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드 배치 곧 발표, 슬쩍 흘린 이유가...

백은종 | 기사입력 2016/06/05 [08:50]

美 사드 배치 곧 발표, 슬쩍 흘린 이유가...

백은종 | 입력 : 2016/06/05 [08:50]

 

미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한반도 배치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국방부는 “이번 샹그릴라대화에서 한미 국방장관 간 이와 관련한 논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 사드 배치 관련 협의는 진행 중에 있으며 협의가 끝나면 그 결과를 알릴 것”이라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마련한 건의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한 발표가 곧 임박한 단계는 아니다”면서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카터 장관은 2일(현지시간)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4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군사전문매체인 ‘브레이킹 디펜스’가 보도했다.

 

▲  카터 장관   © 서울의소리


 

카터 장관은 “사드 배치문제는 많이 논의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이미 관련 계획이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외신도 익명을 요구한 미 고위 관리는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가 남아있지만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논의를 계속 진행 중이며, 준비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가 미측의 이런 주장을 즉각 부인하고 나섬에 따라 양국이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터는 왜 한미간 조율이 되지 않은 듯한 발언을 슬쩍 흘린 것일까.

 

우리 국방부 일각에서도 카터 국방장관이 아무 의도 없이 그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 장관이 별 의도없이 빈말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며 “그의 발언은 중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간 진행 중인 사드 배치 논의가 정상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환기시켜 대중국 압박 의지를 드러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월 7일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직후 한미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를 공식화했고, 3월 4일 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을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지금까지 한미 공동실무단은 가동되고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지금까지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는 북한 위협 대응용이라기보다는 사드의 핵심장비인 첨단 레이더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미사일 체계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곧 한반도가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계에 편입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턱 밑인 한반도에 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가 구축된다면 미중, 미러 군사대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미 장관이 아시아안보회의로 향하는 비행기안에서 사드를 언급한 것은 그래서 중국의 포석이라는 게 국방부 일각의 시각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측과 주한미군 측의 입장은 다르지 않다. 애슈턴 카터도 원론적인 측면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회의에 참가 전에 중국을 겨냥해 의도적으로 사드를 흘린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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