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금비’ 애들이 아픈 금비 감쌌다

변승현 | 기사입력 2016/12/22 [11:01]

‘오 마이 금비’ 애들이 아픈 금비 감쌌다

변승현 | 입력 : 2016/12/22 [11:01]


‘오 마이 금비’의 아픈 금비를 감싼 건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이었다. 이들의 순수한 우정은 어른들의 이기심을 반성케 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극본 전호성, 연출 김영조, 제작 오마이금비문전사, 로고스필름) 11회분에서는 유금비(허정은)의 병을 알게 된 같은 반 아이들이 한마음으로 친구를 감쌌다. 금비를 질투하며 못되게 굴던 홍실라(강지우)마저 변했다.

 

지난 10회분에서 학부모 참관 수업이 끝난 후, 담임선생님 강민아(임혜영)에게 금비의 약통을 들이밀며 실험실 사건을 문제 삼은 홍실라(강지우)의 엄마 구미란(김기연). 금비가 묽은 염산이 든 병을 실라에게 건네려다 손을 떨었기 때문.

 

<>바로 옆에서 이를 들었던 금비는 혹여 자신의 병이 알려졌을까 하는 두려움에 학교 가는 것을 꺼려했다. 아니나 다를까, 교실에 도착하자 이미 미란과 다른 학부모들이 “저도 이런 말씀 드리는 게 편치는 않아요”라며 “그 병 알아보니까 성격이 변하면서 난폭해지기도 한다”는 이유를 대며 금비의 존재를 문제 삼고 있었다. “사고 나면 선생님도 곤란해진다”는 협박도 함께였다.

 

하지만 “부모라는 게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라던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우정으로 똘똘 뭉쳤다. 계산이 느려진 금비를 위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열심히 눈치를 보며 속도를 맞췄고, 선생님이 정답을 묻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눈치챘고, 금비의 계산이 끝난 후 정답을 물었다. 그제야 반 친구들은 한 목소리로 정답을 합창했다.

 

세상에 물든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고스란히 배우며 때론 씁쓸한 단면을 보여줬지만, 결정적인 순간 금비의 편을 들어준 아이들. 우정 보다 경쟁이 중요한 사회에서 자신만 알고 살아가던 어른들에게 느리더라도 친구와 함께 하는 방법을 알려준 대목이었다. 철없고 해맑은 줄만 알았던 열 살 어린이들이 마치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한 목소리를 냈고, 그래서 더 뜨끔한 일침이었다.

 

부조리한 세상에 물든 어른들에게 순수한 말과 행동을 일침을 가한 아이들. 어른들을 가르치는 아이들의 동심으로 감동을 선사한 ‘오 마이 금비’. 오늘(22일) 밤 10시 KBS 2TV 제12회 방송.

 

사진제공= ‘오 마이 금비’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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