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대권주자 정치기상도4 문재인

문재인과 더민주의 기상도는 '청색=맑음'...그러나 도처에 구름이 많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7/01/04 [00:11]

[신년특집] 대권주자 정치기상도4 문재인

문재인과 더민주의 기상도는 '청색=맑음'...그러나 도처에 구름이 많다.

임두만 | 입력 : 2017/01/04 [00:11]

[신문고 뉴스] 임두만 편집위원장 = 2017년 신년특집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리얼미터 여론조사 하나를 제외하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연말연시 발표된 13개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평균치 지지율은 26%로 2위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얻은 20.6%를 오차범위에서 약간 벗어난 1위였다. 더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맞대결에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온 이런 조사 결과는 문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을 고무하게 할만하다. 이러한 결과 때문이겠으나 문재인의 신년사도 그리고 1일 이후 행보도 경쾌하다.

 

▲ 이미지 출처 : 문재인 서포터스 페이스북    

 

새해 첫 업무가 시작된 2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연말 연초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와서 정말 국민들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더 겸허하게 노력해서 이번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그는 예의 국민의당 죽이기 발언도 빼지않았다. 말로는 야권통합이지만 내심은 죽이기다. 그는 "국민의당과 대선 과정에서 힘을 모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지난 총선 때 조금 길이 어긋났고 그 결과 당이 다르게 돼있기는 하지만 다함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두 민주정부의 후예"라고 말했다. 내심은 '당신들이 죽어 나를 밀어라'이다.

    

그래선지 이 같은 문재인의 발언이 전해진 뒤 국민의당 반응은 차갑다 못해 날이 서려있었다. 당 대표 후보 선거운동에 여념이 없는 박지원 전 비대위원장은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털었다. 그리고 그는 가는 곳마다, 만나는 언론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승리,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이런 자세는 국민의당 모든 소속원이나 지지자들도 공감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당 대변인이 알려주고 있다. 이날 장진영 대변인은 “패권주의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니, 새해에는 꿈에서 깨어나시길 바란다”고 내쏘는 논평을 발표, 문 대표의 통합론을 공박했다.

    

장 대변인은 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연일 국민의당과 힘을 모아야 한다는 등 부적절한 언사를 하고 있다.”면서 “국민의당이 문재인 패권주의와 연대하는 일은 추호도 없을 것임을 거듭 밝혔는데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줄 아는 것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패권주의로는 정권교체는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2012년 대선패배로도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다니 구제불능이겠지만, 그래도 새해 덕담으로나마 이제 그만 꿈에서 깨시기를 바란다”고 핀잔했다.

    

그런 다음 “국민의당은 양극단세력을 뺀 나머지 합리적 세력과의 큰 판을 만들어,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후보를 만들어 내어 드리고야 말 것”이라며 친노세력과의 연대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측은 자신감이 있다. 지금은 저렇지만 국민적 압박이라면 국민의당 측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이에 국민의당 반응은 상관없이 수순을 외부인사 영입으로 돌리고 있다. 외부인사 영입을 통해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어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이번 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얘기를 문 대표가 몇 번이나 했다"며 "인물과 정책 면에서 잘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과 그 측근에게 이 같은 자신감을 통한 대세 굳히기가 가능할 것인가? 또 지금 여론조사가 정말 민심을 대변하고 있는가? 그들은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누구도 그렇다고 답하지 못한다.  여론조사가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에 따른 허구성 때문이다.

 

일단 지난 4년간 문재인은 어떤 경우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30%선을 넘기지 못했다. 즉 최대 20%대 후반의 박스권, 이를 넘지 못한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문재인 불가 여론이 70%대가 넘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를 깨기 위해 문재인 측은 계속 통합, 또는 단일화를 말한다. 다른 말로 하면 나 외에 찍을 사람을 없게 만들면 ‘할 수 없이’ 찍을 것이란 계산이다. 노무현식의 "내가 좋아서 찍었나 이회창 싫어서 찍었지"의 인식, 그 인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명 '남의 불에 게 잡기’식이다.

    

물 빠진 갯벌에서 밤중에 게를 잡으려면 횃불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횃불은 마냥 타는 것이 아니다. 다 타 들어가면 기름에 또 적셔야 한다. 하지만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은 자기 횃불은 꺼졌는데 물은 아직 들어오지 않으니 남의 횃불 밑을 기웃거린다. 이런 얌체 행동을 하는 사람은 두고 ‘남의 불에 게 잡는 사람’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재인이 자신의 터전을 자신의 힘으로 넒히지는 못하고 단일화. 통합 이런 소리만 하는 것을 두고 남의 불에 게 잡으려 한다고 비꼬는 것이다.

