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작가, 출판사 고의적 성적 지향 누락(?)

박동휘 | 기사입력 2015/07/21 [07:49]

레즈비언 작가, 출판사 고의적 성적 지향 누락(?)

박동휘 | 입력 : 2015/07/21 [07:49]

[신문고뉴스] 박동휘 기자 = 출판사 <작가정신>이 핀란드의 여성 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의 작품 무민(Moomins)의 작가 설명에서 '홀로 살아가다 죽었다'는 표현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토벤 얀손이 레즈비언임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홀로 살아가다 죽었다'는 잘못된 정보를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토벤 얀손은 독신으로 늙다가 사망한 것이 아니고  레즈비언 파트너인 투티키 피틸라와 수십년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논란에 불을 지핀 것.  

 

7월 18일 오후7시 41분 트위터리안 조** @MacJonat***은 무민 책의 '작고 외딴 섬에 집 한 채를 짓고 홀로 살아다가'라는 표현에 대해 "작가정신님 무민책들 잘 보고 있는데요 작가정보가 오랫동안 잘못 기재되고 있어 말씀드립니다 토베 얀손은 혼자 살다 죽은 게 아니라 레즈비언 파트너 투티키 피틸라와 수십년간 함께 했어요!"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트윗글에 대해 작가정신은 7월 20일 오후 3시 47분 "'홀로' 살아갔다는 의미는 '결혼하지 않았다'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까지 두루 읽힐 만한 책으로서, 일반적인 사회통념상 결혼을 하여 남편과 자식과 함께 살다 떠난 것이 아닌정도로만 봐주세요^^* '"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답글이 논쟁에 불을 붙인 것. 네티즌들은 레즈비언을 사회통념에 어긋난다고 비하한 것과 어린 아이들에게 작가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도 되는 것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굳이 어린이들에게 작가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싫다면 '홀로 살아가다'를 빼버리거나, '결혼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살았다'고 고치면 된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의견이다.

 

특히, 네티즌들은 작가가 여성 파트너와 살았다는 것은 무민 작품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문제 제기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 트위터리안 @_llello 는 '내가 이 책을 좋아한 가장 큰 이유는 토베얀손이 파트너와 나눈 삶의 흔적을 무민의 집을 통해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판책을 펴낸 출판사 @jakkajungsin 는 바로 그 책에 담긴 작가 삶의 중요한 부분을 고의로 삭제해 버렸다.'라고 출판사를 비판했다.

 

또 이 트위터리안은 '집을 만드는 데엔 파트너 툴리키의 역할이 더 컸다 작가정신 @jakkajungsin 이 펴낸 책의 서문에도 이렇게 나와있다. "이 책에 나오는 무민 가족의 집은 툴리키 피에티에와 펜티 에이스톨라가 지었으며, 토베 얀손이 집짓기를 도왔습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작가정신 출판사의 서문에서 작가 토베 얀손이 노년기에는 1년 내내 외딴 섬에 산 것처럼 되어 있는 표현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얀손은 여름동안 외딴섬에 살았을 뿐 거의 1년 내내 외딴섬에 머무르지는 않았다."면서, "또한 외딴섬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파트너와 함께 하였으므로 홀로 산 것은 아니다."라는 것.

 

어린이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해야 할 출판사가 책의 서문에서 잘못된 정보를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출판사측은 지금이라도 지적을 받아들여 관련 내용을 수정하는 것이 신뢰성 제고와 함께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한다.

 

한편 토벤 얀손은 핀란드의 스웨덴계 동화작가이자 화가로 자작삽화가 있는 동화집《난쟁이 트롤과 대홍수》《즐거운 무민 집안》 《무민 골짜기의 혜성》등으로 내면서 무민붐을 일으켜 국제 안데르센상을 수상한바 있다. 토베 얀손은 지난 2001년 6월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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