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짐승사료 주면서도 북 동포는 외면"

농민들, 밥쌀 수입 저지-백남기농민 문제 해결-농산물 최저가격 인상등 요구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09/23 [08:56]

"쌀을 짐승사료 주면서도 북 동포는 외면"

농민들, 밥쌀 수입 저지-백남기농민 문제 해결-농산물 최저가격 인상등 요구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09/23 [08:56]

 

“박근혜정부는 남는 우리 쌀을 짐승 사료로 먹이면서도 수해로 고통 받는 북측 동포에게는 쌀 지원을 거부하는 인륜을 짓밟는 짓을 하고 있다”

“농민의 가슴팍을 밟고 FTA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LG · 재벌이 농업에 뛰어들어 농민의 목숨 줄을 조이는 파렴치한 행위를 하고 있다”

“쌀값이 폭락함에도 쌀 수입을 멈추지 않는 정부를 보며 농민들의 가슴에 불덩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농민들이 거리행진을 마친 후 벼를 야적하고 있다.     © 추광규 기자

 

 

쌀 가격 하락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농민회총연맹 6000여명이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주관하고 전국쌀생산자협회가 주최한 ‘쌀값 대폭락 박근혜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강하게 따져 물었다.

 

김영호 의장은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는 현장을 보며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멎는 듯 했다”면서, “30년 전 가격으로 쌀값이 대폭락하여 농민들의 절규가 전국에서 터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작년 밥쌀 수입을 반대하면서 쌀값 폭락을 이미 예고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6월초에 미국 밥쌀을 사들이고, 9월에도 쌀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쌀값이 폭락함에도 쌀 수입을 멈추지 않는 정부를 보며 농민들의 가슴에 불덩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 의장은 계속해서 백남기 농민 문제의 경찰 책임과 생산비도 안 되는 농산물 최저가격 문제 등을 강하게 따져 물은 뒤 “농민들의 투쟁의 불길이 곳곳에서 타 오르고 있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11월12일 전국농민대회때 까지 전국으로 투쟁의 불길을 거세게 지펴 올리자”고 강조했다.

 

결의문을 통해서는 “그러나 개사료보다 못한 쌀값을 받으며 어떻게 사람대접 받겠습니까?”라고 따져 물으면서 “죽도록 두들겨 맞아 중환자실에 1년 가까이 식물인간이 된 농민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정권 밑에서 어떻게 우리가 농민대접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단 말입니까?”라고 거듭해 따져 물었다.

 

이어 “▲쌀 수입 중단하고 쌀값 보장하라! ▲정부는 100만 톤을 조기에 수매하라!▲사료용 중단하고 대북쌀 교류 실시하라! ▲백남기농민 국가폭력 박근혜정부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농산물 최저가격 보장하고 농민 참여 보장하라!”등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이 같이 요구한 후 “오늘 투쟁을 시작으로 일차적으로 11월 12일까지 집중투쟁을 선포한다”면서, “대규모 야적투쟁으로 농민들의 분노를 모아 갑시다. 그리하여 11월 12일 제2차 대규모 전국농민대회를 성사시키자”고 결의했다.

 

 

▲ 경찰이 콤바인 철수를 요구하면서 농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 추광규 기자

 

 

콤바인 앞세운 농민들 대학로부터 청계천 입구까지 거리행진

 

농민들은 이날 대회를 마친 후 오후 4시 부터는 나락을 손에 쥔 채 대학로부터 종로구 청계천까지 도심 거리행진에 나섰다.

 

농민들은 거리행진을 통해 “정부가 의도적으로 쌀값을 떨어트리고 있다”면서 “쌀 생산비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수매를 기피하는 농정을 규탄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 같은 농정실패로 농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박근혜 정권은 퇴진해야 한다면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마로니에 공원을 출발한 직후 기습적으로 콤바인을 거리행진 대열에 합류 시켰다. 이어 선두에는 방송차량을 앞세우고 그 뒤를 콤바인이 나락을 가득 실은 채 이날 시위의 상징으로 나섰다.

 

 

▲  콤바인을 앞세운 채 거리행진에 나선 농민들    © 추광규 기자

 

 

농민들이 당초 신고되지 않은 시위물품인 콤바인을 앞장세우면서 경찰과 갈등이 일기도 했다. 당초 경찰은 농민들의 거리행진을 보장했지만 종로3가를 지날 무렵 거리행진을 막아섰다. 집회시위 물품 중 콤바인이 중간에 합류 했다는 이유였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방송 차량을 통해 콤바인 철수를 거듭 요청했다. 경찰의 이 같은 요구에 농민들이 응하지 않으면서 대치는 5분여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경찰이 저지선을 풀고 후퇴하면서 거리행진을 계속될 수 있었다.

 

계속된 행진에서 농민들은 “농민이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나라가 어려울 때 농민들은 의병이 되어 구국의 맨 앞에 서기도 했다”는 방송 차랑을 통해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농민이 농촌에서 살 수 있게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쌀값이 작년에 비해 3만5천 원이 떨어졌다”면서 지금 쌀값은 개사료값보다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이 내년에도 농사짓게 해달라고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도 왔는데 물대포로 응답한 정부와 경찰은 농민을 위하는 정부와 경찰이 아니라 농민을 때려잡는 정부와 경찰“이라고 질타하면서 백남기 농민이 물 대포에 맞아 아직도 사경에 있음을 주지시켰다.

 

▲구3.1빌딩 앞에서 마무리 집회중인 농민들      © 추광규 기자

 

 

이후 오후 5시 30분 경 청계천 3.1빌딩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그곳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고 다시 한 번 정부를 규탄한 뒤 오후 7시쯤 집회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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