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0대 관광명소...'군산 은파호수공원'

조종안 | 기사입력 2016/07/02 [05:53]

전국 100대 관광명소...'군산 은파호수공원'

조종안 | 입력 : 2016/07/02 [05:53]

 

 

▲ 군산시 성산면 성덕저수지     © 조종안

 

 

[신문고뉴스] 조종안 기자 = 군산은 예로부터 '물의 고장'이라 불렸다. 그에 걸맞게 크고 작은 저수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20세기 이후 축조된 주요 저수지만 20개가 넘는다. 마을별로 보면 성산면의 성덕 저수지, 옥산면의 백석 저수지, 옥구읍의 옥구저수지는 일제강점기, 나포면의 대동·부곡 저수지, 임피면의 축산·금굴·우곡 저수지, 성산면의 죽곡·후곡·요동 저수지, 회현면의 대위 저수지, 미성동 옥녀 저수지 등은 광복(1945) 후 축조됐다.


그중 옥구저수지는 옥구 간척지 관개를 위해 1923년 탱크형저수지(평지에 사방으로 둑을 쌓아 수로를 이용해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로 축조됐다. 제방 길이만 6km가 넘는다. 집수역이 없어 농한기에 완주군 대아저수지 물을 대간선수로로 이동해서 농업용수로 사용하였다. 한때는 미군기지 생활용수로 쓰였고, 요즘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자전거하이킹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좋다.


기록에 나타나지 않아 축조 연대를 알 수 없는 저수지도 상당수에 이른다. 회현면의 원우제, 옥구읍의 훈제·금산제·신장제, 임피면의 왕산제, 나포면의 강정제, 개정면의 충량제·냉정제, 대야면의 중초산제·북초산제 등이다. 그러나 이들 재래 저수지는 지곡동에 있는 미제지(은파호수공원) 개수 과정에서 보듯 숙답의 관개에 이용되면서 꾸준히 보수 유지돼 왔다.


은파호수공원 주변 지명유래


 

▲ 은파호수공원 항공사진(출처: 군산시)     © 조종안


 

은파호수공원 본래 이름은 미제지(米堤池)이다. '쌀 미(米)'와 '둑 제(堤)' 합성어인 '미제지'는 우리말 풀이로 '쌀뭍방죽'이다. 방죽 동북쪽 마을 사람들은 '절메 방죽'이라 하였다. 은파(銀波)라는 이름이 지어지기 전에는 '미제방죽', '미제저수지', '미룡저수지' 등으로 불렸다. 방죽 둘레에 굽은 귀가 많아 '아흔아홉귀 방죽'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옛날 한 아기장수가 미제방죽을 서울터로 만들려고 100귀로 만들면 밤사이에 한 귀가 무너지곤 해서 도로 아흔아홉 귀가 돼버려 끝내 실패하고 울면서 떠났다는 내용의 <애기장수 서울터 만들기> 전설도 내려온다. 비록 설화지만 방죽에 굴곡이 많고 지형을 따라 보여주는 경관이 뛰어났음을 암시한다.

 

 

▲ 정담을 나누며 물빛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 조종안


 

분수가 아름다운 야외광장에서 물빛다리를 건너면 인공폭포가 나온다. 그곳에 '방아동'이 있었다. 그곳에서 왼쪽 산책길은 안백두게, 새 터, 절메산, 임방절, 벌이마당으로, 오른쪽 산책길은 사창골, 용처, 개정지로 이어진다. 개정지를 지나면 제방(堤防)이다. 제방은 겨울에 눈이 내리면 천연 눈썰매장이 되어 아이들 놀이터로 변한다. 미제방죽 주변의 지명 유래를 알아본다.


▲ 나룻리(羅雲里): 미제지와 접한 나운동의 옛 지명이다. 미제지가 생기기 전까지 배가 이곳까지 닿아 물화를 실어 날랐다고 전한다. 마을이 들어선 후에도 여전히 배가 닿았던 나루터라 해서 나룻리라 부르게 됐다. 나룻리는 일제강점기 한자 표기화 하면서 '나운리(羅雲里)'로 쓰다가 광복 후 군산시로 편입되면서 나운동(羅雲洞)이 됐다.