    

대선이 언제 치러질지 모르지만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국민의당과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문재인은 마의 30%선을 넘기기 힘들다. 여론조사 허구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일명 ‘샤이층’이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미국의 최대 유력지인 뉴욕타임즈는 선거 전날까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심지어 선거날 투표가 시작되었음에도 당선 가능성을 클린턴 95% 트럼프 5%라고 보도했다. 이런 여론조사는 비단 뉴욕타임즈만이 아니다. CNN, ABC, CBS 등 주요 방송들도 모두가 힐리리 클린턴의 당선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 여파로 전 세계 모든 언론 또한 같은 맥락의 기사로 도배했다.

 

물론 한국 언론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언론의 보도들은 단 몇 시간 만에 깨졌다. 영국의 브랙시트 결정에 대한 국민투표도 같은 맥락이다. 가깝게는 지난 4월 총선의 새누리당 참패와 국민의당 약진도 우리 여론조사는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 여론조사는 또 횡횡한다. 틀리면 그때 뿐이다.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잠시 맨붕이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지난 1997년 신년 대선후보 여론조사 1위는 전 언론에 압도적으로 박찬종 1위 이회창 2위 김대중은 3위권이었다. 이 때문에 유시민은 "조순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것만이 김대중이 역사에 죄를 짓지 않는 것"이라는 막말까지 했다. 그해 선거는 그러나 최종승자가 김대중이었다.

    

2002년 신년 여론조사 1위는 독보적 이회창, 그리고 2위는 이인제였다. 거의 모든 시물레이션에서 이회창은 이인제는 물론 당시 후보로 거론되던 다른 예비후보들을 다 이겼다. 당시 노무현은 지지율이 3%대였다. 그해 3월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기 위한 노무현 캠프에 현역의원은 천정배 단 1명이었다. 하지만 이 경선에서 노무현은 최종 승자가 되었고 끝내 대권을 거머쥐었다.

    

지금 1위, 그리고 비록 3자구도 양자구도 모두 문재인 우위라는 이 사탕은 끝맛을 알 수 없다. 당장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의 가시적 행보가 나타나면서 신당창당 후 국민의당과 합당설이 돌자 안희정부터 흥분, 손학규의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 그들 또한 정국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음이다.

    

여기에 반기문이 갖고 있을 파괴력을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다. 반기문의 최종 안착지가 어디일지 알 수 없으나 그가 국민의당-손학규 세력과 손을 잡든, 개혁보수신당과 손을 잡고 새누리당 친박계 외 모든 보수세력의 구심점이 되든 둥지가 결정되면 지금의 파괴력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특히 반기문이 개헌을 고리로 개헌을 반대하는 전 세력을 아우를 경우 문재인 측은 감당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문재인과 그 세력은 ‘이번에는 문재인’이란 믿음이 확고한 것 같다. 그 믿음이 지나쳐서 이번 민주연구원의 개헌문건 파문이 난 것이며 끝내 당 대표의 사과까지 나오고 말았다. 또 그에 앞서 김진표 의원의 휴대전화 문자 파동, 그 외 크고 작은 당 세력들의 분란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개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김부겸 의원에 대한 문재인 측의 공세는 같은 당이라고 보기도 힘들 정도다.

    

문재인 본인도 그렇다. 그래서 문재인은 지난 해 31일 이런 송년사를 썼다.

    

2016년 달력을 서랍에 넣습니다.

국민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촛불을 드신 분도

촛불에 마음을 보태신 분도

보수의 가치를 믿었던 분도

진보의 가치에 헌신해온 분도,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땅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낸 어르신들의 땀과 눈물을

정의와 상식을 배우는 아이들의 웃음을

저물녘까지 책상에 앉아 있던 취준생들의 기지개소리와

가게 뒤편에서 팍팍한 무릎을 매만지는 알바생의 한숨을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는 가장의 눈빛과

얇은 지갑을 여는 부모의 입술을

기억합니다.

당신들은 촛불과 일상으로

이 나라의 주인임을 증명하셨습니다.

반세기의 적폐가 강요한 절망에

오직 희망으로 응답하셨습니다.

반칙과 특권으로 쌓아올린 기득권의 탑은 무너질 것입니다.

2017년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닮아갈 것입니다.

저는 오늘 전주 촛불집회에 참석했습니다.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제야,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귀한 시간까지

송박영신의 촛불을 들어준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우리가 만들 새 시대 속에서 모두 복 많이 받으세요.

