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1당 원내대표로 비단길과 자갈밭에

조현진 기자 | 기사입력 2016/05/04 [17:58]

우상호, 1당 원내대표로 비단길과 자갈밭에

조현진 기자 | 입력 : 2016/05/04 [17:58]

[신문고 뉴스] 조현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 갑 20대 기준 3선)이 20대 1기 더민주 원내대표로 당선되었다. 86그룹 세대가 명실공히 한국정치의 전면에 등장한 셈이다.

    

우 의원은 4일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63표를 득표, 56표를 얻은 우원식 의원을 7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무효2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우상호 의원 © 이미지 출처 : 우상호 의원 페이스북

 

이날 경선은 당선자 123명 중 121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1차 투표는 개표 결과 우원식 의원 40표, 우상호 의원 36표, 민병두 의원 16표, 이상민 의원 12표, 노웅래 의원 9표, 강창일 의원 8표를 각각 얻었다. 그러나 1위 득표자인 우원식 의원의 득표가 재적 과반(62명)에 미치지 못해 2위인 우상호 의원과 결선투표가 실시됐으며 우상호 의원이 결선에서 역전승을 일구어 냈다.

    

이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은 당내 대표적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이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시의 전국 학생운동권 단체였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그리고 2004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확대 개편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에 젊은 피 수혈로 영입되어 그해 4월 16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연세대 학생회장 선배이던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에게 패해 낙선했다.

    

하지만 이후 2004년 총선에서 당시 이성헌 의원을 누르고 당선되며 설욕,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러나 다시 2008년 총선에서 이성헌 후보에게 패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 후 와신상담하던 우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 재기했으며 이번에 연승을 일궈냈다. 따라서 2000년 이후 치러진 5회의 우상호 : 이성헌 대결이란 선거 전투에서 5전 3승을 한 셈이다.

    

이런 경력으로 우 의원은 수차례 당 대변인을 맡는 등 ‘당의 입’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공보단장을 역임하는 등 이인영 오영식 의원 등과 함께 정치권의 86그룹 선두주자를 자임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우 신임 원내대표의 정치적 노선은 특별하게 인정받을만한 것은 없다. 운동권 출신의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계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지난 총선의 공천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운동권 색채빼기’에 주력했던 김종인 비대위의 노선에서 보듯 이들을 바라보는 세간의 여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더구나 우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의 1차 투표는 상당수 친노 친문의 지원을 받았다가, 2차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가 결집, 지원, 7표차의 박빙 승리가 이뤄진 때문에 추후 그의 정치노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이 어렵다. 그가 당의 압도적 다수인 친노친문계를 적절히 제어,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당내 세대교체 움직임까지 이끌어 낼 것인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3당 체제 하에서 제1당 원내 사령탑. 그의 상대는 노련한 3당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 2당이지만 4선의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력까지 겸비한 정진석이다. 그가 이들을 상대로 어떤 협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어떻든 우 신임 원내대표는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1당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임무를 맡는 동시에 김종인 대표와 ‘투톱’으로서 차기 전당대회를 관리하게 된다. 또한 8월말∼9월초 선출되는 새 대표와 함께 대선국면, 특히 내년 연초부터 시작 될 대선후보 경선가도에서 당을 이끌어가게 됐다.

    

그래서 이날 당선된 우 신임 원내대표는 “국민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해법을 제시, 더민주가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선두에 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국민에게 제대로 신뢰받는 정당으로 변모, 집권에 성공해 민생민주, 남북평화를 도모하는 시대까지 함께 손잡고 가자고 끝까지 달려가자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 "더민주는 하나가 될 것이고 변화할 것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당선인사를 덧붙였다. 과연 더민주는 하나가 될 것이고 승리할 것인지, 그의 앞날은 비단길과 자갈밭의 병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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