▲ 임방절: 임방절은 두 가지 설이 내려온다. 하나는 임방(壬方)이라는 뜻이다. 壬方은 정북에서 서쪽으로 15도 정도 안쪽을 가리킨다. '절메산'에서 보면 '임방절'이 정확하게 임방(壬方)이 된다. 두 번째는 임방(任房)으로 옛날 보부상들이 모여 놀던 곳이라는 뜻이다. 임방절은 이곳에 있던 절(寺) 이름이다.


▲ 벌이(보리) 마당: 나룻리에서 새 터(한밭골)로 들어오는 어귀를 일컫는다. 미제지는 선제뜰(숙답) 관개 저수지로 그 옛날 이곳은 미곡 집산지였다고 한다. 따라서 전국의 미곡상들이 이 지역의 쌀을 각지로 유통시켰을 것이다. 돈벌이를 위해 장마당을 떠도는 등짐장수와 봇짐장수까지 모여들어 물건을 사고팔았던 마당이란 뜻의 지명이다.


 

▲ 절메산 숲에 마련된 휴게소     © 조종안

 


▲ 절메산(寺山): 미제지 수면 가운데로 산이 길게 남으로 커다란 함선처럼 떠 있는 모습의 산을 가리킨다. 이곳 동쪽에 자그만 마을이 있었는데 제방 축조공사 때 수몰됐다. 절메산 한자 표기는 '寺山', 우리말은 '절 메'이다. '절메산'은 메(뫼, 산)가 두 번 겹친 격인데 우리말에서 끝말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 새 터: 미제지 동북쪽 고샅을 '절메'라 하였다. 그 동쪽으로 '새 터'가 있다. '새 터'는 '한밭골'(大田里)에서 새로 닦은 터라는 뜻으로 쓰인 말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마을을 형성한 데서 유래됐다고 전한다.


▲ 안백두게: 백두게 안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백두게는 미제방죽과 인접한 마을로 옛 지명은 '백토리'였다. 백토가 어원변이 되어 백두로 부르게 됐단다. '게'는 마을이란 뜻이다. 옛날에는 이곳에서 하얀 흙(白土)이 나와 그릇을 구웠다고 전한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 방아동: 안백두게 고샅에서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지금은 물에 잠겼으나 널찍한 밭과 공터가 있었고 산딸기가 지천이었다고 전한다. 그 언저리를 '방아동'이라 하였다. 옛날에 벼를 찧는 방앗간이 있었던 곳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사창골: 고려와 조선 시대 이곳에 사창(社倉)을 두고 방아를 찧어가곤 했던 쌀곳마을이 아닌가 싶다. 군산의 향토사학자들은 옛날 이곳은 쌀의 입출이 빈번했으며 째보선창을 통해 지방과 서울로의 수송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은파호수 입구 길목 고샅을 '사챙이'라 불렀는데 이도 '사창'의 와전으로 보인다. 이곳에 다랑논이 층층이 있었다고 전한다.


▲ 용처: 미제지 '사창골'에 다다르는 산자락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지름 70m정도의 늪지대가 있다. 예로부터 이곳을 용처(龍處)라 불러왔다. 이곳에서 물이 솟아 방죽의 원천수가 되었다는 뜻으로 용천(龍泉)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 개정지: 개정지는 야외 부엌(정지)이라는 말로 이해된다. 다시 말해 야외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부엌이라는 뜻. 위쪽에 있는 사창에 벼와 쌀의 입출고가 빈번하면 일손이 많이 필요하므로 일꾼들의 밥을 부쳐 먹었을 것이다. 따라서 늦가을에서 이른 봄까지 '개정지'를 마련하여 밥을 짓던 곳으로 전해진다.

