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순천의대 유치 사실상 포기...비난 빗발

지난 8월 김무성 "순천대 측 주장 현실성 결여돼 설득력 없다" 불가 선언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5/11/28 [22:35]

이정현, 순천의대 유치 사실상 포기...비난 빗발

지난 8월 김무성 "순천대 측 주장 현실성 결여돼 설득력 없다" 불가 선언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5/11/28 [22:35]

[신문고 뉴스] 조현진 기자 = 전라남도 지방의 국립의대 및 부설 종합병원 추가 건립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 앞서 전남 서남부 지역의 거점으로 목포대에 의대 의대를 설치하고 종합병원을 건립, 서남부 농어촌, 특히 도서지방 국민들의 골든타임 확보 계획이 불발된데 이어 전남 서남부 거잠의 순천대 의대설치도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 순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순천대 의대관련 공청회 모습....이미지 출처,  이정현 의원 페이스북

 

11월 27일 순천시청 대회의실, 이곳에서는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한 바른길 찾기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는 의대설치를 공약하고 지난 해 7.30 재보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초청되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고재경 부의장, 순천대 의대 추진위원회 이증근 공동위원장, 동부지역사회연구소 장채열 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그런데 이날 이정현 의원은 순천대 의대 설치가 사실상 어렵게 되었으며 이 때문에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회 모두 발언에서 이 의원은 "의대유치 가능성만 있다면 순천대에 유치하는게 맞지만 18년 동안 의대 설립 허가가 안 되고 있다면 뭔가 다른 방안을 찾아야하지 않겠냐"고 말해 사실상 포기했음을 내비쳤다. 또 "순천대 의대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의대를 늘릴 계획이 없어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국립보건의료대 설치법)'을 발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의대설치가 어려워 다른 길을 이미 가고 있다는 말이다.

 

▲  이정현 의원이 순천의대 유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이정현 의원 페이스북.

 

이날 이 의원은 "약 100-120여만 명이 살고 있는 전남 동부권과 서부 경남에다 광양제철, 여수산단 등에서 연간 120조 매출을 올리는 데도 불구하고 화학사고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대형병원의 필요성을 말했다. 또 "전국에 총 53개의 의대가 있고 정원은 약 3050명으로. 1년에 의사 2400∼2700명이 쏟아져 나오지만 수도권에 50% 몰려있다 보니 농어촌이나 산간오지 섬 전방군부대 등은 의사 수가 아주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메르스에서 보듯 미국은 4000명인 역학조사 의사가 우리나라는 고작 2명으로 의사가 부족한데도 의료계와 정부부처는 의대 늘릴 계획이 없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자신이 공약으로 의대유치를 확약했으나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는 사실을 고백한 셈이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고재경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이정현 후보가 ,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박근혜 복심이기에 순천대 의대유치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며 "순천시민들이 그 진정성 받아들여 반드시 의대유치가 필요하고 다른 사람보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당선 시켰다"고 강조한 뒤 "그 당시 '순대 의대 유치 할 수 있다'와 현재 '할 수 없다'는 사이에 변화된 것이 무엇이냐”며 “의대 유치 약속을 해놓고 보니 할 수 없음을 시인하는 것인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 공약불이행에 대해 따졌다.

 

한편 순천대 의대 설립 공약은 애초 잘못된 공약임을 지난 8월 14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발언에서 감지되기 시작했다.

 

당시 이정현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 지도부와 순천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김 대표는 이 의원의 핵심공약인 ‘순천대 의대유치’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순천대를 방문해 송영무 순천대 총장을 위시한 ‘의대유치 추진위원회’ 구성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런데 이날 순천대를 찾은 김무성 당대표가 순천대의 의대유치 주장이 현실성이 없어 “크게 실망했다”며 냉담한 태도로 일관했다. 당시 송 총장의 의대유치 필요성에 관한 발표로 시작된 간담회는 처음부터 새누리당 지도부의 냉담한 반응에 열기가 식어 있었다.

 

송 총장은 "전남 동남부와 경남 서남부 인구가 120만 명에 이르고 관내 산업단지가 많아 응급의료와 산재에 특화된 병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의료 인력이 6%밖에 안 되는 현 의료계의 실태를 지적하고 "순천대에 의대가 설립되면 공공의료 인력을 집중 양성해 타 지역이나 공공의료 영역 밖으로 그들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송 총장의 순천대 의대설치 핑요성 설명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전남의 목포대는 물론이고 타 지역에서도 나름의 이유로 의대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고 의사정원은 남는 상황인데, 인구수와 산업단지가 많다는 현실성 없는 일반적 이유로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연세세브란스 병원의 인요한 박사의 지지발언, 지역 시민들의 근거리 종합병원 부재로 인한 고충 호소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김 대표는 “거짓 약속은 할 수 없다”며 “현실타파를 위한 복안을 기대하고 순천대에 방문했는데, 순천대의 준비상황이 이 정도로 부족한 줄 몰랐다”며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여기에 의사 출신의 박인숙 원내부대표 역시 "의과대학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지역에 있는 기성병원에 응급의료센터나 외상센터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이 같은 태도에 간담회에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참석한 시민들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의료적 박탈감이 큰 지역적 조건에서 의대유치 공약을 보고 순천시민들이 이정현 후보에게 투표했다” “지역의 근로자들이 이정현 후보에게 표를 준 것은 의대유치가 절박했기 때문이다” “의대유치는 정책적 문제가 아니라 지역민들의 생존권 문제다” 등 반발의 강도가 심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에 이정현 의원이 “못하겠다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의미다”며 “지역민의 절박한 심경을 담아 이미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는 물론이고 여기서 밝힐 수 없는 사람들을 접촉하고 있다”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김무성 대표는 “의대유치는 마음만 갖고는 안 된다”며 잘랐다.

 

 

그러나 당시 분위기로 보면 이미 정권 핵심부에서 순천대 의대 설치는 '없는 일'로 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7일 이정현 의원도 '의대유치 사실상 포기' 선언을 한 셈이다.

 

때문에 지금 순천의 분위기는 흉흉하다. 특히 이 의원이 지난 해 7.30 재보서 당시 순천대 의대유치 외에도 '예산폭탄' 발언으로 민심을 잡았는데 막상 주어진 임기 동안 두가지 핵심 공약 모두 空約이 되어버림으로 그에 대한 실망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은 지금 “공약으로 제시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현실성 운운하는 것은 순천시민들을 농락한 것이다” "순천대 의대 유치가 쉬운 일이면 이정현 의원에게 표를 주었겠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니 '국립보건의료대 설치법'을 내놓고 결국, 시민과의 약속을 포기한 것 아닌가" “표 얻으려고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허튼 공약을 남발....올바른 역사에 반드시 기록될 거다. 그리고 앞으로 여의도에는 가지도 못할 거다”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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