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숙 ‘275’-박원순 ‘260’-전순옥 ‘230’

[인터뷰] 성동제화협회 박동희 회장 “좋은 구두는 어떻게 고르냐면....”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10/12 [14:58]

박찬숙 ‘275’-박원순 ‘260’-전순옥 ‘230’

[인터뷰] 성동제화협회 박동희 회장 “좋은 구두는 어떻게 고르냐면....”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10/12 [14:58]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당찬 여걸이다. 아니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타고난 장사꾼이라고 해야 할까? 인터뷰가 끝난 후 '성수수제화거리'를 보충 취재 하는 가운데 협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그의 진지한 태도를 눈앞에서 지켜 보면서 였다.

 

한 손님이 자신이 고른 구두를 신고 맵시를 살펴보면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자 그는 서슴없이 다가갔다. 이어 입으로는 성수수제화거리의 제품이 좋은 점을 말하는 한편 눈으로는 손님에게 어울리는 구두가 어떤 것일까를 고민하는 듯 했다. 이어 진열대의 구두와 손님의 발 모습을 비교하더니 곧 바로 하나를 고른 후 신어 보라고 권했다.

 

손님은 그가 골라주는 신발이 맘에 들었던지 거울에 비추는 자신의 모습을 몇 번 쳐다보더니 곧 바로 그 구두를 들고 계산대로 다가갔다.

 

대한민국 그 누구보다 구두에 대해서는 잘 안다고 자부하는 성동제화협회 박동희 회장(59 여). 그가 말하는 좋은 구두는 어떤 것일까? 그리고 좋은 구두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수수제화거리는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인터뷰는 11일 오전 성수수제화거리에 있는 협회 공동매장에서 이루어졌다.

 

 

▲성수수제화거리에 위치한 (사)성동제화협회 공동매장      © 추광규 기자

 

 

구두는 오후 시간에 고르는 게 좋을까? 오전 시간에 고르는 게 좋을까?

 

의식주에 필수적인 신발 그 가운데 구두는 빼 놓을 수 없다. 구두를 살려고 하면 고민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있다. 발이 붓는 오후 시간에 구매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발이 붓지 않은 오전 시간에 구매를 해야 하느냐다.

박동희 회장은 “구두는 편해야 한다. 오전 오후를 막론하고 신었을 때 첫 느낌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안 된다”면서 “오후시간에 구두를 고를 때는 약간 타이트 하다는 느낌이 드는 구두를 그리고 오전에는 신었을 때 약간 여유가 느껴지는 구두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좋은 구두를 고르는 요령에 대해서는 “구두는 곡선이 살아있어야 한다. 각선미가 살아있는 신발이 멋지고 예쁘다”면서 “육안으로 마무리가 깔끔한 것. 미싱 땀수가 일정한 간격일 것. 왁스로 칠해 놓은 제품 말고 가죽 본연의 자연스런 광이 나는 제품이 좋다”고 말했다.

 

성수수제화거리의 제품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튼튼하다”면서 “기계로 대량으로 만들어낸 구두는 가죽이 금방 헤어지고 접착은 물론이고 실밥도 금방 뜯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브랜드 제화업체의 OEM 생산을 하는 공장이 이곳(성수동)에 모여 있어 부자재를 좋은 것으로 사용하고 악세사리 등에서도 차이가 나면서 발바닥에 와 닿는 쿠션감이 편안하다”고 자랑했다.

 

박동희 회장은 제화업계의 현실적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이 일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박 회장은 “우리 업계에서 최고로 젊은 사람이 50대 후반”이라면서 “수입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데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 본드 냄새에 각종 화학약품 냄새가 나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일 배우기를 기피하는 게 큰 현실적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제화와 관련한 전문 서적이 없다. 일본 책이나 독일 책을 가져다가 배우고 있고 매뉴얼 조차 정립이 안되어 있다”면서 “부산에는 운동화에 대한 매뉴얼은 있지만 구두 제조와 관련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카피가 있지만 구두 제조 또한 더 많은 과학적 지식이 필요로 한다고도 말했다.