 

은파호수공원 주변 명소
 

▲ 1970년대 은파호수공원 주변 길     © 조종안

 


대낮에도 혼자 걷기 무서울 정도로 한적했던 미제방죽. 이곳은 1970년 이후 관광유원지로 개발된다.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는 1985년 이후에는 '수상상가'(水上商街)와 제방 아래 포장마차 등이 철거되는 등 환경 정화작업이 이뤄졌다. 시민의 여가문화가 향상되면서 1995년부터 관광지 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개발사업 기간에 완공된 물빛다리와 음악 분수는 군산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주차장, 체육시설 등 편의시설을 보강하고, 잡초로 우거진 유수 지역을 정비하였다. 2009년엔 생태습지, 물빛다리 무대 및 광장을 조성하였다. 2010년 자전거도로(산책로)를 개설, 아흔아홉 구비를 돌면서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 ‘세바위 전설’에 나오는 애기바우(왼쪽), 중바우(오른쪽 위), 개바우(오른쪽 아래)     © 조종안


 

다양한 볼거리와 편의시절이 제공되면서 군산의 대표 관광지로 부상한 은파호수공원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역자원 콘테스트'에서 전국 100대 관광명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최근엔 택지개발로 인근 아파트 근린공원에 보관돼 있던 '세 바위(애기바우, 중바우, 개바우) 전설' 시설물을 조경휴게소로 이전해 이야기가 있는 테마공원으로 거듭났다.


봄에는 만개한 벚꽃이 입구에서부터 벚꽃 터널을 만들어주고, 여름에는 아카시아 향기와 느티나무의 짙은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가을에는 산책로를 따라 알밤을 주우며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산천에 목화솜을 깔아놓은 듯한 겨울 설경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군산 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미제지 주변 명소를 따라 걸어본다.


 

▲ 은파호수공원 야경(물빛다리와 분수)     © 조종안


▲ 물빛다리: 은파호수의 상징으로 길이 370m, 너비 3m의 국내에서 유일한 보도 현수교이다. 전설에 나오는 애기바우, 중바우, 개바우를 형상화해 이벤트·만남의 광장, 물빛터널, 전망대 등 주요시설을 가족, 부부, 연인, 친구간의 사랑을 테마로 구성했다. 야간에 조명으로 연출되는 빛의 아름다움은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 음악 분수: 조명과 함께 음악에 맞춰 노래하며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분수이다. 은파호수의 특성과 이미지를 반영한 꽃잎 형태의 분수로 호수와 물빛다리를 연계한 아름답고 환상적인 분수이다. 매회 20분씩 하루 8회 운영한다(계절별 운영횟수 조정됨).
 

▲ 벚나무들이 하늘을 가린 봄철 은파호수공원 입구.     © 조종안


 

▲ 벚꽃 산책로: 방죽을 일주하는 산책로에서는 매년 봄마다 탐방 및 걷기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주말에는 산책 코스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엔 자전거 도로 및 편익시설 확충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증가하고 있다.


▲ 연꽃 자생지: 매년 여름(7~8월) 연꽃 자생지에는 백련, 수련, 노랑어리연 등 수십 종의 연꽃과 수생식물이 만개하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제방 너머 용둔리가 고향인 고은 시인은 "넙죽넙죽한 홍어나 왕가오리 같은 연잎사귀로 덮인 물위로 고상하기도 하고 요염하기도 한 분홍 연꽃 봉오리들이 일제히 솟아나 핀 풍경은 장관이었다"라고 회고한다.


산책로 곳곳에 음식점 단지가 조성되어, 군산 근해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은 물론 얼큰한 민물 매운탕도 맛볼 수 있다. 민물매운탕은 시래기와 쏘가리, 메기 등이 어우러져 토속적인 맛이 찐하게 느껴진다. 돌솥에 일인분씩 나오는 밥맛도 일품이다. 밥을 먹은 후 끓여먹는 누룽지는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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