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항의하며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단식투쟁 중인 이정현 대표가 단식 5일만에 탈진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30일 [이정현 '탈진'…"이번엔 져야" 부친 만류에도 닷새째 단식]이란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내고 이 대표의 근황을 알렸다.
이 보도에 따르면 단식 5일째인 30일에는 거의 누운 상태로 오전을 보냈으며, 당 관계자는 "어제 오후부터는 탈진 상태가 심해져서 오늘부터 앰뷸런스를 대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오늘을 넘기면 병원에 실려갈 상황도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의 부친이 이날 오전 전화를 걸어와 "이번에는 네가 져야 한다"고 간곡히 만류했지만 이 대표는 특별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잠자코 듣기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은 보도했다.
이어 이 보도는 이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 건강이 악화되며 단식의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고 썼다. 따라서 이런 정황을 살피면 이 대표 단식은 중대한 고비를 맞은 것 같다.지난 5일 간 생수와 가루로 빻은 식염 외에 다른 당분이나 전해질 등은 일절 섭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이므로 기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83년 5월 18일,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신민당 총재는 언론 통제 전면 해제. 정치범 석방, 해직 인사 복직, 정치활동 규제 해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5개항을 내걸고 죽음의 단식을 시작했다. 생수와 식염 외에 일절 다른 것을 섭취하지 않는, 지금 이정현 대표의 방식이었다. 그리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런 단식 8일 만인 5월 25일 탈진하여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실려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단식 시작 8일 만에 극도로 탈진, 병원으로 실려갔다. 1990년 10월 8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있는 평민당사 9층 총재실에서 ‘지자제 전면실시’ ‘내각제 포기’ 등의 4개 항을 내걸고 같은 방식의 단식투쟁에 나선 DJ는 단식 8일째인 15일 “더 이상 밀폐된 공간에서 단식할 경우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의료진의 경고를 받아들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따라서 이 같은 전례를 볼 때 식염과 생수, 의지만으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한계는 8일 정도라고 보면 이정현 대표의 탈진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YS나 DJ와는 다르게 이 대표는 단식 사흘째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하고, 새누리당 의원 당직자 등의 국회 앞 농성에 참석 연설하는 등 더 무리했으므로 탈진상태가 빨리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그가 정말로 목숨을 버릴 각오가 아니라면 근일 내에 엠블러스에 실려 병원에 입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이 대표의 단식 소식은 호응과 지지는 아니더라도 호감이나 동정표 정도까지도 받지 못하는 철저한 비난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 대표의 단식 소식이 나온 뒤 거의 전 SNS는 “죽을 때까지 하세요” 등의 비아냥이었으며, 심지어 새누리당 지지층도 단식을 만류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그의 탈진 소식이 나온 뉴스에 달린 댓글에서 그에 대한 여론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뉴스 댓글에서 다음의 유저들은 주로 야당성이 짙었고, 네이버의 유저들은 그 반대의 성향을 보여, 일베나 변희재 등 자칭 우파들은 다음을 ‘좌빨포털’이라고 칭했다.
그런데 이정현 대표의 단식 소식을 전한 네이버 뉴스창의 댓글들에서 지금 이 대표의 탈진 소식은 ‘애잔’ 보다는 ‘조롱’에 가깝다. 네이버가 이 정도인데 다음은 말할 것도 없다. 새누리당과 이정현 대표는 이런 국민적 여론을 빨리 읽어야 한다. 정치 지도자의 정치 행위가 국민지지를 잃는 것은 죽음보다 못하다. 그런데 지금 이 대표의 정치행위는 지지와 비판의 차원이 아니라 '조롱' 차원이다.
참고로 아래는 위에 언급한 네이버에 실린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 첫 페이지를 랜덤으로 캡쳐 그대로 정리한 것이다. 편집자는 호감순 첫 페이지 댓글 중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댓글만 빼고는 단 하나도 지우지 않고 맞춤법, 띄어쓰기 등 최소한의 손질만 했다. 이 댓글들의 내용도 그렇지만 댓글의 공감과 비공감수 차이에서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