 

박 회장은 “구두 한 켤레를 만들고자 한다면 먼저 패턴을 떠야 하는데 여기에는 발이 움직이는 몇 밀리의 좌우 공차까지 계산해야만 하고 편차가 집중되지 않게끔 하는 세밀한 과학성이 요구된다”면서 “이 같은 기술이 후대에게도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장소를 정부지원을 받아서라도 만들어 작업환경을 개선하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전통 수제화의 맥이 후대에게 이어지게끔 하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 (사)성동제화협회 박동희 회장     © 추광규 기자

 

 

성수동 수제화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 회장은 “제가 2011년 협회의 3대째 회장으로 취임한 후 성수동 수제화를 알리기 위해 전국을 돌면서 노점을 했다”면서 “영등포역 청량리역 앞은 물론이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아다니면서 파라솔 하나에 신발 몇 개 놓고 사람들에게 우수성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회장으로 취임하던 당시 저희 회사의 연 매출이 35억을 하던 때였는데 아무리 협회 일이라고는 하지만 길거리에서 그렇게 하다 보니 처음에는 창피해서 목소리도 제대로 안나왔다. 하지만 그렇게 2년 동안을 돌아다니다 보니 서서히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결정적인 계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2년째 돌아다니는데 롯데 백화점에서 연락이 왔다.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잠실 롯데 트레이드 광장에서 수제화 판매행사를 갖게 되었다”, “1주일 동안 하던 행사였는데 2억 천여만 원 어치를 판매하는 빅히트를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손님들이 길게 줄이 서 있는 모습이 신기했던지 각 방송사에서 뉴스 등을 통해 이 장면이 화면을 타면서 짧은 기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또 그때부터 각 언론사에서도 성수동 수제화 골목을 다루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인식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때를 회상하는 박 회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어렸다. 그의 자랑은 이어졌다.

 

박 회장은 “그 때는 카드 단말기가 한 대로는 부족해서 두 개를 가져다 놓았는데도 줄이 줄지를 않았다. 구두 한 켤레의 가격이 공장도 가격으로 8~9만원 대였는데 2억원 어치가 넘게 팔았으니 얼마나 많이 팔았는지 상상하면 될 것 같다”면서 자랑스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 이를 계기로 박원순 시장과의 인연도 말했다.

 

박동희 회장은 “박원순 시장님이 찾아 오셔 가지고 시에서 뭘 도와주면 좋겠냐라고 하시면서 성수역내 상가를 제안하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열다섯평 짜리 가게의 월 임대료가 천여만원 하는데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우리나라의 큰 문제 중 하나가 신사동 가로수길 처럼 영세업체들이 상권을 형성해 놓으면 대기업들이 치고 들어와 임대료를 턱 없이 올려 놓으면서 결국 영세업체들은 자신들이 일궈 놓은 상권에서 밀려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계속해서 “이 같은 이유를 들면서 시장님에게 각종 쓰레기로 지저분한 환경을 보이고 있는 성수역 아래쪽에 있는 기둥 사이 사이에 부스를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시장님은 그렇게 되면 노상이어서 곤란하다고 말씀하셨다. 저는 그렇다면 시 조례를 개정하면 된다고 제안을 했고 결국 이 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져 현재의 '성수수제화거리'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고 털어 놨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 1번 출구에서 2번 출구 사이에 조성된 '성수수제화거리'     © 추광규 기자

 

 

14일 15일 이틀간 성수동 제화거리에서 명장 콘테스트...

 

박동희 회장은 이어 협회가 주말인 14일과 15일 이틀간 '성수수제화거리'에서 펼치는 ‘제1회 대한민국 수제화 명장 콘테스트’에 대해서도 말했다.

