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5.18 전야제 물세례 받고 쫒겨나..

[박훈규의 포토이야기, 둘] 5.18 35주년에 광주에서 보내는 두번 째 이야기

박훈규 | 기사입력 2015/05/17 [20:37]

'김무성' 5.18 전야제 물세례 받고 쫒겨나..

[박훈규의 포토이야기, 둘] 5.18 35주년에 광주에서 보내는 두번 째 이야기

박훈규 | 입력 : 2015/05/17 [20:37]

[신문고뉴스] 임두만, 박훈규 기자 = 5.18 35주년....집권여당 새누리당...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물세례를 받았다. 17일,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던 김무성 대표는 광주시민들의 반발에 못이겨 행사장에서 10여분만에 떠났다.

 

추모의 진심이 담기지 않은 정치적 방문을 광주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도 김무성이 대표로 있는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김진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이 댄 자금으로 만들었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데, 그 노래를 같이 부르겠다면서 그 정당 대표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시민들은 '거짓행동'으로 본 것이다.

 

 

▲  구 도청앞에서 진행되는 전야제 행사에 참여하려고 광주에 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행사장 입장을 막는 광주 시민들의 저지에 난감한 표정으로 멈춰서 있다.  ©박훈규

 

김진태 의원은 17일 "작가 황석영이 방북해 김일성에게 하사받은 25만 달러로 이 노래를 편곡, 영화를 제작할 때는 반미 선동을 위한 목적이었다"며 "지금 김정은 정권은 이 노래를 기념곡으로 지정하라고 목청을 높이면서 속으론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0년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열망하며 부르던 그 노래와 지금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 노래는 다르다"면서 "대한민국 안에 좌경운동권 나라를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당당하게 묻고는  "이 노래를 부른다고 통일이 될 것 같으면 백번이라도 부르겠다"면서 "그러나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한 채 찾아오는 통일은 우리가 원하는 자유통일이 아니라 적화통일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국회의원이 있는 정당의 대표는 그래도 참석을 거부하는 시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행사장 입장을 시도했다. 그리고는 간신히 행사장에는 입장했다. 그러나 곧 행사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전야제 행사 참석자들은 김 대표에게 "님을 위한 행진곡 하나 부르지 못하게 하면서 여긴 왜왔나.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라"고 계속 주문했고, 김 대표 등 새누리당 일행은 무대 바로 앞에서 10여분을 버티다가 결국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  어렵게 김대표 일행이 자리를 잡았으나 사회자의 계속되는 "떠나라"는 주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었다.   ©박훈규

 

이날 김 대표는 김영우 수석대변인, 김학용 대표비서실장 등 일행과 저녁 저녁 7시10분쯤 옛 전남도청과 분수대를 둘러본 뒤 근처 골목길을 지나 7시20분쯤 행사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가 행사장에 입장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의 입장을 거부하는 시민들의 반발로 경찰, 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가까스로 행사장에 자리를 잡은 김 대표, 그러나 행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주위로 반발자들이 몰려들면서 장내가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 한 시민은 김 대표와 일행을 향해 물을 뿌리기도 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계속 "김무성 나가라",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시킨 김무성은 나가라"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행사 진행자는 김 대표에게 "죄송하다"며 "(행사 중 반발을) 우리가 막을 수 없다"고 김 대표에게 퇴장을 부탁했다. 그래도 김 대표는 자리에서 버텼다. 주위 시민들의 거센 반발은 김 대표가 퇴장하기까지 10여분 간 계속됐다.

 

김 대표를 둘러싸고 일부 시민들, 당·경찰 관계자, 언론인들이 뒤엉키면서 이동 내내 아수라장이 이어졌다. 몇몇 시민들은 김 대표를 향해 거칠게 달려들었으나 한 남성 시민은 "나도 5·18(세대)이지만 광주 시민이 이러면 안 된다"고 거센 반발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김 대표는 전야제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참석자들과 함께 제창하려 했으나 결국 퇴장하게 되어 불발됐다. 그가 행사장을 떠난 시간은 저녁 7시33분, 13분의 해프닝은 이렇게 정리되었다.

 

▲  착잡한 표정의 김 대표가 예의 자신만만한 예전 대표 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보인다. 박훈규 기자.


 

한편 김 대표가 자리를 떠난 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으로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전야제 행사에 참여했다"면서 "반대 세력과 지지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우려되고 행사 진행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불상사가 생길 위험마저 커서 불가피하게 행사장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매우 안타깝다. 혹시 다치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행사 마무리가 잘 되길 바란다"고 김무성 대표가 언급했으며 "5·18 유가족께는 다시 한 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음도 전했다.(기사 이어집니다)

 

[글] 임두만 기자

[사진] 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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