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와 허접 야당...그리고 메르스

[직언직설] 유승민이 각을 세우는 황교안 내각, 야당의 존재가치는 無

임두만 | 기사입력 2015/06/18 [13:28]

황교안 총리와 허접 야당...그리고 메르스

[직언직설] 유승민이 각을 세우는 황교안 내각, 야당의 존재가치는 無

임두만 | 입력 : 2015/06/18 [13:28]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18일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황교안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 새로 총리가 된 황교안...후보자 때 청문회 때 답하고 있다.    ©박훈규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고 황교안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실시, 재석의원 278명 가운데 찬성 156명, 반대 120명, 무효 2명으로 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로써 지난 4월27일 이완구 전 총리가 물러난 지 52일, 이 전 총리가 4월20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59일 만에 총리 공백 사태가 해소되었다.

    

그러나 국회의 인준을 통과했다고 온전한 총리는 아니다. 법에 걸리지 않았다고 모두가 준법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듯이 황 총리에 대한 국민여론은 이미 그를 총리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론들은 '황 총리'가 메르스 정국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뛰어야 한다고 하며 그에게 기대를 거는듯한 논조들을 보인다. 대통령이 발벗고 뛰어도 해소가 안 되는데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총리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은 별로 없는데...

    

<연합뉴스>는 '황 총리'의 첫 임무로 메르스 컨트롤타워로 사태수습에 '올인' 하면서 단연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썼다. 메르스 확산추세가 멈추지 않고 있으므로 황 총리가 취임하면 메르스 관련 대책을 총지휘하며 사태 수습에 '올인'할 계획이라는 게 총리실측의 설명이라고 한다.

    

물론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그러니 그의 책임 한계도 명백하다. 그냥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렇고 그런 총리자리 하나 채울 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정치권 한 자리에 있는 야당이라는 존재가 참 허접하다. 청문회가 어떻고 부적합이 어떻고 최악의 총리 후보자고 뭐 말들은 많았음에도 '황 총리'가 영의정 관복을 입는데 조용히 들러리를 섰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278명은 새누리당 156명, 새정치민주연합 119명, 무소속 3명. 여기서 새누리당은 전원 찬성, 새정치민주연합은 전원 반대표를 던지고, 무소속 3명 중 1명이 반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5석을 갖고 있는 정의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   고민하는 문재인의 표정이 지금 상황을 알 수 있다.  ©박훈규

    

황교안 인준에 반대해온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9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할지를 논의했다. 1시간 30분 동안의 의총은 고성이 터지는 등 격론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그 고성이 황교안 인준안 때문이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당내 논란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의총도중 문재인 대표는 의총장을 나왔다. 그,러나 어떻든 논의 결과 황 후보자 인준안에 자율 투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표결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부적격 후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가뭄 극복을 제대로 하는지, 빙하기에 비유되는 서민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울지 총리의 행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야당 대변인이 이 상황에서 내놓은 논평치곤 참 허접하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또한 "저희들로서는 굉장히 아쉬운 결과"라며 "이제는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소위를 만들기로 합의를 했으니 자료 조차 제출받지 못한채 인사청문회 절차를 마치게 되는 지금의 한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느긋한 김무성...문재인과 많이 비교된다  ©박훈규

    

이런 야당과 상대하는 여당은 그래서 매사가 느긋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인준안 가결 후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찬성해 다행"이라며 느긋하게 말했다. 또 "기왕에 될 것인데 일을 더 열심히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좋았다. 이렇게 늦어 아쉽다"고 말해 야당의 반대를 반대로도 보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즉 김무성에게 야당은 상대가 아닌 것이다.

    

반면 유승민 원내대표는 그나마 황 총리에게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그는 총리 인준 투표가 끝난 뒤 "메르스 사태가 굉장히 심각해 민심도 굉장히 이반됐다"며 "이 때에 신임 총리가 메르스 사태의 행정부 내 사령탑이 돼 사태 조기 해결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또 "메르스 사태가 끝나더라도 정부가 할 일 들이 있다. 그런 부분을 잘 챙겨달라"며 "법무부 장관 시절 보다 국정 전반에 대해 대통령을 잘 보좌해달라.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총리를 맡았기 때문에 정말 비장한 각오로 해달라"고 강조, 마뜩치 않음에도 인중을 해줬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비쳤다. 결국 정부의 견제를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쩌면 '황교안 내각'과 새누리당이 각을 세우는 정치를 목격할 수도 있다. 유명무실한 야당 때문에 정부를 견제하는 여당을 보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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