 

박 회장은 먼저 명장 선발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의 양복 한복 이런 분야에는 명장들이 있는데 신발 쪽에는 없다. 이쪽에 계신 분들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쁘다 보니 그런 제도가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제가 협회쪽 일을 하다 보니 명장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돼 처음으로 명장대회를 개최해서 구두산업을 제대로 이끌어 갈려고 한다”며 이번 대회의 의미를 말했다.

 

이어 “구청이나 시에서 하는 구두 명장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국가에서 인정하는 정식 명장은 아니다”면서 “이번 대회를 경험 삼아 내년 3월 달에 저희 사단법인이 주관해서 명장시험을 실시해 국가 명장으로 인정받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계속해서 “이번 명장대회는 전국에서 20명의 장인들이 참가한다”면서 “길거리에서 대회를 펼치면서 시민들도 심사에 참여하게 하여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일반인들도 수제화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해서 한 켤레의 구두가 만들어 지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대회에서는 신발 모델 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착용한 구두는 무료로 제공한다”면서 “상금이 30만원인 커플달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어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주말 나들이로 만족감을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명장 대회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 분들에게 몇 십년 신발이라는 한 우물을 파니까 정부에서 명장으로 인정해주는구나 하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그 분들이 후진 양성을 위해 재능 기부를 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해 설명했다.

 

이어 “구두 제조 전 과정을 하실 수 있는 명장을 뽑는 것”이라면서 “오전에는 미싱작업을 그리고 다음날에는 창을 붙이는 등 한 켤레 만드는 전 공정을 한 사람이 수행하면서 구두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수수제화거리에서 생산되는 품목과 관련해서는 “등산화 신사화 정장화 여성화 캐주얼 스넥크즈(구두이면서도 운동화 느낌이 나는 신발) 등이 있다”면서 “구두 소재로는 소가죽 양가죽 물소가죽 악어피 뱀피 장어피 등이 사용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가죽 같은 경우 ‘송아지 가죽’ ‘중 소가죽’ ‘늙은 소가죽’ 등이 사용되는데 저희 성수수제화거리에서는 ‘중 소가죽’ 즉 30개월 연령의 소가죽을 주로 사용한다. 송아지 가죽은 고급 소재이기는 하지만 너무 빨리 헤어지는 단점이 있고 늙은 소가족의 경우 가격이 싸기는 하지만 윤기 등이 없어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 성수수제화거리를 알리는 광고물      © 추광규 기자

 

 

에피소드도 털어 놓았다.

 

박 회장은 “악어가죽은 1마리에 80만원 남짓 하는데 두 마리를 가지고 1켤레가 만들어 진다. 그리고 타조가죽의 경우 1마리에 100만원 남짓 하는데 여기서는 1켤레가 만들어 진다. 악어가죽과 타조가죽으로 만든 구두는 신으면 고급스럽고 질기고 오래 간다”라고 말했다.

 

성수수제화거리에서 신발을 해 간 유명인과 관련해서는 “농구선수 박찬숙 선수는 발이 상당히 커서 275mm였다. 박원순 시장은 발 사이즈를 260mm 그리고 전순옥 전 의원은 230mm로 기억한다”면서 남성 못지않은 큰 목소리로 ‘껄껄’하는 웃음으로 여걸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자랑했다. 

 

한편 성수수제화거리(성수역 1번~2번 출구)에서는 이번 주말인 14일과 15일 이틀간에 걸쳐 ‘제1회 대한민국 수제화 명장 콘테스트’가 펼쳐진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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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독립단 2016/10/13 [15:17] 수정 | 삭제
  • 독립운동은/세월호는/춘향전은/아직도/끝나지/않았습니다!---광복71년/2016년/병신년/지피지기/현실직시!---대한독립단은/세월호/유병언의/자연사에/대한---재수사를/오늘도/강력히/촉구합니다!---세월호/유병언이/자연사(?)했다?---으하하하하/으하하하하/으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