    

당당하다. 이미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반칙과 특권으로 쌓아올린 기득권의 탑은 무너질 것입니다. 2017년 대한민국은 당신들을 닮아갈 것입니다”라든지 “송박영신의 촛불을 들어준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우리가 만들 새 시대”라든지의 언어구사는 이미 승리한 자의 승전가나 다름 아니다. 아직 선거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이어지는 문재인의 신년사는 또 이렇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역사 속 정유년은 파란만장합니다.

1597 정유년은

이순신 장군이 불과 열 세척의 배로 왜군을 격파한 명량대첩의 해였습니다.

1897 정유년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해였습니다.

2017 정유년 대한민국은,

이순신 장군의 비장한 재조산하(再造山河) 정신,

고종의 이루지 못한 새로운 나라 꿈이 합쳐져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도전과 변혁이 시작되는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역사의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마침 닭의 해입니다.

닭의 울음소리는 세상의 새벽을 알리는 시작입니다.

2017 대한민국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이 또한 승리를 자신하는 기쁨의 찬가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도전과 변혁이 시작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든지 “2017 대한민국은 완전히 새로운 나라로 가게 될 것”이란 기대가 문재인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과 다른 세력에 의해 이뤄질 수 있음도 준비해야 한다.

 

지금 문재인은 ‘청색’이다. 청색을 맑음이다. 그러나 청색은 또 순식간에 다른 색으로 물들 수 있다. 뒤덮혀 흑색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과 그 세력은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기분나쁘게 받아들이면 문재인과 그 세력에게 미래는 없다. 자중과 상대에 대한 배려...그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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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사랑 2017/01/06 [23:05] 수정 | 삭제
  • 순간 기분이 확 상하네요.
  • 반문반박 2017/01/04 [11:03] 수정 | 삭제
  • 문재인과 친문들은 한명숙이 대법원으로부터 유죄선고 받은 것에 대해 무죄라며 당시 대법원을 맹비난했다. 한두명도 아니고 대법관 전원이 한명숙이 최소한 3억은 받았다고 했는데, 이것조차 인정하지 못하고 무죄라고 주장하는게 과연 정상적인 정치집단인지 묻고 싶다. 대법관을 임명할 때 야당 추천 인사들도 포함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법관들이 만장일치로 최소 3억을 받았다고 하면, 한명숙의 뇌물 수수는 빼도 박도 못하는 거다.

    명백한 뇌물 수수조차 자기편이라고 감싸는게 문재인의 수권능력인가?

    한명숙이 새누리당 출신이었어도 문재인과 친노들은 무죄라고 주장했을까?
  • 지나가다 2017/01/04 [05:21] 수정 | 삭제
  • 노무현은 대통령에 취임 후 대북송금특검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김선일씨의 죽음을 외면한채 이라크 파병을 강행했고, 대미종속을 위해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했습니다. 또한 GPR수용으로 경찰, 군인, 용역깡패까지 동원해 선량한 대추리 주민들을 개패듯이 패서 내쫓았습니다. 그 옛날 원나라가 대외 침략용으로 썼던 마산해군기지와 비슷한 제주해군기지건설과 한미FTA, 영리병원 도입, 이중곡가제 폐지도 모두 노무현이 한 일입니다. 그리고 저런 노무현 밑에서 2인자 노릇 하던 인간이 문재인입니다.
  • 한국기행 2017/01/04 [03:53] 수정 | 삭제
  •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문재인은 몇달후에 그것은 거짓말이 아닌 전략이었다고 했습니다. 송민순회고록이 터지자 동문서답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탄핵정국에선 수시로 말을 바꾸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의 전략은 이미 예전에 선보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는 입으로는 항상 진보와 개혁을 외치지만, 실은 고귀한 노무현 정신을 이어 받아 수구중의 수구였습니다. 노무현은 삼성X파일특검은 막으려 애를 썼지만, 대북송금특검은 한나라당에 대한 선물이라며 강행했습니다. 문재인은 한술 더떠 우병우스럽게 DJ이의 사법처리 운운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DJ이를 이어받겠다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다닙니다.

    그리고 흔히 이명박의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역시 노무현과 문재인의 참여정부에서 시작했습니다. 프레시안에서는 이미 노무현의 참여정부 시절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보며 꾸준히 비판적인 기사를 썼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명박이 자신이 먼저 시작한 일이 아니라고 그토록 강변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은 이명박이 한 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노무현은 박근혜의 한나라당과 노선에 차이가 없다면서 대연정을 추진했습니다. 문재인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박근혜와의 대연정을 추진해 반드시 수구대연합에 성공해야 합니다. 그러면 문재인은 현대판 인조대왕인 노무현조차 뛰어 넘은 위대한 지도자로 기록될 것입니다.^^