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가수들 신나는 무대 ‘방가TV' 현장!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07/23 [05:37]

무명가수들 신나는 무대 ‘방가TV' 현장!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07/23 [05:37]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흥이 나는지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음향믹서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얼굴표정에도 한껏 신이나 있는 모습이 배어난다. 지난 19일 (사)한국방송가수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방가TV>를 제작하고 있는 스텝들의 모습이었다.

 

<방가TV>는 <다음팟>을 통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제공되는 인터넷 생방송이다. 이날 출연한 가수 태연아가 자신의 대표곡 ‘정남진 연가’를 열창하자 제작진들이 흥에 취해 어깨를 들썩거리는 등 몸짓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

 

 

▲ 이날 게스트인 가수 태연아가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제작진들도 흥에 같에 취해가고 있었다.    © 추광규 기자

 

 

 

‘촬영부터...음향까지 스텝 전원이 ‘가수’  

 

한국방송가수협회(회장 태민)가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방송 <방가TV>가 눈길을 끈다. <방가TV>는 지난 3월부터 <다음팟>을 통해 협회소속 가수들이 출연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동안 생방송으로 진행 중이다.

 

<방가TV>의 특징은 방송 제작 전부를 가수들이 맡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방송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다섯 명 가운데 음향을 맡고 있는 사람은 ‘사랑고개’를 부른 가수 태희였다. 제작 전반을 지휘하고 있는 사람은 ‘사랑은 가슴 아파’를 부른 가수 권일이었다. 

 

스튜디오는 협회가 입주해 있는 여의도 <KBS>별관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의 일부를 개조해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음향이나 조명등은 공중파 방송 스튜디오에 비해 규모가 작다뿐이지 시설은 최고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스튜디오 전면에는 진행자와 초대가수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무대는 바로 앞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한 사람이 휴대폰으로 전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고 있는 점이었다. 그는 유튜브에 올리기 위한 동영상을 찍고 있다고 했다. 돈 안 들어가는 제작시스템이었다. 

 

생방송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의 필수인 방음도 거의 완벽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뭐 이 정도 시설이면 제작환경은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춘셈이었다.  

 

방송시작 10분전인 오후 1시 50분경부터 스튜디오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출연가수는 이날 큐시트를 다시 한 번 훑어 보면서 목을 풀기 위해 연신 입근육을 움직이고 있었다.

 

<방가TV>는 정확히 오후 2시가 되자 시그널 뮤직이 흐르면서 방송의 막을 올렸다.

 

 

▲  가수 최유리가 진행하고 있는 '가요여행' 프로그램. 왼쪽이 게스트인 태연아, 오른쪽이 진행자인 최유리   © 추광규 기자

 

 

 

1부 순서는 오후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매주 수요일 이 시간은 ‘하나뿐인 당신’을 부른 가수 최유리가 ‘가요여행’이라는 타이틀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초대가수는 가수 태연아였다.

 

방송은 일상사를 주제로 하는 두 사람의 수다와 함께 친숙한 성인가요를 진행자인 최유리가 라이브로 부르기도 했다.

 

게스트로 나온 가수 태연아는 무대에서 자신의 타이틀곡인 ‘숭례문, 춘향이’와 신곡 ‘정남진연가’를 열창했다. 두 사람의 수다와 함께 들으면서 두 시간이 짧게만 느껴지는 방송이었다.

 

기자는 즉석에서 두 곡을 신청하기도 했다. ‘떠나가는 배’와 ‘거짓말’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었지만 태연아는 반주와 함께 노래 실력을 뽐냈다. 프로가수로서의 면목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순간이기도 했다.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는 2부 순서에서는 가수 유승혁이 ‘LIVE 7980’를 진행했다. ‘우리 어메’를 부른 가수 유승혁은 능숙한 진행솜씨와 함께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면서 7080세대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통기타 반주와 함께 라이브로 이어갔다.

