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와 더불어 정직한 부모 되기

김영미/ 인권연대 운영위원 | 기사입력 2016/08/05 [11:26]

좋은 부모와 더불어 정직한 부모 되기

김영미/ 인권연대 운영위원 | 입력 : 2016/08/05 [11:26]

 

 

▲ 사진=화순영재교육원 제공    

 

 

“아이는 부모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부모가 살아가는 대로, 부모를 보고 배운 대로 커나가는 것을 이르는 말로, 좋은 부모란 생활에서 모범을 보이는 부모다.

 

중학교 입학 초에 연기는 학교 행사 중 교장선생님이 낸 퀴즈 정답을 맞혀서 이에 대한 상품을 받으려고 앞으로 나가면서 한쪽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는 학생과 교사에게 변명하듯이 “오래 앉았더니 다리가 저리네.”라고 큰소리로 말하며 갔다.

 

그런데 계속해서 여러 교과시간 특히 걷기 달리기 등의 체육시간에 나타나는 몸의 이상 때문에 담임교사가 부모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어렵게 들은 이야기는 연기와 함께 모든 교사, 모든 학생들에게 절대 비밀을 지켜달라는 요구와, 연기가 뇌병변장애가 있지만 학습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니 일반학생들과 똑같이 교육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학습을 따라가지 못했고 모든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거나 지친 모습을 보이면서 학급의 학생들에게 적응하지 못했었다.

 

담임교사가 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이런 사실을 알리고 아이에게도 장애를 알려주어서 적응하도록 한다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지만 부모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연기를 왕따 시키려고 하니 친구를 처벌해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집에 가서도 연기에게 수업시간에 누워있었던 모습을 심하게 꾸중을 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는 하루를 같이 보내는 담임교사의 보호로 비밀이 유지될 수 있었겠지만,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조례와 종례시간에만 잠깐 보는 담임교사가 보호막이 될 수가 없었다.

 

또한 사춘기에 접어든 학생들로부터 관찰되는 연기의 모습으로 인해 또래 관계는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과 따돌림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부모는 연기에게도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서 연기를 혼란스럽게 하며 연기의 장애에 대해 이해되지 못한 학생들과의 적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금도 연기는 늘 학생들을 경계하면서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다. 담임교사와 함께 교사들이 연기를 도와주려고 노력하지만 번번이 부모가 제지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장애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아이의 불편 또한 느낄 수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데서 나타나는 혼란, 두려움을 아이 혼자 감당하면서 세상에 적응을 할 수 있을까.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정직하게 이야기해주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해서 아이들과 다른 점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다른 학생들도 알게 하여 동정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존중해 주는 교육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교육의 시작은 아이를 정직하게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 정직은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김영미 위원은 현재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이 글은 [인권연대] 발자국통신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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