이거나 비노이거나 다 비토를 당했다. 현 민심은 새정치연합으로 뭉쳐진 정치자영업자들 모두의 심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 교체다. 김대중이나 노무현을 말하며 호가호위하는 사람들, 5.18이나 87운동권에 대한 전체적인 심판 분위기, 이런 복합적 상황이 지금 야권을 보는 유권자들의 심리다. 이른바 '운동권 피곤증'이다.

 

이런 잠재된 유권자의 심리를 읽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공천권을 놓고 이전투구나 하고 있으면 누가 당권을 쥐든, 공천권을 행사하든 그렇게 출마한 후보들은 모두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당의 분란을 공천권 때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특정계파의 패권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거나 “혹여 특정 계파의 이름으로 패권을 추구하고 월권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먼저 쳐낼 것”이라든지 "계파 패권적 공천은 있을 수 없고 계파 나눠먹기 식 공천도 있을 수 없다. 다음 총선 공천은 새 공천제도에 의해 투명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말들은 결국 지금의 분란이 단순히 '공천권' 때문이라는 인식의 다름 아니다. 

 

의사가 환자의 치료를 하는데 병명도 제대로 진단하지 않고 약을 처방하거나 치료를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병도 모르고 치료한다고 하는 의사를 우리는 돌팔이라고 한다. 이런 돌팔이들이 환자를 살릴 수 없다. 마찬가지로 당의 지도자가 당의 위기가 무엇 때문에 온 것인지도 모르고 있다면 이는 해결방법이 없다. 퇴진을 요구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여론을 단순히 ‘공천권’으로 국한, 강경대응을 하고 있으니 김무성에게 저런 시덥잖은 충고나 듣는 것이다.

 

문 대표는 15일 당 최고회의에서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은 절체절명의 과제다. 변화와 혁신은 오직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혁신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국민을 위한 당으로 우리 당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말만 강조한다고 변화와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은 지금 그 말을 하는 문재인 본인의 퇴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한다. 지금 야당에게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는 야당다운 야당이다. 대통령과 여당의 잘못을,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권력의 치부를 족집게로 집어내서 까발린 뒤 송곳같이 추궁하고,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날선 견제를 원한다. 날마다 터지는 공권력의 무사안일에 의한 대형사고, 날마다 터지는 권력층의 비리에 의한 추문, 날마다 터지는 정책 부조화로 인한 당청갈등, 이런 모든 허상을 제대로 까발려서 이를 시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이런 허상들을 대체하여 권력을 담보할 수 있는 야당, 그런 야당을 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야당은 이 모든 허상을 담은 여당의 절반 지지율로 허덕이고 있다. 이는 아무리 여당이 허구와 허상으로 뭉쳐져 있더라도 그 여당을 대체한 정치세력으로 야당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이다. 그럼에도 이런 실상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이 없이 알량한 당권과 공천권 때문에 당의 분란이 끊이지 않으니 국민은 야당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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