 

가수 유승혁에게는 ‘해변으로 가요’를 신청해 보았다. 유승혁은 처음에는 코러스가 있어야 한다면서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곧 해결 되었다. 스텝들이 코러스 반주를 넣어 주겠다고 나서면서 경쾌한 해변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노래는 스튜디오에 가득 울려 퍼지면서 해변으로 뛰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또 80년대 청평역으로 가는 경춘선 열차에서 흔들거리면서 통기타 반주와 함께 즐겨 불렀던 그 시절을 떠올리게도 했다. 분위기에 젖어든 기자 또한 조그마한 소리로 코러스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어 협회 회장이기도 한 가수 태민이 자신의 이름을 딴 ‘태민Show’의 방송을 1시간 동안 이어갔다.

 

 

▲  2부순서에는  가수 유승혁이 ‘LIVE 7980’를 진행했다  © 추광규 기자

 

 

“순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는 <방가TV> 많은 사랑해 달라”

 

태민 회장은 <방가TV>에 대해 “마이너리그 가수들은 공중파나 인기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어렵다”면서,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협회차원에서 모바일TV로 소개되는 <방가TV>를 시도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방가TV>는 휴대폰을 통해 생방송으로 쉽게 접할 수 있다”면서, “가수들을 위한 최초 시도다. 제작 전 단계에 이르도록 외부인이 아무도 없다. 가수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출연은 물론 가수가 하고 제작까지 가수들이 100% 참여해 제작된다”고 소개했다.

 

태민 회장은 계속해서 “제작진들은 아무런 사례비 없이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협회를 위해서 자신들의 시간을 할애해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활동하는 점에서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의아스럽게 생각들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인지가 되어 고무적일 정도로 협조가 이루어지면서 방송진행에 탄력을 받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가수 누가 출연해도 무료로 출연시켜 준다. 또 식사비라도 하라고 봉투를 들고 오시는 가수분 들이 계시는데 그런 분은 그냥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이 같이 진행하는 취지와 관련해서는 “방송출연을 위해서는 관행처럼 돈을 주고 출연하는 불법과 편법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가수들에게 직접적 도움이 되고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자랑했다.

 

태민 회장은 방송의 질에 대해서도 자랑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그램의 수준도 싸구려가 아니다. 평판이 좋다. 다른 방송 같은 경우 거의 녹화로 진행되거나 단발성에 그치는데 반해 저희 <방가TV>는 생방송으로 KBS나 SBS와 똑 같은 프로그램의 질을 자랑한다. 라디오를 겸한 텔레비전”이라고 설명했다.

 

태민 회장은 계속해서 “자랑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내가 제일 잘나가’라는 프로그램”이라면서, “가수가 혼자 출연해 진행을 맡아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는 시간이다. 그 시간동안 걸어온 인생을 말하면서 스스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노래실력도 보여주는 등 자신의 모든 것을 1시간 안에 풀어낸다. 언어구사가 다소 부족해도 크게 흉이 되지 않는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뮤직다큐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가수 태연아는 “2008년 경 음반을 내고 가수활동을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KBS 아침마당 CBS 교통방송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했다”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낮은 협회소속 가수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진다는 게 고맙다. 협회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이 좋다. 노래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좋은 노래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심경을 밝혔다.

 

방송 진행을 맡은 최유리는 “저는 작곡도 하고 피아노를 직접 치기도 한다”면서, “지방에 계시는 분인데 진행을 잘한다면서 협회로 전화가 오기도 했는데 그럴 때는 절로 힘이 난다”고 밝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방가TV> 예능본부장을 맡고 있는 가수 권일은 <방가TV>를 자랑해 달라는 질문에 “가수분 들이 실력은 있지만 PR이나 여건이 제대로 안되면서 재능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분들을 위해서 제작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며, 또 그분들이 고맙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실력 있는 가수들이 많이 와주셔 가지고 빛을 내주고 있다”면서, “더욱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많은 가수 분들이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가TV> 접속은 <다음팟>에서 KBSC(korea broadcasting singer club의 약자)를 검색해 접속하면 된다. 방송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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