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대구, 박근혜-유승민 전투가 벌어지나?

[데스크의 窓] 유승민, 유승민의 정치를 시작하다. 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임두만 | 기사입력 2015/11/26 [02:48]

뜨거운 대구, 박근혜-유승민 전투가 벌어지나?

[데스크의 窓] 유승민, 유승민의 정치를 시작하다. 그가 어디로 갈 것인가.

임두만 | 입력 : 2015/11/26 [02:48]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그는 현재 정치권, 특히 여권의 가장 뜨거운 아이콘이다. 그런 그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오늘부터 페이스북 합니다”라는 글로 페이스북 시작을 알렸다.

 

▲  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캡쳐 

 

 

그리고 이틀이 지난 25일 자정 무렵, 유승민 의원의 페이스북 친구는 4500명을 넘어서면서 친구신청이 되돌아 간다. 이는 유 의원의 인기가 만만치 않다는 증거다. 페이스북은 친구를 최대 5,000명 까지만 둘 수 있는데 아마 신청 대기 포함 5,000 명이 넘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승민, 판사출신으로 대구에서 2선의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 아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원에 유학 경제학 석사와 박사를 마친 실력파 경제학자, 귀국후 한국개발원 선임연구원,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의 영입으로 정치권 입문.

 

여의도연구원장,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 박근혜 경선캠프 기획실장, 친박계 대표로 한나라당 최고위원...지역구는 대구 동구을, 현재 3선이다. 이런 유 의원이 페이스북에 행보를 공개하고 강연정치에 나선 것은 부친 유수호 전 의원 상을 마치고 상복을 벗은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함이다. 지난 7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사퇴한 뒤 4개월 여 만에...

    

누구든지 정치인으로서 자기목소리를 내고 자기정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왜 유독 유 승민은 주목을 받을까? 그를 왜 뜨거운 아이콘이라고 할까? 이는 그가 퇴장할 때도 입장할 때도 뜨겁게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8일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는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국회법개정안’을 박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부터 비롯됐다. 사실상 이 법안은 이름만 국회법이지 세월호법이나 마찬가지다. 앞서 국회는 세월호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으나 정부는 국회가 법률에 따라 구성한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의 활동을 제약할 시행령을 제정하므로 유족들이 극렬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은 시행령 철폐를 요구하며 극한 저항을 했고, 진상조사위의 구성이 늦어지면서 국론은 분열되었다. 야당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시행령 개정을 정부에 요구했으나 정부는 요지부동, 결국 야당은 박근혜 정권이 개혁의 상징쯤으로 생각하는 공무원연금법을 통과시켜주면서 국회법에 정부의 시행령 개정을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 통과시켰다..

    

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야당은 아예 '행정입법이 상위 법률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국회가 판단하면 정부에 수정ㆍ변경을 요구할 수 있고, 정부는 그 사항을 처리하고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국회법 개정을 조건으로 내세워 관철시킨 것이다.

 

정부는 반발했으며 위헌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이 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배신자’ 운운 하는 말로 서슬퍼런 칼을 휘둘렀다.

 

당시 박대통령은 “선거를 정치수단으로 삼아 당선된 뒤 신뢰를 어기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며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몰아세웠다. “배신의 정치는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할 것’이라며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안방인 대구 유권자들에게 유승민을 용납하지 말라는 신호까지 보냈다.

    

유승민은 대통령의 이 같은 기세와 이를 호위한 친박 홍위병들의 사퇴 압박에 사퇴서를 던지며 물러났다. 하지만 그도 사퇴 기자회견에서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오늘이 다소 혼란스럽고 불편하더라도 누군가는 그 가치에 매달리고 지켜내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대통령과 친박의 압박이 헌법 1조 1항의 가치와 배치된다는 신조도 보였다.

    

이런 유 의원은 부친상을 마치고 본격적인 ‘정치’를 하기 위해 23일 페이스북을 시작했으며 24일 경북대 강연을 통해 강연정치에 나섰기 때문에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  강연회에 나선 유 의원이 한 학생과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이미지 출처, 유승민 의원 페이스북

 

특히 이날 강연 내용이 더 의미심장하다. 그는 “사회가 어려우니까 젊은이들로부터 나라를 떠나고 싶은 ‘탈조선’ 얘기가 나오는데 여러분들이 떠나지 말고 남아서 시위도 하고 정치 참여도 하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정부 반대시위대를 IS에 비유한 날 유 의원은 젊은 대학생들에게 시위를 하며 정치에 참여하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관심과 건전한 분노를 폭발시켜서 정치의 에너지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건전한 분노를 폭발시켜 정치의 에너지를 말들어 달라’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저항은 교과서 국정화를 통하여 역사를 힘있는자 맘대로 고치려는 기도에 저항한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저항은 기득권자들의 나라로 변해가는 현실을 헬조선이라고 하는 데까지 나가 있다. 이들에게 유 의원은 그 분노를 폭발시키라고 말한 것이다.

    

이 강연 후에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경북대 강연 했습니다. 기말고사가 코앞인데 학생들이 많이 와주고 끝까지 집중해줘서 고마웠습니다. Q&A 시간엔 예리한 질문이 많았는데 속시원한 대답을 못해준 부분도 있었어요. 앞으로도 젊은이들과 대화시간을 더 갖겠습니다.”라고 적어 당일 강연회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새누리당과 대구는 유승민이 가장 뜨거운 화두다. 여권발 전략공천 물갈이라는 이름으로 친박 핵심들을 대구에 공천하려면 필히 유승민이란 산을 넘어야 하는데 유승민이 순순히 넘어가게 두지 않겠다는 행보를 이처럼 공세적으로 하고 있으니 뜨겁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대구에서 박근혜와 유승민의 전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전쟁에서 지는 쪽은 깊은 내상을 입고 2선으로 후퇴할 것이다. 유승민의 행보, 어디로 갈 것인가?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