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화합·상생 외치는 썩은 정치판

이강문 영남본부장 | 기사입력 2015/12/19 [18:42]

말로만 화합·상생 외치는 썩은 정치판

이강문 영남본부장 | 입력 : 2015/12/19 [18:42]

[신문고뉴스] 이강문 영남본부장 =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배신의 정치와 진실한 사람’의 발언 이후 청년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고 분주하다. 하지만 과연 이 같은 움직임이 얼마나 신뢰성을 갖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대구 경북 정치권을 보노라면 '냇물도 없는 도로에 다리를 놓겠다'는 것과 '청년 일자리 몇 만개를 만들겠습니다.'란 말보다 '공천만 주십시오. 충성을 다해 흑기사나 호위무사가 되겠습니다.'는 그들의 속내가 읽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에 출마한 소위 레드 카펫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제발 공천만 주십시오, 충성을 다해 흑기사나 호위무사가 되겠습니다.’라고 충성 맹세 후보자들이 특히 '청년일자리' 운운하면서 열변을 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 당선되면 평생을 국회의원 할 거라고 발버둥 치면서 지키지도 못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이율배반적인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노리고 뛰고 있다. 충성 맹세는 과연 누구에게 하는가. 유권자인가 아니면 공천을 준 윗선인가.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먼저 솔선수범 모범을 보이면 국민들도 자발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이번 20대 총선 공약에서 세비의 100분의 1이라도 서민에게 먼저 배려하겠다는 앞선 후보자가 나온다면 유권자로부터 상당한 호응과 지지를 받을 것이다.
 
미국에서 찬란한 자본주의 역사가 꽃을 피우면서 노블레스의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기업가들이 들어섰다. 엔드류 카네기 이후 록펠러, 포드에 이어 최근에 빌 게이츠와 워렌버핏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미국의 부자들은 사업을 통해 쌓아온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데 경쟁적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서 어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및 중세의 귀족들은 신분에 따르는 여러 가지 특권을 누렸는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그러한 특권을 향유하는 것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귀족이란 신분제도가 유명무실해 졌지만, 오늘날에는 더 포괄적 의미의 사회지도층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그래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권력과 명예를 가진 지도층의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의미하는 용어가 됐다.
 
21세기에 우리는 사회적으로 ‘금수저’ ‘흙수저’로 나뉘어 귀족과 천민을 구분해 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를레스 오블리주 정도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치적 비전은 물론 사회안전망, 사회적 대화, 약자 보호, 표현의 자유 등의 항목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함께 사는 사회’는 대단한 구조변혁이나 성장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우리의 행복을 소외된 이웃들과 조금씩 나눌 줄 아는 작은 의식 변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지금까지 무려 300억 불까지 기부한 빌게이츠 회장은 “부의 사회 환원은 부자의 의무”라고 역설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로마 시대에 이어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 면면히 계승된 전통은 신흥국가인 미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부터 봉건적 계급제도가 없이 만인에게 평등한 민주국가로 시작한 미국에는 유럽과 같은 귀족계급이 없었다.
 
미국은 특정계급인 귀족의 책무가 아니라 모든 시민의 책무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형성되어 왔다. 미국은 여기에 정치적인 권력도 치부는 하지 않고 사회 환원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의 기부문화는 과연 어떤가. 개인 기부보다 기업의 기부가 많고, 그 기업의 기부도 준조세적 성격의 비자발적 기부라 지적된다.
 
특히 연말연시나 재해가 발생할 때는 기업들은 기부압력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사회공헌의 일환이라기보다 책임 면피나 몸보신을 위한 보험적 방책으로 기부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반드시 부자들의 것만은 아니다.
 
기부 문화는 사회 지도층인 권력을 가진 정치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최하위 서민층부터 피해가 온다. 이 겨울 난방비조차 없어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는 독거노인이 얼마나 많은가.
 
정부와 정치권은 년말년시 흥청망청 소비를 자제해 소외되고 힘겹게 사는 이웃을 돌보는 진정한 기초생활 안전지킴이로서 지속적인 관심과 봉사정신으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나눌” 것을 지적하고 싶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