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전략"과 "전술"을 구분 못하면 답이 없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6/07/16 [14:01]

사드, "전략"과 "전술"을 구분 못하면 답이 없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입력 : 2016/07/16 [14:01]

[신문고 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문에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데...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사드 배치는 국방부 장관도 자기 입으로 커밍아웃 했듯 한국에 주둔한 미군 병력에 일개 방공포대 하나가 더 들어오는 것뿐이다. 다만 그 포대가 아주 비싸고, 비싼 만큼 지금까지 한반도에 배치된 그 어떤 대공무기 체계보다 고고도 요격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이며. 그렇기에 그  장비를 운영하기 위해 조금 높은 전자파를 내는 레이더가 필요하다.

 

▲ 괌에 임시로 설치된 사드 기지에서의 시험발사 장면 jtbc류스룸 화면 캡쳐     ©임두만

    

그런데 지금 여러 말들이 분분하지만 사드배치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처음 한반도에 사드배치 소요 제기를 한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그 주인공이었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반도 전쟁 발발 시에 70만 대한민국 국군을 지휘하는 존재로 막강한 힘이 있는 것 같지만 실제 현재는 미국이 해외에 주둔시킨 야전군 사령관에 불과한 존재이다.

    

이런 야전군 사령관이 북한이 미사일을 마구 날려대는 실험을 하니까 그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방패로 자기가 지휘하는 관할 부대원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로 사드가 필요하다고 칭얼댄 것이 사드 배치론의 시작이다. 이는 주한미군 사령관으로서 만에 하나 태평양 주둔 미군이 북한을 폭격하면 그 여파로 미사일이 날아와 한국에 주둔하는 자기 부하들 다치는 것이 걱정되어 상부에 자기 부하 지킬 수 있는 방패 하나 달라고 들이댄 것이라는 의미이다. 즉, 이는 어디까지나 한반도와 주변을 둘러싼 정세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야전군 수준의 전술적 판단이 그 시작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사안은 어느 새 일개 미 야전군 사령관의 전술적 요구가 현재의 집권세력인 박근혜 대통령과 그의 지휘 하에 있는 군부에 의해 국가적 방어 전략으로 둔갑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에 대해 조곤조곤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난 70년 가까이 한국군이 모든 것을 미군에게 의지해온 온실의 화초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즉, 대한민국 군대가 할 수 없는 모든 골치 아픈 일을 다 해결해 주시는 주한미군이 첨단무기스러운 물건을 들여온다고 하니까 얼씨구나 박수치며 환장하는 모습이라는 거다.

    

그래서 결국 그림은 이렇게 그려진다. 북한의 미사일에 겁이 난 한국 주둔 미국 야전군 사령관의 사드 배치 요청 -> 이를 전략적 승부수로 인식한 한국 정부의 펌프질 -> 양측의 설레발을 명분으로 사드 배치를 전술적 의미에서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매력을 느낀 미국 정부의 맞장구....이게 내가 판단하는 사드 코미디의 전말이다.

    

이런 구도에서 왜 사드가 수도권을 보호해 주지 못하느냐, 사드가 북의 미사일을 다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는 공허한 공염불에 불과하다. 사드는 오로지 주한미군 기지와 한반도 보급선만을 북의 미사일 공격에서 방어할 수 있다면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사드 문제로 미국은 또 한국에 신형 페트리어트 미사일 PCA-3를 더 팔아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무기장사로의 이득이다. 물론 그게 사드 배치로 얻을 이익이란 미션인지 의문이긴 하지만.....

    

결론은 전술적 관점에서 보자면 사드배치는 가성비가 문제이긴 하지만 100% 헛발질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튼 북한에서 주한미군을 자기네 미사일의 인질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고, 주한미군의 안위는 한반도 안보에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으니 말이다.

    

다만 그러한 전술적 이득이 중국이나 러시아의 반발과 보복을 대가로 얻을만한 가치일까 하는 계산을 해보면 사드 배치는 정말 엄청나게 밑지는 장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전술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나는 사드 배치에 돈을 쏟아 붙는 것 보다 이미 낡을데로 낡은 제식소총 K2를 21세기에 맞는 택티칼한 무기로 바꾸어 주는데 예산을 쓰는 게 더 탁월한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우리가 '나는 콩사탕이 싫어요', '북진하야 멸공통일'의 도그마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사드 뿐 아니라 미국의 MD 시스템 편입마저도 감내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은 철천지 원수 이란과 쿠바하고도 이미 거래를 트기 시작했건만 왜 우리는 같은 민족인 북한과는 그리 지내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어쩌면 미국의 무기장사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즉 미국은 어디든 무기를 팔아먹어야 하는데 북한 위협이 가장 좋은 이유라는 뜻이다. 이미 이란 쿠바 등은 손을 들어버려서 더욱 북한의 도발은 미국에게 좋은 장사거리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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