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군복 코스프레, 국면 탈출용 이솝우화!

[편집위원장 칼럼] 휴전선 남북포격 대하는 정부와 언론 지켜야 할 금도

임두만 | 기사입력 2015/08/22 [05:51]

'박근혜' 군복 코스프레, 국면 탈출용 이솝우화!

[편집위원장 칼럼] 휴전선 남북포격 대하는 정부와 언론 지켜야 할 금도

임두만 | 입력 : 2015/08/22 [05:51]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21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급락해 한 때 186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1870선은 지켰다. 하지만 코스피가 188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코스닥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장중 한 때 6% 넘게 밀렸으나 최종 4.5% 하락한 627.05로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예측, 중국 위안화 쇼크에 이어 북한 도발까지 겹치면서 우리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때문이다.

    

21일의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개장이후 최대 규모로 주식을 내다 팔 정도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다. 특히 원화 환율이 달러당 1190원을 넘어 3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은 ‘놀람’이란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휘청거렸다..

    

이런 현상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락 반전의 시작은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감에다 예상치 못했던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때문이었는데 여기에 불안한 휴전선 악재가 가세한 때문으로 평가했다. '돈'은 불안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진리, 바로 그거다.

    

하지만 눈을 잠시만 돌리면 우리나라 증시만 폭락 장세가 아니다. 북한의 위협이 없는 다우, 나스닥, 니케이, 영국, 프랑스, 독일, 상해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식시장은 21일 큰 폭의 하락 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지금 세계는 중국발 경제위기에 숨을 죽이고 있음이다.

 

 

▲  브라질 증시를 제외한 전 지구촌 증시는 모두 파란색 일색으로 하락장세임이 확연하다.

 

    

이에 대응해 정부는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합동 점검 대책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24시간 점검 체계를 통해 각종 리스크와 북한 관련 리스크 등 위험 요인에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별히 북한 리스크 때문이 아니라 국제적 리스크 전체를 점검하는 대책반을 가동, 증시의 안정을 찾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 및 경제 상황이 이런데 대한민국 텔레비전은 21일 하루 종일 전쟁 노래만 부르고 있다. 골목 경제를 살린다고 8월 14일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휴가를 국내로, 쇼핑을 재래시장에서'라는 케치프레이즈로 소비붐업을 촉구하던 것이 엇그제였다. 그리고 '공영방송'들은 뉴스를 통해 그 공휴일 효과 운운하며 '박근혜 결단'을 칭송했었다.

 

그랬던 방송들이 그건 또 잊은 듯이 당장 전쟁위협 부추기기 열중이다. 이런 행태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골목경제, 소비심리 등에 미칠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종일 전쟁 운운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대통령은 군복을 입고 군대 상황실에서 진두지휘하며 여당 대표는 '철저한 응징' 운운으로 한술 더 뜨면서 아예 '전쟁 노래'를 부른다.

 

 

▲  매우 역설적이지만 이 사진으로 우리는 지금의 전쟁위기설이 허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위험한 비상상황이라면 대통령과 군 지휘부는 청와대 지하벙커 상황실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군사령부에 대통령 본인이 직접 가서 앉아서 사진을 찍어 언론에 내보내는 것은 위기의 연출이다.

 

 

때문에 나는 대통령이나 여당 대표, 그리고 군인들의 대응태세와는 별도로 이들 공중파를 비롯한 종편 등 방송들의 호전적 호들갑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이 같은 호전적 방송이 ‘사실이라면 지금 나라가 이렇게 조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방송들의 호전성 그대로 한반도 휴전선이 일촉즉발 전쟁위협에 놓여있다면 정보에 가장 빠른 미국인들의 한국탈출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가 하나로 묶여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 SNS 담벼락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한국 휴전선 위협소식 하나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모두가 조용하다.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상 공항과 항구 외에는 위협국인 북을 피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특히 북한이 가진 방사포나 미사일 등의 사정거리는 주요 공항이나 항구가 모두 타킷 목표가 될 정도로 길다. 이처럼 적대국인 남북간 거리가 짧아 전쟁이 발발해 버리면 국외 탈출은 사실상 어렵다. 그런 사정을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모를 리 없다.

    

더구나 현재 우리 국민이 보유 중인 자동차 대수로 봤을 때 유사시 피난 행렬이 시작되면 모두가 자동차를 끌고 나올 경우 누구도 쉽게 공항에 당도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이 정도만 계산하는 외국인들이라면 한반도 전쟁위협이 감지되는 순간 탈출러시가 생길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지금 조용하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우리 국민들이야 정부나 언론이 알려주는 외에 더 특별한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길이 차단되어 있으나 실시간 레이더와 위성으로 북측을 들여다보는 미국 등은 북측의 이상 기미를 자국인들에게 미리 전달, 안전한 출국을 인도할 것인데 그 어떤 지침도 없는 것 같다. 그러므로 지금 한국 땅에서 외국인 탈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다시 강조하지만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가 하락하고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앞서 적시한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중국 발 악재 등이 겹친 세계적 현상이다. 특별히 북한변수가 우리 증시에 더 심각한 타격을 준 것은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방송들의 저 호들갑은 그냥 호들갑일 뿐이다. 특정정권의 국민일체화 작업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내게는 이 모든 호들갑이 실패한 정권에게 탈출로를 제공해주려는 ‘국민일체화’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특히 포격 소식으로 도배하면서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를 판결한 대법원 뉴스가 자취를 감춘 것만 봐도 일단 국민일체화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그러나 이 정부도 방송도 명심할 것이 있다. 이솝우화의 늑대이야기다. 그래서 지금 잠시 어려운 사정을 탈출하기 위하여 북한을 이용한 전쟁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면 중단하는 것이 좋다. 이런 행태로 국민들에게 면역력만 길러주게 되면 정직 비상시에 국민들이 정부의 말을 믿지 않을 수도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가 침착할 때다.

    

세월호 메르스로 죽어가다가 가까스로 숨통만 남아 있는 골목시장 경기를 이제 포탄 코스프레를 하므로 아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쯤해서 방송들의 호들갑은 멈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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